[텐아시아=박창기 기자]
배우 전여빈(왼쪽부터), 김성오, 박영규, 손재곤 감독, 배우 강소라, 안재홍이 3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해치지않아’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전여빈(왼쪽부터), 김성오, 박영규, 손재곤 감독, 배우 강소라, 안재홍이 3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해치지않아’ 언론시사회에 참석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등에서 개성 있는 연출력을 뽐낸 손재곤 감독이 기발한 스토리를 장착한 코미디 영화를 선보인다. 영화 ‘족구왕’과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쌈, 마이웨이’ ‘멜로가 체질’ 등에서 다양한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한 안재홍, 영화 ‘써니’와 tvN 드라마 ‘미생’ 등 작품마다 당당한 매력으로 활약한 강소라,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와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 ‘남자사용설명서’ 등에서 관록의 코믹 연기를 펼친 박영규, 강렬한 악역부터 인간미 넘치는 캐릭터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힌 김성오, 영화 ‘죄 많은 소녀’와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전여빈이 합세해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 ‘해치지않아’에서다.

30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해치지않아’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안재홍, 강소라, 박영규, 김성오, 전여빈과 손재곤 감독이 참석했다.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담은 영화다.

손 감독은 “어린 시절부터 TV프로그램이나 만화책을 보면서 코미디를 많이 접했다. 그 덕에 스토리를 구상할 때 코미디를 자연스럽게 접목시킬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원작이 웹툰이라 실제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면서 “특수분장팀과 많은 상의를 통해 원작 내에서 최대한 살리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2시간 안에 웹툰의 방대한 스토리를 담기 어려웠다. 드라마로 제작했다면 웹툰의 이야기를 충실하게 담아낼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한계적인 범위 안에서 영화에 맞게끔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손 감독은 내달 개봉하는 ‘닥터 두리틀’ ‘미스터 주: 사라진 VIP’ 등 동물 소재를 다룬 영화들과의 차별점에 관해 “우리 영화는 원작의 힘을 갖고 있다. 동물의 탈을 쓰고 관람객을 맞이하는 설정의 영화를 아직까지 본 적이 없다”며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우리 영화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물 영화가 갑자기 많이 나오는 이유를 생각해봤다. 과거 동물과 관련한 영화가 많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는 (동물을) 통제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은 컴퓨터로 동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발달했다. 앞으로도 동물 영화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우 안재홍은 ‘해치지않아’에서 동산파크의 폐업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새 원장 태수와 콜라 먹는 북극곰을 맡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안재홍은 ‘해치지않아’에서 동산파크의 폐업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새 원장 태수와 콜라 먹는 북극곰을 맡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안재홍은 ‘해치지않아’에서 동산파크의 폐업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새 원장 태수와 콜라 먹는 북극곰을 맡았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태수에 관해 “언제 잘릴 지 모르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다. 위태로운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한 절박함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동물원이 성공했을 때 함께 성취감을 느끼고, 정직원이 됐을 때 마냥 좋지만은 않은 아이러니한 심경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재홍은 “북극곰 옷이 무게감이 있어서 최대한 몸에 익혀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내려고 했다. 무엇보다 좋아하는 동물이 북극곰이다. 좋아하는 동물의 옷을 입게 돼서 즐겁고 신났던 시간”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겨울에 작품을 촬영했는데 북극곰 옷이 따뜻해서 아주 좋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 연기만큼이나 동물 연기할 때 자신감이 생겨서 좋았다. 한겨울에 촬영하면서 힘도 나고 시원했다”면서 “사람일 때의 모습과 동물 옷을 입었을 때의 모습을 분리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해치지않아’에서 배우 강소라는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를, 박영규는 동산파크의 전임 원장이자 고개 숙인 기린을 연기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해치지않아’에서 배우 강소라는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털털한 사자를, 박영규는 동산파크의 전임 원장이자 고개 숙인 기린을 연기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강소라는 까칠한 수의사 소원과 사자를 연기했다. 그는 “다른 동물들과 다르게 사자는 사족보행을 하는 동물”이라면서 “몸을 일으키면 티가 나기 때문에 최대한 몸을 가리는 방법과 사람이 탈을 쓸 때 불편해하는 모습을 연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전에 연기했던 캐릭터와의 차별점에 관해서는 “‘미생’에서는 능력은 있지만 가정형편이 좋지 않은 인물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동물원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인물이다. 두 캐릭터가 당당한 매력을 가졌지만, 계기와 성장 과정이 다르다”고 밝혔다.

