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간동거', 지난 15일 종영
이혜리, 요즘 대학생 이담 役
"간동거' 위해 7kg 감량"
"베드신, 일부 편집돼 아쉽다"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구미호한테도 할 말 다 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구미호한테도 할 말 다 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 역으로 열연한 배우 이혜리.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저에게는 스물여덟 살의 이혜리를 불태웠던 작품 같습니다."

배우 이혜리에게 tvN 수목드라마 '간 떨어지는 동거'(이하 '간동거')는 모험과도 같았다. 여태까지 찍었던 작품 중 제일 분량이 많고 체력적으로 어려웠기 때문인 것. 하지만 좋은 사람과 환경에서 찍었기에 더욱 애틋하고 소중하게 남았다. 그렇게 이혜리는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하게 됐다.

'간동거'는 999살 구미호 어르신 신우여(장기용 분)와 쿨내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이혜리 분)이 구슬로 인해 얼떨결에 한집살이를 하며 펼치는 로맨스 코미디물이다.

이혜리는 극 중 구미호한테도 할 말 다 하는 99년생 요즘 인간 이담 역으로 열연했다. 단호하고, 남 이목 신경 안 쓰고, 불합리하거나 모욕적인 일을 당하면 참거나 빙빙 돌려 말하지 않는 인물이다. 하지만 그에게도 하나의 흠이 있다. 바로 연애를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모태솔로라는 것. 그러던 중 신우여를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알게 된다.

이혜리는 탁월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이담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사이다 발언으로 통쾌함을 선사하는가 하면, 장기용과 찰떡같은 호흡을 자랑하며 로맨스의 정석을 선보이는 등 안방극장에 설렘을 유발했다.

'간동거'를 향한 팬심에 출연을 결심했다는 이혜리. 그는 "웹툰을 진짜 좋아하는 사람이다. 모르는 웹툰이 없을 정도"라며 "'간동거'가 워낙 많은 인기를 받았고 너무 좋아하는 웹툰이라 대본이 왔을 때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내가 생각했던 웹툰 속 이담이 드라마로 각색되면서 달라졌기 때문에 좀 더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싶었다. 신우여도 구미호라서 그런지, 한정적인 감정이 있더라. 그걸 이담을 통해 조금 더 많은 감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좋은 대사나 장면은 웹툰과 거의 비슷하게 구현을 했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재밌게 각색을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혜리는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포장마차 고백 장면과 지워지지 않은 기억을 말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간 떨어지는 동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포장마차 고백 장면과 지워지지 않은 기억을 말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을 꼽았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이번 작품을 위해 7kg을 감량했다. 그는 "'간동거'를 하기 전에 1년 정도 작품을 쉬었다. 그때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을 하면서 굉장히 행복한 혜리가 됐다. 비주얼적으로 되게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는 모습이 많은 것 같더라. 이번엔 로맨스 코미디이기도 하고 좀 더 비주얼적으로 좋은 느낌을 주고 싶어서 7kg을 감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티가 나는지 모르겠다. '간동거'를 하기 전에는 54kg까지 나갔다. 그걸 보고 충격받아서 47kg까지 빼고 촬영에 들어갔다. 초반에는 엄청 반짝반짝하게 나오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행복한 혜리로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촬영에 들어가면 살이 빠진다고 하던데, 나는 이상하게 살이 찌더라. 힘들면 먹는 것 같다. 그래서 마지막 촬영 때는 51kg으로 마무리했다"고 알렸다.

극 중 캐릭터와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일까. 이혜리는 "연기하면서 캐릭터 안에서의 좋은 모습을 많이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담의 솔직하고 거리낌 없이 자기의 생각을 표현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많이 배웠다. 그런 모습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다른 사람한테 관심이 많고 대화하는 걸 좋아한다. 그래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도 어려워하지 않는다. 반면 이담은 누군가와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고, 조금 더 자기의 생활과 자기의 것이 중요한 친구다. 그리고 혼자 하는 걸 되게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모습을 봤을 때 좀 더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느낌이라 나와의 싱크로율은 한 80% 정도는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아쉬웠던 점이요? 사전 제작 드라마를 처음 하다 보니까 드라마를 볼 때 모니터링하는 느낌으로 봤어요. 근데 이번에는 시청자의 눈을 갖고 봤죠. 부족한 점을 말하면 셀 수도 없이 많을 것 같아요. 열심히 생각했던 부분이 조금 아쉽게 비춰질 때 그랬던 것 같아요. 내 눈엔 그게 너무 잘 보여서 하나로 꼽을 수는 없죠. 반면에 만족했던 건 제가 드라마를 찍으면서 메이크업도 잘 안 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는데, 이번 드라마에서는 예쁘게 나온 것 같아요. 그래서 '나에게 이런 얼굴도 있었네'라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죠. 역할 간의 케미가 제일 중요했는데 그게 잘 맞았던 것 같아서 다른 배우들에게 너무 감사합니다."
이혜리는 '간동거'에 특별 출연한 배우 고경표에 관해 "명절에 친척 오빠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알렸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간동거'에 특별 출연한 배우 고경표에 관해 "명절에 친척 오빠를 만난 것 같은 느낌"이라고 알렸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상대 배우였던 장기용과의 호흡은 어땠을까. 이혜리는 "방송하기 전부터 케미에 대한 말을 많이 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아서 반은 성공했다고 느꼈다. 실제로 성격적으로는 되게 반대인 것 같다"며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고 불편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너무 좋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어색한 시간이 금방 지나면서 빨리 친해질 수 있었다. 친한 모습이 화면에 비춰지다 보니까 케미가 좋다고 해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14부 엔딩에 베드신이 있었는데 그때 작가님의 코멘트가 '이담과 신우여의 사랑을 잘 표현해줬으면 좋겠다'고 따로 왔다. 보통 그런 경우가 없는데 부탁을 하시더라. 그래서 감독님과 사사로운 것까지 상의하면서 촬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쉽게도 방송에서는 보지 못했다. 열심히 찍었는데 15세 관람가다 보니까 편집이 됐더라. 조금 아쉽긴 했지만 되게 로맨틱한 장면이 나온 것 같아서 좋았다"고 덧붙였다.

