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작가 “갓지완 수식어? 얼떨떨하다” (인터뷰)

[텐아시아=조현주 기자]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전 제 아이와 가정만 소중하게 여겼고 다른 사람들의 아픔은 외면해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억울하고 절실했던 여러분께 정말 죄송합니다.”

SBS ‘원티드’(극본 한지완, 연출 박용순) 마지막 회에서 정혜인(김아중)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에게 고개를 숙인 채 이렇게 말한다. 유괴범의 요구에 따라 만든 리얼리티쇼 ‘원티드’는 이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진실을 요구하고, 더 나아가 정부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는 시사 프로그램으로 변모하며 종영했다.

단순히 범인 찾기 드라마가 아니었다. 그 이면을 팔수록 실체가 드러나는 탄탄한 구조였다. ‘원티드’가 입봉작인 한지완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갓지완’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사회적 문제와 이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통찰 그리고 반전 엔딩까지, 한지완 작가는 첫 작품에서 자신의 저력을 뽐내는데 성공했다. 한지완 작가는 이 같은 호평에 얼떨떨함을 드러냈다.

“제 대본에 주는 칭찬이라기보다는 감독님과 배우들, 스태프들이 현장에서 만들어주신 대본 이상의 드라마에 주는 칭찬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작할 때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받아들여주실지 겁이 났었기 때문에, (칭찬이) 얼떨떨하고 기분 좋죠.”

한지완 작가는 배우들에게 전달해준 시놉시스 뒷장에 ‘미디어 종사자로서 어디까지 치닫는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지 않나’라는 장문의 편지를 썼다. 김아중은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한지완 작가의 진심에 작품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한 작가는 “드라마를 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고, 하고 싶었던 게 많았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서는 무엇보다도 메시지와 기획의도를 명확히 하는 걸 목표로 했다”면서 “그렇다면 참여하는 분들이 그것에 공감하는 걸 시작점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진심을 전달하고, 공감을 얻고 싶었기에 이 같은 편지를 남겼다.

한지완 작가의 진심은 배우들은 물론 시청자들까지 설득시켰다. 드라마는 아동학대, 불법 임상실험, 모방 범죄 그리고 가습기 살균제 피해를 정면으로 다룬 용감한 드라마로 평가받게 됐다. 한 작가 역시도 “세월호 참사를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발언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다행히 메시지는 잘 전달된 것 같다”고 만족했다.

김아중은 톱여배우이자 납치당한 아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정혜인 역으로 열연했다. 한 작가는 “김아중은 스릴러 장르에 대한 애정이 깊고, 대본 분석력이 탁월한 배우라고 생각한다”면서 200% 자신이 원하는 정혜인의 모습이었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드라마는 방영 내내 호평을 받았지만 시청률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티드’는 웰메이드 장르물로 불리기 충분했다. 그 이유는 시청자들의 변화를 이끌었던 점이다. 단순히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 드라마가 아닌 그 메시지로 사람들이 변화하고 자신의 행동을 한 번 더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원티드’에 대한 호평이 가득한 이유다.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원티드’ 스틸컷 / 사진=SBS 제공

“드라마를 하는 동안 유독 연예인 가십기사가 많이 터져 나왔어요. ‘원티드’를 봐서 흥미 위주로 소비하기보다 사실 관계가 명확히 밝혀질 때까지 조용히 지켜보겠다는 다짐을 하게 됐다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엔딩이 나온 지금은 ‘내가 아주 많이 바뀌지 않더라도 어제보다 조금, 아주 조금 더 바뀌게 될 거고 바뀌고 싶다’는 댓글이 기억에 남습니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은 아직 현재진행형인 사건이다. 한 작가는 “사람들이 관심을 놓지 않고, 자기 주변부터 변화시키길 원한다”고 말했다. 가습기 살균제 문제를 다룬 작가인 만큼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책임을 인정하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해결을 하길 바란다. 정부에서도 기업의 책임으로만 넘기지 않고, 해야 할 일들을 했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입봉작부터 저력을 드러낸 한지완 작가. 그의 향후 행보는 어떻게 될까?

“여러 가지 구상해 놓은 작품들이 있는데, 그걸 할지 전혀 새로운 작품을 할지 아직은 모르겠습니다. ‘원티드’를 시작부터 함께 한 재미난 프로젝트와 함께 상의해서 결정할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집중했다면 다음 작품은 이야기적인 재미가 뛰어난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 정도만 하고 있습니다.”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