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배우 이성민(왼쪽부터), 한지민이 13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이성민(왼쪽부터), 한지민이 13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 남녀주연상을 받았다. /이승현 기자 lsh87@
영화 ‘1987’이 제38회 영평상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미쓰백’은 여우주조연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고, ‘공작’은 남우주조연상에 감독상까지 받아 3관왕에 올랐다.

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주최하는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이 13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영평상은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서 1980년부터 매년 그 해의 우수한 영화 및 영화인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18개 부문에 대해 시상한다. 신지혜 아나운서와 배우 김지훈이 사회를 맡았으며 조혜정 협회장과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이장호, 윤종빈, 김태균 감독과 배우 이성민, 한지민, 남주혁, 권소현 등 영화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배우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배우 주지훈이 13일 오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38회 영평상 시상식에 참석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이승현 기자 lsh87@
‘공작’은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감독상으로 3관왕에 올랐다. 남우주연상은 이성민이 수상했다. 이성민은 “갓 50이 넘었다. 스무 살에 극단에 찾아가 연기를 처음 배웠다. 시골 출신인데, 시골에서 보기 드물게 영화를 많이 봤던 아이였다”고 어릴 적을 회상했다. 이어 “‘공작’을 통해 꿈꿔왔던 모든 걸 했다. 이 기회를 만들어주신 영화사 사나이픽쳐스, 월광 대표님과 윤종빈 감독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또한 “주지훈은 영화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조진웅, 황정민에게도 감사드린다”고 동료배우들을 챙겼다.

주지훈은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주지훈은 재치 있는 손동작으로 시상식 분위기를 돋웠다. 그는 “권위 있는 시상식에 격을 떨어뜨리는 행동을 한 게 아닌가 했지만 즐거워하시길 바라며 준비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배우들, 제작사 분들 등 상당한 전문가들이 목숨 걸고 한 편 한 편 영화를 겨우 만들어 내는 현실에서, 올 한 해 운이 좋게 여러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났다”며 기뻐했다. 그는 “앞으로도 (수상의 영광을) 잊지 않고 관객들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공작’을 연출해 감독상을 수상한 윤종빈 감독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는 점을 지지해주신 거라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해준 배우들과 제작사, 투자사 관계자들께 감사드린다”고 인사하며 “26살에 데뷔해 40살에 다시 데뷔한다는 생각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제38회 영평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권소현. /이승현 기자 lsh87@
제38회 영평상 여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권소현. /이승현 기자 lsh87@
‘미쓰백’은 2관왕에 올랐다. 여우주연상의 영예는 한지민에게 돌아갔다. 한지민은 “영화가 세상에 나오기까지 오래 걸렸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며 “이 순간에도 이 상이 꿈처럼 다가온다”고 밝혔다. 이어 “험난하고 긴 여정을 잘 싸워서 이 영화를 완성해주신 이지원 감독님과 이 영화가 갖고 있는 메시지로 인해 개런티를 낮춰가면서까지 참여해주셨던 모든 분들, 제가 더 백상아일 수 있도록 도와준 배우들, 그래서 권소현의 (여우조연상) 수상이 더욱 기뻤다. 오래도록 지켜봐줬던 관객들께도 감사드린다”며 눈물을 흘렸다. 또한 “세상의 모든 미쓰백과 지은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보다 많은 여성 영화와 사회적 문제를 담은 영화가 만들어지길 소망한다. 부담감이 아니라 또 다른 도전에 대한 용기로 삼고 거침없이 부딪히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권소현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2015년 영화 ‘마돈나’로 영평상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다. 권소현은 “안 울려고 했는데 눈물이 난다”며 “‘마돈나’ 후 약 3년간 다시 이런 자리에 설 수 있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미쓰백’의 주미경은 하고 싶었고 꼭 해내야 했다. ‘미쓰백’은 사랑을 넘어 애증의 작품이다. 작품을 열심히 만들어 주신 이지원 감독과 미쓰백 역의 (한)지민 언니가 있었기에 저에게도 이런 날이 온 거 같다”고 감격에 겨워했다. 또한 “저는 자세히 봐야 조금 예쁜 배우인 것 같다. 그런 마음으로 저를 봐주신 협회 회원들과 ’마돈나’ ‘암수살인’ ‘미쓰백’의 감독님들께 감사드린다. 오늘을 계기로 더 용기내서 오래봐서 사랑스러운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울먹였다.