동물 탈을 쓰고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에 대해서는 “탈이 너무 무거워서 화장실을 갈 때 힘들었다. 그렇지만 탈을 쓰고 연기할 때 마음이 편해서 좋았다”며 웃었다. 이어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수의사들의 인터뷰나 동물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찾아서 봤다”고 덧붙였다.

박영규는 동산파크의 전임 원장이자 기린으로 열연했다. 그는 “오랜만에 영화를 찍었다. 처음 (출연) 제안이 들어왔을 때 시나리오를 읽지도 않고 하겠다고 했다”면서 “특히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을 연출한 손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를 먹으면서 작품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 관객들이 불편하지 않게끔 배우들 사이에서 튀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박영규는 “나이가 들면서 체력이 약해졌다. 탈을 쓰고 연기할 때 후반부로 갈수록 힘들었다”면서 “동물원에서 촬영할 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떠올라 즐거웠다”며 웃었다. 이어 “인간과 동물 간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소통해서 세련된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감독님을 비롯한 배우들과 좋은 작품을 하게 돼서 영광스럽다”고 덧붙였다.

그는 “영화를 보면서 기분좋게 웃었다. 내가 출연한 영화지만 좋은 느낌으로 전달된 거 같아서 뿌듯하다”면서 “한국 영화가 발전할 수 있도록 좋은 배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배우 김성오와 전여빈은 ‘해치지않아’에서 각각 해경(전여빈 분)을 짝사랑하는 사육사 건욱과 순정마초 고릴라로, 남친바라기 사육사 해경과 자이언트 나무늘보로 분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김성오와 전여빈은 ‘해치지않아’에서 각각 해경(전여빈 분)을 짝사랑하는 사육사 건욱과 순정마초 고릴라로, 남친바라기 사육사 해경과 자이언트 나무늘보로 분했다. /이승현 기자 lsh87@
김성오는 해경(전여빈 분)을 짝사랑하는 사육사 건욱과 고릴라로 분했다. 그는 “고릴라 탈이 내 덩치보다 크다. 내가 바라보는 시선보다 고릴라의 시선이 위에 있어서 앞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고개를 숙여야만 고릴라 탈이 정면을 바라봤다. 탈이 정면을 바라볼 수 있게끔 어느 각도로 고개를 숙여야 할 지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또한 전여빈과의 호흡에 관해서는 “(전)여빈 씨와는 첫 촬영을 앞두고 한 번 본 적이 있다. 처음 봤을 때 나무늘보처럼 귀여웠다”면서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도 밝은 성격을 가져 금방 친해졌고 호흡하면서 좋았다”고 밝혔다.

전여빈은 남친바라기 사육사 해경과 자이언트 나무늘보로 나온다. 그는 “나무늘보가 발톱이 길어서 자유롭게 행동하기 어려웠다. 촬영할 때마다 탈을 쓰고도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동물로 분장할 때 어떤 미션이 주어진 것 같았다”면서 “촬영할 때마다 성장하는 기분”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여빈은 “‘죄 많은 소녀’ 전에 감독님이 제안하고 싶은 역할이 있다고 해서 만남을 가지게 됐다”면서 “시나리오를 모르는 상태에서 나무늘보 역을 맡아달라고 제안해서 당황스러웠다”고 밝혔다. 이어 “나중에 시나리오를 읽고 나서 (이야기가 재밌어) 감독님과 함께 촬영하고 싶다고 했다”면서 “이전에 연기했던 무거운 분위기의 캐릭터와 다르게 놀이터에서 노는 기분으로 선배님들과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성오와의 호흡에 관해 “(김)성오 선배님이 했던 역할로 인해 선입견이 있었다. 포스가 넘칠 거라고 생각했는데, 장난기도 많고 분위기를 편하게 풀어줘서 케미가 좋았다”고 이야기했다.

강소라는 “촬영장을 나가는 게 행복했던 작품이다. 영화를 보면서 내 연기보다 다른 배우들이 보였고 즐거웠다”면서 “우리가 만든 에너지를 관객들이 받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안재홍은 “많이 설렌다. ‘해치지않아’가 관객들에게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치지않아’는 내달 15일 개봉한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