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부산 김지원 기자]
전양준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카를 오크 예술감독, 마이크 피기스 감독, 배우 리신제, 서영주 화인컷 대표가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전양준 집행위원장(왼쪽부터),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카를 오크 예술감독, 마이크 피기스 감독, 배우 리신제, 서영주 화인컷 대표가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단이 아시아의 신인감독들을 발굴하고 계속해서 지원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단은 언어와 국가에 상관없이 관객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고 했다.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이 4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문화홀에서 열렸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단인 마이크 피기스 감독와 카를 오크 예술감독,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배우 리신제, 서영주 화인컷 대표가 참석했다. 전양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이 모더레이터로 함께했다.

뉴 커런츠 섹션은 아시아 지역 신인 감독들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장편으로 구성된 경쟁 부문으로, 두 편의 최우수 작품을 선정해 시상한다. 후보작은 총 14편이다. 아덴 로드 콘데즈 감독의 ‘존 덴버’(필리핀), 임선애 감독의 ‘69세’와 봉준영 감독의 ‘럭키 몬스터’, 김덕중 감독의 ‘에듀케이션’(이하 한국), 키슬레이 키슬레이 감독의 ‘그냥 그대로’(인도), 스즈키 사에 감독의 ‘나의 정체성’(일본), 모하마드 레자 키반파르 감독의 ‘노마드 선생’(이란), 밀란 압디칼리코프 감독의 ‘달려라 소년’(키르기스스탄), 하메드 테라니 감독의 ‘디아파종’(이란), 짠 탱 휘 감독은 ‘룸’(베트남), 리 지 감독의 ‘봄봄’(중국), 쑨 아오치엔 감독의 ‘소년과 바다’(중국), 라우 컥 후앗·베라 첸 감독의 ‘잭푸르트’(대만), 모하나드 하이얄 감독의 ‘하이파 거리’(이라크, 카타르)가 수상 후보에 올랐다.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4일 오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4일 오전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심사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영화 ‘라스베가스를 떠나며’를 연출한 마이크 피기스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피기스 감독은 “감독, 프로듀서, 배우 등 다양한 영화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정말 훌륭하다”며 “영화를 한 편 만든다는 것도 힘든데 두 편을 만든다는 건 더 어렵다. 젊은 신인감독이 영화를 만든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책임감 있게 영화를 보고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종의 마라톤처럼 하루 세 편씩 영화를 볼 건데 공정하고 분명하게 이해하고 서로 의사소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감독으로서 사실 영화가 승마, 레이싱, 스포츠처럼 경쟁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며 “그렇기에 더 신중하게 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를 오크 예술감독은 “처음으로 이번 영화제에 오게 됐다. 아시아에서 가장 촉망받는 위대한 영화제”라며 “14편의 영화를 보게 된다. 심사뿐만 아니라 계속해서 영화들을 홍보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를 오크 예술감독은 2001년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선정위원으로 위촉돼 다큐멘터리 경쟁부문 프로그래머를 맡았다. 2010년부터는 이 영화제의 예술감독을 맡고 있다. 카를 오크 예술감독은 “얼마 전 김기덕 감독의 회고전을 했다”며 “20년 전부터 한국영화를 많이 보여주고 있는데 관객들이 한국영화를 좋아한다.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에 한국영화를 더 초청하고 싶다”고 말했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카자흐스탄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 받은 카자흐스탄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 /부산=조준원 기자 wizard333@
카자흐스탄 배우 사말 예슬라모바는 칸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자이자 부산영화제 개막작 ‘말도둑들. 시간의 길’에 출연했다. 전날 개막작으로 영화를 선보인 사말 예슬라모바는 “긍정적인 평가에 감사드린다”며 “일본 감독과 배우들, 이렇게 다른 국가에서 온 분들과 언어 장벽이 있었음에도 소통이 잘 됐고 일이 수월하게 진행됐다. 공동제작이 인상 깊게 남았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사말 예슬라모바는 “여러 작품 중에서도 예술적 가치를 우선적으로 볼 예정”이라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말레이시아 배우 리신제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뉴탤런트 여자 연기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리신제는 “부산에는 두 번째 방문이다. 첫 번째는 7년 전이었다. 당시 한국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는데 최동훈 감독님과 ‘도둑들’을 함께 진행했었다. 다시 부산에 오게 돼서 기쁘고 많은 뉴 커런츠 영화를 봐야 해서 스케줄이 타이트하지만 최선을 다해 심사하겠다”고 말했다.

리신제는 “영화제 심사위원을 맡은 건 네 번째다. 이번의 세 번은 중국어로 된 영화를 심사했다”며 “후보작에 오른 영화의 국가들에 대해 내가 각국이 처한 상황, 영화 산업, 문화 등 모든 것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지 못하지만 오히려 이건 장점이기도 하다. 순수하고 즉각적인 느낌으로 영화를 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항상 마음으로 영화를 느끼려고 한다. 영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이야기가 감동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또한 내가 배우이기 때문에 배우들의 연기도 집중해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리신제는 “내게 좋은 영화란 강력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삶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영화”라고 덧붙였다.

뉴 커런츠 후보에 오른 김덕중 감독의 ‘에듀케이션’.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후보에 오른 김덕중 감독의 ‘에듀케이션’. /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서영주 대표는 20여년간 200여편의 한국영화 및 해외합작영화들의 제작, 투자를 하고 해외마케팅을 통한 해외 배급을 해왔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 봉준호 감독의 ‘괴물’, 나홍진 감독의 ‘곡성’ 등의 그가 맡았던 작품이다. 서 대표는 “신인감독으로서의 오리지널리티, 창의성과 관객과의 소통력을 위주로 판단하려고 한다”고 심사 기준을 밝혔다.

최근 여성감독의 영화가 많아진 데 대해서는 반색했다. 서 대표는 “여자감독들이 자신의 비전과 목소리를 보여줄 수 있는 예전에 많지 않았던 다양한 기회를 갖게 되는 것 같다. 지난해부터 여자감독님들의 영화를 많이 배급할 수 있게 됐다. 성별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여자감독들은 어떤 다른 시각을 갖고 있는 있는지 본다”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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