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노규민 기자]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 모자(母子)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나영과 장동윤./ 사진=텐아시아DB
영화 ‘뷰티풀 데이즈’에서 모자(母子)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나영과 장동윤./ 사진=텐아시아DB
배우 이나영이 6년 만에 돌아왔다. 탈북 여성의 20여 년 세월을 밀도 높게 연기하며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를 통해서다. 편의점에 든 강도를 잡아 뉴스에 보도 되면서 배우의 길을 걷게 된 독특한 이력의 배우 장동윤이 이나영과 호흡을 맞췄다. 여기에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 등 연기파 배우들이 힘을 실었다.

9일 오후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뷰티풀 데이즈’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배우 이나영, 장동윤, 오광록, 이유준, 서현우와 윤재호 감독이 참석했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젠첸엄마'(이나영)와 14년 만에 그녀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 ‘젠첸'(장동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지는 그녀의 숨겨진 진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이나영은 탈북해 옌볜을 거쳐 한국으로 간 젠첸엄마 역을 맡았다. 10대 중후반의 수수한 소녀부터 중국에서 술집을 다니는 20대의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자, 그리고 한국에서 술집 마담이 된 30대 여인, 대학생 아들을 둔 엄마의 모습까지, 20여 년에 걸친 인물의 굴곡진 삶을 폭넓은 연기로 보여줬다.

6년 만에 스크린에 컴백한 이나영은 “촬영 현장은 언제나 똑같이 긴장된다”며 “아시다시피 저예산 영화다. 15회차로 짧게 찍었기 때문에 감독님과 스태프, 모든 배우들이 최대한 준비를 많이 하고 촬영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특히 노개런티 출연으로 화제가 된 것에 대해 “알려져서 민망하다”며 “워낙 제작 예산이 적은 작품인데도 영화 속 공간이 다 다르고 표현해야 할 것이 많다.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면 좋지 않을까 해서 고민없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 스틸컷./ 사진제공=페퍼민트앤컴퍼니
영화 ‘뷰티풀 데이즈’ 스틸컷./ 사진제공=페퍼민트앤컴퍼니
장동윤은 이번 영화를 통해 스크린에 데뷔했다. 14년 만에 엄마를 만나기 위해 중국에서 한국으로 온 재중동포(조선족) 청년 젠첸을 연기했다. 그는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엄마와 만나면서 미움과 그리움이 뒤섞인 복합적인 감정을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으로 표현했다.

그는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었다”며 “특히 이나영 선배님과 호흡을 많이 맞췄다. 선배님의 모성애 연기에 놀랄 정도 였다. 감정을 잘 받아서 연기했다”고 말했다.

또한 장동윤은 “대사가 많이 없다. 롱테이크로 보여지는 부분이 많다. 진실한 표정과 눈빛으로 담아내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젠첸엄마’의 과거 남편 역을 맡아 특유의 절제된 연기를 선보인 오광록은 “촬영할 때가 11월이었다. 제가 연기한 배역의 날씨와 실제 날씨가 비슷해서 그 날씨 속에 머물러 있으려 애썼다”고 말했다.

탈북한 젠첸엄마를 이용해 돈을 버는 야비한 황 사장을 연기한 이유준은 “황 사장은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정서를 갖고 있다. 서울 대림동을 찾아가 조선족 회장님을 만나 많이 듣고 배웠다”고 했다.

‘젠첸엄마’의 현재 애인 역을 맡은 서현우는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건달이나 강한 남자처럼 보일 여지가 컸다. 젠첸엄마를 사랑하는 사람인데 표현을 세게 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며 “현장에서 젠첸엄마를 보니 고민이 해결됐다. 이 여인과 같이 살아갈 만한 매력이나 포근함이 있어야 하겠구나 생각했다”며 웃었다.

이나영은 “젠첸 엄마는 바닥까지 간 순간에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희망을 놓지 않는게 왜 필요한 지 느낄 수 있다. 희망을 주는 영화”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장동윤은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어떠한 형태로든 가족이 있다. 가족간의 관계, 그 감정을 생각하면서 보면 깊은 울림이 있을 것”이라며 많은 사랑과 관심을 요청했다.

오는 21일 개봉.

노규민 기자 pressgm@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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