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 익은 과일처럼 그렇게…(인터뷰)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KCM

KCM/사진제공=세번걸이엔터테인먼트

거침없이 내지르는 고음에 애달픈 감정까지, 가수 KCM의 등장은 화려했다. 2003년 드라마 ‘때려’의 OST ‘알아요’로 목소리를 알렸고, 이후 ‘흑백사진’ ‘은영이에게’ 등으로 얼굴도 알렸다. 꾸준히 신곡을 발표하며 ‘노래 잘 하는 가수’로 거듭났다. 그런 그가 2010년 ‘하루가’ 이후 오랜만에 대중 앞에 선다. 시원한 가창력과 애절한 음색을 고스란히 지닌 채, 감성은 흐른 세월만큼 한층 깊어졌다. 공백기를 채우겠다는 마음으로, 이제부터는 ‘노래하는 KCM’으로 더 자주, 그리고 다양한 무대에 오를 참이다.

10. 무려 5년 만이다.
KCM : 해외에서는 공연을 조금씩 하고 있었다. 음악 작업도 꾸준히 했고, 무엇보다 집안 일인 사업에 열중했다.

10. 사업이라면?
KCM : 집안에서 하던 사업인데, 삼촌과 함께 하다가 독립하게 됐다. 꼼꼼한 성격이라 혹 내가 자리를 비울 때도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만들고 싶어서 집중했다.

10. 컴백에 대한 본격적인 계획은 언제부터 세웠나.
KCM : 올해 초, MBC ‘복면가왕’을 하고 나서 부터인 것 같다. 당시 무대에 서서 노래를 하는데, ‘아 이게 나의 일이구나’ 싶었다. ‘복면가왕’에 출연하기 전 즈음 컴백에 대한 마음이 있었는데, 출연 후 좀 더 구체적으로 준비를 했다.

10. ‘복면가왕’이 절묘한 타이밍에 섭외가 들어온 것 같다. 
KCM : 그간 KBS2 ‘불후의 명곡’이라든지, ‘복면가왕’ 같은 노래하는 프로그램에서 섭외가 들어왔다. 뭔가 자신이 없었다. 만족할 만큼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했고, 몇 번을 고사했다. 갈고닦고 있던 중, 좋은 타이밍에 ‘복면가왕’에 출연하게 된 거다.

10. 굉장히 겸손한 것 같다. KCM이 노래가 준비가 안되어 있다는 것이.
KCM : 꼼꼼하고, 디테일한 편이다. 어떨 땐 주위 사람들을 피곤하게도 한다. 보기와 달리 섬세하다.(웃음)

10. ‘복면가왕’ 무대는 어땠나.
KCM : 가면을 쓰고 노래를 하니 진짜 나를 보여주는 것 같은, 나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그간 무대에서 노래를 할 때는 ‘인상 좀 쓰지 말아라’ ‘턱을 좀 당겨라’ 등의 말을 듣곤 했는데, 그게 정말 싫었다. 가면을 쓰니, 인상을 쓰든 뭘 하든(웃음) 노래만 하면 되니까 정말 좋더라. 그만큼 편안하게 불러서 1라운드를 마치고 3시간 정도 잤다.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무대에 올라 나중에 보니 춤도 췄더라.(웃음)

10. KCM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이네.
KCM : 정말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

10. 그 방송 이후 바로 나올 줄 알았는데, 몇 개월이 흘러 지금 나왔다.
KCM : 다들 빨리 나왔으면 하더라. 음악적인 욕심이 많아서 고민을 많이 했다.

10. 그중에서 선택된 곡이 ‘오랜나무’이다. 가사를 직접 썼고.
KCM : 곡 작업도 꾸준히 하고 있었는데, ‘오랜나무’는 예전에 써둔 곡이다. 원래 곡을 쓸 때, 스토리 텔링 식의 작업을 하는데 이 곡 역시 이별 직후 여성의 마음을 담았다. 위로 누나가 두 명이라, 여자들의 감성을 잘 안다.(웃음) 전편도 준비 중이다. 언제가 될지, 확정은 아니지만 준비는 하고 있다. 스토리가 이어지는 거다.

KCM

KCM/사진제공=세번걸이엔터테인먼트


10. 이별 후가 먼저 공개된 셈이다.

KCM : 여름이고 장마이기도 해서, 그에 맞는 느낌과 분위기가 있는 곡으로 선택했다. 감성을 더 잘 전달하기 위해 여성 보컬이 들어가는 듀엣곡으로 생각했고, 나비에게 부탁했다. 보이스가 잘 어울릴 것 같았다.

