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조인성과 정우성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조인성과 정우성 / 사진=이승현 기자 lsh87@
그야말로 비주얼 킹(King)의 만남이다. 조인성과 정우성이 18일 개봉한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으로 조우했다. 화면을 수놓은 화려한 비주얼과 맵시는 영화의 메시지에 더욱 힘을 더한다.

‘더 킹’은 세련됐다. 한재림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력과 함께 흠 잡을 곳 없는 조인성과 정우성의 비주얼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더 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박태수(조인성)가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인 한강식(정우성)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겪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1980년대 시절부터 구현해야 했던 제작진들은 제작 단계부터 촌스러움은 배제하고 클래식하면서 세련됨을 강조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해왔다. 과도한 장치 대신 디테일함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훤칠한 키의 조인성과 정우성이 고급 수트를 입고 영화 여기저기에 등장하니 그야말로 화룡정점이라 불릴 만하다.

조인성은 영화 ‘쌍화점’(2008) 이후 무려 9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조인성은 “한 인물을 계속 따라가면서 사회를 보여준다. 그게 흥미로웠다. 지금보다 내가 더 젊었을 때 열정에 찼던 모습들이 시나리오 안에 다 있었다”면서 “시나리오 속에서 박태수가 어떤 선택을 하고, 또 그 선택으로 어떤 모습이 될지도 궁금했다”고 ‘더 킹’ 선택 이유를 밝혔다.

‘더킹’ 스틸컷 / 사진=NEW 제공
‘더킹’ 스틸컷 / 사진=NEW 제공
극 중 조인성의 분량은 90%에 달한다. 조인성은 고등학생부터 사법고시를 패스하고 검사가 된 모습, 그리고 한강식 옆에서 권력의 정점에 서는 등 30년의 세월을 열연했다. 또한 내레이션까지 맡아 극의 화자 역할까지 담당했다. 관객들은 박태수의 시점으로 여러 인물들을 바라본다. 그 만큼 조인성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 역시도 그를 잘 알고 있었다. 조인성은 영화의 톤앤매너를 제대로 잡기 위해 끊임없는 고민과 상의로 지금의 박태수를 만들었다.

정우성은 대한민국 권력을 설계하고 기획하는 차세대 검사장 후보 한강식 역으로 압도적인 존재감을 드러낸다. 한강식은 노태우 정권 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목포를 평정한 인물로 권력의 정점에 서 있다.

한강식에게서 풍겨 나오는 아우라와 카리스마는 그에 대한 경외감과 존경심을 안긴다. 영화는 여기서 반전의 묘미를 안긴다. 위엄 넘치는 권력자 한강식은 자신의 설계가 성공한 뒤 자자의 ‘버스 안에서’를 열창하고, 클론의 ‘난’에 맞춰 춤을 춘다. 굿판에선 사정 없이 몸을 흔들며 자신의 소원을 빈다. 한강식이 웃음거리로 전락하는 순간이다. 한강식은 겉으로 봤을 때는 고급스럽지만 그 속은 위선으로 가득 차 있다.

정우성은 “양심과 명예를 걸고자 했던 사람이 부조리한 시스템과 타협을 하게 되면 어떤 추악한 형태의 권력자가 되는지를 보여주려고 했다”며 “잘못된 선택을 한 어떤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경각심의 대상으로 한강식을 그리고자 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정우성은 빛나는 연기력으로 권력형 쓰레기의 모습을 다채로운 빛깔로 표현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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