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했던 슈가맨①] 숫자로 돌아보는 ‘슈가맨’의 11개월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슈가맨 포스터

JTBC ‘슈가맨’ 포스터 / 사진제공=JTBC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이 처음부터 ‘꽃길’을 걸었던 것은 아니다. 유재석의 첫 JTBC 예능으로 화제를 모았지만, 파일럿 방송 이후 시청자들로부터 ‘노잼’(No+재미)과 ‘폭망’(폭삭 망했다를 뜻하는 은어)이란 평가를 들어야만 했다. ‘슈가맨’은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두 달간의 정비과정을 거쳐 정규 편성됐다. 곁가지는 과감하게 쳐내고, 장점은 살리는 방향으로 나갔다. 세대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작은 공감을 큰 공감으로 만드는 ‘슈가맨’에 시청자들도 조금씩 응답하기 시작했다.

어느덧 화요일 밤 없어서 안 될 예능으로 자리 잡은 ‘슈가맨’이 지난 12일, 안녕을 고했다. 박수칠 때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한 것이다. 지난 11개월 동안 우리의 기억 속에 달콤하게 녹아든 ’슈가맨‘의 행적을 숫자로 돌아봤다.

# 1.9% : 파일럿 방송 2회의 평균 시청률
‘슈가맨’은 2015년 8월 19일, 파일럿 2부작으로 시청자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파일럿 ‘슈가맨’은 출연진들이 ‘슈가송’을 함께 맞추고, 추적맨을 통해 슈가맨들을 소환하고, 쇼맨들의 역주행송을 듣는 구성이었다. 그러나 방송 직후 ‘슈가맨’ 연관 검색어에 ‘노잼’이 등록될 정도로 시청자들의 반응은 좋지 못했다. 2번에 걸쳐 방송된 ‘슈가맨’의 평균 시청률은 1.9%(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였다. 유재석·유희열이란 걸출한 MC들이 JTBC에 상륙한 것치고는 기대 이하의 성적이었다. 심지어 정규편성은 힘들 것 같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슈가맨 1회 예고

JTBC ‘슈가맨’ 1회 / 사진=방송화면 캡처

# 100명 : 정규편성과 함께 도입된 세대별 방청객
파일럿 이후 혹평에 시달린 ‘슈가맨’은 2개월 동안 정비 과정을 거쳐 정규편성에 성공했다. 정규 ‘슈가맨’과 파일럿 방송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세대별 방청객이었다. 20대부터 50대까지(이후 10~40대로 변경) 각각 25명씩 총 100명의 방청객과 함께 ‘슈가송’을 추측해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는 같은 노래라도 세대별로 다르게 듣는다는 점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뿐만 아니라, 유재석·유희열이 방청객과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창구였다. 100개의 불은 투유와 방청객들이 서로 간의 차이를 인정하고, 각자의 기억들을 공유함으로써 더 큰 공감을 만드는 역할을 했다. 100명의 세대별 방청객은 파일럿 이후 착륙할 곳을 못 찾고 흔들리던 ‘슈가맨’을 안전하게 지상에 안착시킨 ‘신의 한 수’였다.

# 84팀 : ‘슈가맨’이 소환한 슈가맨
‘아라비안 나이트’의 김준선부터 ‘맨발의 청춘’을 부른 벅까지 ‘슈가맨’은 파일럿 2회부터 지난 38회까지 총 84팀의 슈가맨을 소환했다. ‘슈가맨’은 다양한 콘셉트로 매회를 꾸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진이’를 부른 하이디는 직접 제작진에 섭외 신청을 해 출연하는가 하면, ‘불멸의 슈가송’ 특집에서는 고인이 된 슈가맨 서지원과 박용하를 소환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배우 특집을 통해 차태현·강성연·손지창·나현희가 슈가맨으로 소환됐다. 일부 멤버의 개인 사정으로 완전체 출연이 불가능했던 슈가맨들은 ‘복원 슈가맨’ 특집을 통해 후배 가수들과 팀을 이뤄 ‘슈가송’을 복원했다.

슈가맨 izi

98불을 기록했던 izi의 ‘응급실’ / 사진=JTBC ‘슈가맨’ 캡처

# 13곡 : 90불 이상 기록한 노래들
정규편성 이후 소개된 81곡의 슈가송 중에서 90불 이상을 얻은 곡은 총 13곡이다. 이 중 서주경의 ‘당돌한 여자’, 차수경의 ‘용서 못 해’, 철이와 미애의 ‘너는 왜’, 바나나걸의 ‘엉덩이’ 등 총 4곡이 100불을 달성했다. 뒤를 이어 izi의 ‘응급실’이 98불을 얻어 5위에 올랐고, 이현섭의 ‘마이 러브(My Love)’와 황규영의 ‘나는 문제없어’가 97불로 공동 6위를 기록했다. 이밖에 벅의 ‘맨발의 청춘’, 뱅크 ‘가질 수 없는 너’, 량현량하 ‘학교를 안 갔어’, 강성 ‘야인’, 투투 ‘일과 이분의 일’, 더 자두 ‘대화가 필요해’가 90불이 넘으며, 전 세대를 막론하고 고른 인지도를 확인했다.

# 7,709건 : 현재까지 ‘슈가맨’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된 내용
‘슈가맨’은 시청자들의 제보가 중요했던 프로그램이었다. ‘슈가맨’을 연출한 윤현준 CP는 텐아시아에 “이렇게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슈가맨이 많은지 몰랐다”며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슈가맨들을 모시는 게 우리의 역할이었다. 시청자들의 제보로 프로그램이 좀 더 풍성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12일까지 ‘투유프로젝트-슈가맨’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제보만 7,709건이다. ‘슈가맨’ 제작진은 언젠가 ‘슈가맨 시즌2’로 시청자들과 다시 만날 그 날을 대비해 종영 후에도 슈가맨 제보 게시판을 열어둘 계획이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