제38회 영평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남주혁. /이승현 기자 lsh87@
제38회 영평상 남우조연상을 받은 배우 남주혁. /이승현 기자 lsh87@
‘안시성’의 남주혁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남주혁은 “한 번 밖에 받지 못하는 특별한 신인상을 제게 주셔서 감사드린다. 많은 선배들께서 배우라는 직업을 하며 신인상은 특별한 상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이 자리에 직접 서니 가슴 깊이 와닿는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이어 ‘안시성’에 참여할 수 있게 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영화를 제작하는 분들, 선배들과 좋은 연기를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작품에 들어갔다. 예상치 못한 좋은 상까지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노력하고 고민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희는 ‘박화영’으로 신인여우상을 수상했다. 김가희는 “외면하고 싶은 영화와 캐릭터를 연기했다. 첫 주연작이 많이 외롭고 고통스럽기도 했다. 다행히 박화영이라는 아이를 만나 저를 성장시켰고, 박화영이라는 아이도 세상에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하는 순간부터 저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행복하지만은 않았다”며 “모난 돌멩이인줄 알았는데 저를 원석이라 생각하고 박화영으로 선택해주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좋은 캐릭터라면 두 발 벗고 나서서 진정성 있게 나가는 배우가 되겠다”며 눈물을 쏟았다.

제38회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배우 김가희. /이승현 기자 lsh87@
제38회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받은 배우 김가희. /이승현 기자 lsh87@
‘소공녀’를 연출한 전고운 감독은 독립영화지원상과 신인감독상을 받게 됐다. 전 감독은 “‘소공녀’가 나올 수 있었던 건 광화문 시네마 동료들이 저와 함께해줬기 때문이다. 제작해주신 PD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인감독상을 수상하기 위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올라온 그는 “‘소공녀’가 이렇게 사랑 받는 데는 미소를 잘 연기해준 배우 이솜 덕분이다”며 공을 돌렸다.

공로영화인상은 1960~70년대 국내 대표 여배우로 활약한 배우 윤정희가 수상했다. 올해 처음 마련된 특별상에는 ‘가슴에 돋는 칼로 슬픔을 자르고’ ‘이태원 살인사건’ ‘1급기밀’을 연출해 자신만의 영화 세계를 구축했던 고(故)홍기선 감독이 선정됐다.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은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온 ‘버닝’의 이창동 감독에게 돌아갔다. 또한 ‘신과 함께-죄와벌’은 기술상을, ‘암수살인’은 각본상을 수상했다. 조한기 씨는 신인평론상을 수상해 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또한 한국영화평론가협회 회원들은 각 부문과 별도로 작품 미학성에 주목해 올해의 작품 ‘영평 10선’을 선정한다. 올해는 심사 결과 동표를 받은 작품이 있어 ‘영평 11선’으로 선정했다. 선정작은 ‘1987’ ‘강철비’ ‘공작’ ‘리틀 포레스트’ ‘미쓰백’ ‘버닝’ ‘살아남은 아이’ ‘소공녀’ ‘안시성’ ‘암수살인’ ‘허스토리’다.

조혜정 협회장은 “우수했던 영화, 치열하게 영화를 만들었던 스태프들을 변함없이 응원하고 지원한다”며 “상업영화뿐 아니라 독립영화의 다양성을 지지하고 발견할 것이며 그런 과정을 통해 한국 영화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 제38회 영평상 수상자(작)
▲ 최우수작품상=‘1987’(제작 우정필름) ▲ 감독상=윤종빈(‘공작’) ▲ 남우주연상=이성민(‘공작’) ▲ 여우주연상=한지민(‘미쓰백’) ▲ 남우조연상=주지훈(‘공작’) ▲ 여우조연상=권소현(‘미쓰백’) ▲ 신인남우상=남주혁(‘안시성’) ▲ 신인여우상=김가희(‘박화영’) ▲ 신인감독상=전고운(‘소공녀’) ▲ 공로영화인상: 윤정희 배우 ▲ 국제비평가연맹 한국본부상=이창동(‘버닝’) ▲ 각본상=곽경택, 김태균(‘암수살인’) ▲ 촬영상=홍경표(‘버닝’) ▲ 음악상=김태성(‘1987’) ▲ 기술상=진종현(‘신과 함께-죄와벌’ 시각효과) ▲ 특별상=고(故) 홍기선 감독 ▲ 독립영화지원상=김일란, 이혁상 감독(‘공동정범’), 전고운 감독(‘소공녀’) ▲ 신인평론상=조한기

◆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선정 11대 영화(가나다 순)
▲ 1987 ▲ 강철비 ▲ 공작 ▲ 리틀 포레스트 ▲ 미쓰백 ▲ 버닝 ▲ 살아남은 아이 ▲ 소공녀 ▲ 안시성 ▲ 암수살인 ▲ 허스토리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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