절친한 친구로 나왔던 김도완과 박경혜에 관해서는 "웃느라 촬영을 못 하는 경우가 많았다. 눈만 마주치면 웃음이 터져서 촬영이 지체되기도 해서 죄송했다. 그만큼 행복했던 현장이었다"며 "도재진(김도완 분), 최수경(박경혜 분)이랑 촬영을 하면 나 혼자 내레이션을 할 때가 있다. 그때는 두 사람이 할 게 없기 때문에 현장에서 할 걸 찾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번은 피자집에서 전화를 받는 장면이었다. 도재진이랑 최수경이 서로 계산을 누가 하냐면서 애드리브를 하더라. 그때 전화를 받으면서 다른 연기를 해야 되는데 너무 웃겨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알렸다.

이혜리를 배우로 입문하게 해준 작품. 바로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일까. 어떤 작품을 하든 간에 늘상 따라붙는 꼬리표가 됐다. 연기력을 거론할 때면 빠지지 않았기 때문. 이에 이혜리는 "제일 첫 번째로 드는 생각은 '응답하라 1988'을 아직도 인생작, 인생캐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만큼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그저 감사할 수밖에 없다. 나한테도 너무 영광스러운 작품"이라고 전했다.

그는 "오히려 덕선이를 잊으면 속상할 것 같다. 덕선이도 내가 한 캐릭터고, 이담도 내가 한 캐릭터기 때문에 여러 가지 나의 모습이 나온 것 같다. 근데 덕선이가 워낙 많은 사랑을 받아서 그런 것 같다"며 "이미지 변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당연히 든다. 어느 순간 적절한 타이밍이 올 것 같고 내가 할 수 있을 때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내 욕심 때문에 반대되는 캐릭터를 한다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 같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은 타이밍에 제일 잘 보여줄 수 있는 때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이혜리는 평소 체중 관리에 관해 "걸스데이 때보다 활동량이 현저히 줄었다. 어쩔 수 없이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체중이 늘면 식단으로 최대한 관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이혜리는 평소 체중 관리에 관해 "걸스데이 때보다 활동량이 현저히 줄었다. 어쩔 수 없이 운동을 시작했는데 너무 힘들다. 그래서 체중이 늘면 식단으로 최대한 관리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크리에이티브그룹아이엔지
'간동거'를 본 걸스데이 멤버들이 직접 인증샷을 보내며 격렬한 반응을 보였다는 이혜리. 그는 "멤버들이 '간동거' 본방사수하는 장면을 찍어서 단톡방에 보냈다. 특히 유라 언니는 엄청 웃으면서 코멘트를 남겼다. 작품에 대한 연락은 걸스데이 언니들이 제일 많이 보내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작품을 찍으면서 이 정도로 많은 연락을 받은 건 처음이다. 주변에서 많이 사랑해주니까 더 많은 분에게 사랑받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걸스데이 재결합에 관해서는 "멤버 모두가 여건적으로나 스케줄 상으로나 함께 할 수 있다고 확실히 말하긴 어려운 상태다. 우리끼리는 늘 그 당시의 모습을 애틋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알렸다.

이혜리는 공개 열애 중인 류준열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그는 "류준열이 너무 많이 응원해주고 이해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굉장히 존중받는다는 느낌이 들어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혜리는 현재 KBS 2TV 새 드라마 '꽃 피면 달 생각나고' 촬영에 한창이다. 그는 "두 달 정도 찍은 것 같다. 아마 이 작품으로 올 하반기를 다 보내지 않을까 싶다. 사극이라는 장르도 정말 도전하는 기분이다. 상대역인 유승호가 워낙 사극을 많이 해서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 사극에 얽매이는 것보다 이 작품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푸는 게 어떤 것일까 생각하면서 연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늘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지만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발견 못 한 모습이 많기 때문이죠. 욕심을 내본다면 다른 모습도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제가 성장하는 중인 걸 시청자들도 이미 잘 알아주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런 모습을 많이 사랑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박창기 텐아시아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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