10. 오랜만에 나오는데 듀엣곡이라 더 의외였다.
KCM : 그래서 음반에는 솔로 버전도 수록했다. 귀가 얇은 편인데, 같이 일하는 친구들이 항상 서포터를 잘 해준다. 열 개를 생각하고 있으면 하나를 뺀 나머지를 내려놓을 수 있게 해준다. 이번 타이틀을 선택할 때도 도움이 많이 됐다.

10. 아까 모니터 해주는 말들이 부담스럽다고 했는데, 이제는 조금 달라졌나 보다.
KCM : 방송, 무대 다 좋은데 모니터 후 피드백이 정말 힘들었다.(웃음) 성격이 꼼꼼하니까 노래할 때 하지 말라는 것들을 새겨듣는다. 노래를 하면서 그런 말들이 생각이 나서 집중을 못하니, 그게 또 스트레스가 되더라. 지금은 많이 옅어진 것 같다. 마음적인 여유가 생겼다고 할까.

10. 아무래도 외적인 모습이 굉장히 남성스러워서 털털할 것 같고, 한 귀로 흘릴 것 같아서 주위에서도 더 가감 없이 이야기를 하나보다.
KCM : 그런 것 같다.(웃음) 1, 2집 당시 어렸을 때는 주위에서 하는 말에 나도 모르게 앙탈이 심해졌다. 잔소리같이 들리기도 했고. 이제는 모두 나를 위해서 하는 말인 줄 알고, 유해져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10. 그런 변화들이 음악적으로도 나타날 것 같은데.
KCM : 놓고 가는 것 같다. 편해지는 거지, 노래도 그렇고. 노래할 때도 뭔가 예전보다는 머리를 덜 쓴다. 예전엔 수학처럼 머릿속으로 작곡가들이 원하는 걸 다 입력해서 쫓아갔다. 노래하다가 음이탈이 나면, 괴로워하고. 지금은 사람이 기계가 아닌데, 음이탈이 날 수도 있지라는 식이다. 노래함에 있어서도 위트가 있어졌다고 해야할까. 정말 예전에는 음이탈 한 번에 하루 종일 안절부절, 불안해했다.(웃음)

10. 정말 그런 스타일이라고는…(웃음)
KCM : 하하. 유해졌다. 자연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몸이 습득을 해서, 한결 여유로워졌다.

10. 들어보니, ‘오랜나무’가 나오기까지도 쉽지는 않았겠다.
KCM : 우리나라의 최고 세션이 참여했고, 올 라이브 사운드로 녹음했다. 8, 90년대 감성에 2000년대의 분위기도 내고 싶었다. 보컬의 힘은 조금 뺐고, ‘여기서 지르겠지?’ 싶어도 안 했다.(웃음) 많이 고민한 만큼 만족감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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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M/사진제공=세번걸이엔터테인먼트


10. 오랜만에 컴백이라 기대도 크겠다.

KCM : 걱정반, 기대반인 것 같다. 마음 같지는 않겠지만 요즘은 노래를 할 수 있는 무대들이 많으니까,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다.

10. 음악적인 계획은 어떻게 그리고 있나.
KCM : 내 노래를 따라 하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런 면에서 호불호가 나뉘기도 하고. ‘오랜나무’는 듣는 이들이 원하는 것에 맞추면서도 내가 하고 싶은 것도 담았다. 결국 내가 하고 싶은 게 대중들이 좋아하는 거더라. 깊고, 어렵게 만들어야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든 이해하고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 좋은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모든 음악을 그렇게 만든다.

10. ‘오랜나무’가 본격적인 시작이겠다. 이후 정규 음반 발표에 콘서트 등등 바쁜 나날을 보낼 것 같은데.
KCM : 공연도 계획 중이다. 작은 공연장에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 퍼즐이 정신없긴 한데, 나름 짜놓긴 했다. 사실 계획대로 간 적이 거의 없지만(웃음) 계획대로만 간다면, 가을께 정규 음반 발표에 4분기에 공연을 여는 거다.

10. 앞으로 KCM의 5년은 어떻게 이어질까.
KCM : 노래와 음악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까지 이미지는 예능적인 부분이 강하다. 나름의 기준을 잡고 무게를 더 두고, 무대 위에서 깊은 노래를 할 수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다. 과일이 익듯, 그렇게 익어가는 사람, 가수가 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