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호, OCN '번외수사'서 반전 매력 선사
과거 전설의 주먹이자 칵테일바 사장 테디 정 役
화려한 액션부터 유쾌한 웃음까지
"도자기 장인처럼 매 작품 묵묵히 빚어내고파"
OCN 드라마 '번외수사'에서 한때는 서울 강북권을 주름잡던 암흑가 전설의 주먹이었으나, 과거를 청산하고 작은 칵테일바 '레드 존'을 운영하는 테디 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경호.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OCN 드라마 '번외수사'에서 한때는 서울 강북권을 주름잡던 암흑가 전설의 주먹이었으나, 과거를 청산하고 작은 칵테일바 '레드 존'을 운영하는 테디 정 역으로 열연한 배우 윤경호.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제가 참 좋아하는 선배가 해준 말이에요. 그저 도자기 빚는 장인처럼 매 작품 하나하나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묵묵히 빚어내고 싶습니다. 그러다 보면 명작도 나올 것이고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겠죠. 하지만 그 한 작품 한 작품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저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켜봐 주고 응원해주세요."

이 같은 액션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평소엔 미소 띤 얼굴로 손님을 반기지만, 힘이 필요할 때면 화려한 액션으로 강렬한 카리스마를 유감없이 드러낸다. 지난 28일 종영한 OCN 드라마 '번외수사'에서 배우 윤경호가 그려낸 테디 정의 모습이다.

'번외수사'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범인을 잡는 형사와 한 방을 노리는 열혈 PD를 앞세운 다섯 아웃사이더들의 오락 액션물이다.

윤경호가 연기한 테디 정은 한때는 서울 강북권을 주름잡던 암흑가 전설의 주먹이었으나, 과거를 청산하고 작은 칵테일바 '레드 존'을 운영하는 인물이다. 윤경호는 찰떡같은 캐릭터 소화력으로 거침없는 매력을 펼치며 신선한 재미를 선사했다.

2002년 SBS 드라마 '야인시대'로 데뷔한 윤경호는 영화 '관상', '검사외전', '옥자', '완벽한 타인', '시동', '정직한 후보' 등과 드라마 '보이스', '비밀의 숲', '미스터 션샤인', '왕이 된 남자', '이태원 클라쓰' 등 안방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존재감을 알렸다.

윤경호는 '번외수사'를 연출한 강효진 감독과 영화 '내 안의 그놈' 이후 두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그는 강 감독을 향한 무한 신뢰로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효진 감독과는 유머 코드도 너무 잘 맞고 항상 명쾌한 판단을 해준다"면서 "집에 돌아가는 길을 개운하게 만들어준다. 마치 사우나 같다고나 할까?"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차태현에 대한 반가움과 설렘도 있었다. 무엇보다 테디 정이라는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었다"며 "경찰서 밖에서 수사가 이뤄진다거나 다섯 사람이 미제 사건을 해결한다는 설정이 아주 흥미로웠다"고 설명했다.
윤경호는 '번외수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내 마음엔 문이 없었어"(8회)를 꼽았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윤경호는 '번외수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내 마음엔 문이 없었어"(8회)를 꼽았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촬영 내내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연기했다는 윤경호. 그는 "다섯 명이 함께 모이는 모든 장면이 인상적이다. 그 중 진지한 상황에서 나오는 대사들이 너무 웃겼다"면서 "한 번 웃음이 터지면 걷잡을 수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탁원(지승현 분)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던 중 각자 모인 이유를 밝히는 장면이 있다. 거기서 테디 정이 '아직 오픈 전이라서…'라고 말하는 장면이 너무 재밌었다"며 웃었다.

연기하면서 중점을 둔 점이 무엇일까. 윤경호는 "극 중 테디 정은 천식을 앓고 있다. 그래서 천식을 앓는 목소리와 세월의 상처를 지닌 눈빛, 전설의 주먹다운 액션, 그 안에 숨은 따뜻함을 염두에 두고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팀불독 모두가 저마다 사연이 있고, 그 사연으로 매회 에피소드가 만들어졌어요. 그중 테디 정의 사연은 이태성(권혁범 분)의 배신이었죠. 누구보다 아꼈던 동생의 배신과 그로 인한 또 다른 동생의 죽음을 진지하게 표현해야 했어요. 하지만 드라마가 가진 유쾌함이 많이 벗어나지 않도록 그 중심을 유지하는 데 신경을 많이 썼습니다."

'전설의 주먹'이라는 인물의 설정상 액션 연기 또한 쉽지 않았을 것. 이와 관련해 윤경호는 무술팀의 숨은 노력이 있었기에 자신의 액션이 빛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무술 감독님이 나의 외형에 어울리는 액션을 만들어 주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무엇보다 합을 맞추는 무술팀이 실감 나게 연기해줬기 때문에 멋지게 나왔다. 내 노력보다는 그들의 숨은 노력이 더 컸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윤경호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면서 '번외수사' 시즌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윤경호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들을 이대로 보낼 수 없다"면서 '번외수사' 시즌제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매니지먼트 구
윤경호가 생각하는 테디 정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이라고 규정 짓기 어렵다"며 "누구나 선악이 공존하지 않겠나. 다만 우리 편이 되어주면 참 든든할 것 같은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싶다"고 밝혔다.

'번외수사' 6~8회에서는 청소년 범죄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가출 청소년들이 무리를 형성한 후 범죄를 저지르고 다닌 것. 이들의 우두머리였던 권기웅(이풍운 분)은 ‘촉법소년’이라는 제도를 교묘하게 이용했다.

윤경호는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부디 범법을 하지 않고 올바르게 자라기를 바란다"며 "그 법을 악용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일은 절대 없어야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런 점에서 경각심을 갖고 봤으면 한다. 잘못된 행동에 관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시청자들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공감하고 이해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많이 남았다는 윤경호. 그는 대중에게 각인된 자신의 이미지가 무엇이든 간에 그 분야의 정점을 찍고 싶다고 했다.

윤경호의 최근 관심사는 무엇일까. 그는 "다들 그러하듯 코로나19가 걱정이다. 하루빨리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와 극장도 가고, 아이들과 키즈카페도 가고, 마스크 없이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고 전했다.

"앞으로도 제가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캐릭터로 안방과 스크린을 열심히 오가고 싶어요. 시청자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싶은 사랑꾼입니다."

박창기 기자 spear@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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