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하이 2>, 풋풋함이 사라져버린 세계에서
, 풋풋함이 사라져버린 세계에서" /> 1회 KBS2 월-화 오후 9시 55분
‘숲을 움직이는 사나이’도, ‘농약 같은 가시나’도 없다. 전 세계적 스타인 K를 배출해내고도 몰락해 ‘구린예고’가 되어버린 기린예고에는 마치 어제 본 듯 익숙한 양진만(박진영) 선생님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그리고 남은 자리에는 “나를 지켜봐요”라고 노래하는 아이돌 지망생 대신, 진짜 아이돌이 있다. 기린예고에 입학하는 것도 쉽지 않았던 의 특채생들과는 달리, 이미 인기 아이돌로 살아가고 있는 제이비(JB)나 리안(지연)의 일상은 어른들의 그것과 닮아있다. 밖에서는 나이를 속이고 거리 연주를 하고, 학교에서는 자작곡을 파는 진유진(정진운)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1년 전 의 10대들과 가장 비슷한 꿈을 품고 있는 신해성(강소라)이 꿈을 말하는 모습은 어쩐지 초라하다. 는 낯간지러워도 “꿈이 이뤄지는 순간”을 노래하던 풋풋함이 사라져 버린 세계에서 거꾸로 시작된 것이다.

문제는 세계는 변해버렸는데 그 세계를 그리는 방식이 1년 전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인물들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는 학교를 사들이면 되고, 사건을 만들기 위해 법도 제정하면 된다는 식이다. 물론 이는 를 이어가는 드라마다운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유치한 설정과 막무가내 식 전개를 받아들이려면 그것을 뛰어넘는 캐릭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첫 회에서 확연한 존재감을 드러낸 캐릭터도, 궁금한 이야기를 가진 캐릭터도 보이지 않았다. 아무런 기대도 없이 출발했던 와 달리, 는 선명히 기억되고 있는 1년 전의 이름들 이상의 존재감이 필요하다.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닌 것은, 가 성공한 드라마였기 때문이 아니라 부족한 완성도나 개연성에도 불구하고 “농약 같음”으로 대변되는 개성을 가지고 있었던 드라마였기 때문이다. 는 많은 아이돌들이 겪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극복해낼 수 있을까.

글. 윤이나(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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