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코미디위크] ‘옹알스’, 옹알이가 전세계를 웃게 하리니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옹알스

코미디그룹 옹알스가 2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 ‘옹알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만국공용어는 웃음이라고 믿는 ‘국가대표’들이 홍대에 떴다. 이들은 별다른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70분 동안 관객들을 쉴 틈 없이 웃겼다.

지난 2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는 넌버벌 코미디쇼 ‘옹알스’가 펼쳐졌다. 코미디팀 옹알스(조수원·채경선·조준우·최기섭·하박·이경섭·최진영·김국진)는 이날 2회에 걸쳐 공연을 진행했고, 약 300명의 관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전 세계에 한국 코미디를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옹알스가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홍대를 찾은 이유는 코미디 공연의 부활을 위해 서울에서 최초로 열린 ‘코미디위크’에 힘을 보태기 위해서다. ‘제1회 홍대 코미디위크’는 한경 텐아시아가 주최하고 프리미엄패스가 주관하는 코미디 축제로, 이경규를 비롯해 김영철 이수근 박성호 윤형빈 등 인기 개그맨들이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다양한 형태의 공연을 펼쳤다.

본격적인 공연이 시작되기 전, 관객들은 다들 반신반의하는 표정이었다. 제대로 된 말 한 마디 하지 않는 이들의 공연이 정말 재미있을까. 장난감 상자 하나가 단출하게 무대 위에 올려놓아져 있는데, 과연 이들은 뭘로 사람들을 웃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걱정은 기우다. 관객들은 정말 즐겁게 옹알스의 공연을 즐기고, 행복한 표정으로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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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그룹 옹알스가 2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 ‘옹알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옹알스’는 옹알이를 하는 아이들의 시선으로 롤러·풍선·국자·핸드벨·변기커버 등 다양한 생활 속 소품을 어떻게 가지고 놀 수 있는지 보여주는 퍼포먼스 위주의 공연이다. 서로 대사 하나 하지 않고 오직 옹알이로 모든 소통을 하지만, 충분히 의사전달이 가능하다. 단순한 구성 같지만 재치가 가득하고, 볼 거리도 풍성하다. 또, 관객 과 함께 하는 퍼포먼스는 이들 공연의 빼놓을 수 없는 백미다. 옹알스에게 ‘찍힌’ 관객은 조금 고생을 해야 하지만, 본인에게도 관객들에게도 즐거운 순간이 아닐 수 없다.

옹알스의 무대에 심취해 있다 보면, 어느새 공연이 끝나갈 시간이다. 옹알스가 직접 무대에 끝을 알린 뒤에는, 이들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담은 영상을 볼 수 있다. 처음 영국으로 건너가 무관심 속에 거리 공연을 펼치는 모습부터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초대돼 수많은 관객 앞에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까지, ‘만국공용어’ 웃음이 지닌 힘을 믿고 우직하게 어려운 길을 걸어온 옹알스의 모습은 관객들에 감동을 전해줬다. 특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더라도 고생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이들의 대화에선 ‘국가대표 개그맨’으로서의 자부심까지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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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그룹 옹알스가 2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 ‘옹알스’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이날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옹알스’의 무대를 보러 온 임수미(41) 씨는 공연이 끝나고 난 뒤 “아이가 시험기간인데,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싶어서 여러 공연을 살피던 중 ‘옹알스’가 공연을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원래 뮤지컬을 볼까 했었는데, ‘옹알스’의 공연을 택하길 정말 잘했다. 아이와 실컷 웃고 돌아간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조성혁(11) 군은 “TV를 통해 옹알스를 봤는데, 말을 한 마디도 안 한다고 해서 재미있을까 걱정도 들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었다”며 “나중에 옹알스가 다시 한 번 한국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그때도 보러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래의 개그맨을 꿈꾸는 서일대 레크리에이션학과 재학 중인 홍웅표, 박태양 씨는 “말로 웃기는 것도 정말 쉽지 않은데, 이렇게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관객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해주시는 옹알스 선배들의 무대를 직접 보게 돼 영광이었다”며 “세계에서 우리 한국 코미디의 위대함을 알려주고 계신 옹알스 선배들이 자랑스럽고, 존경스럽다”고 말했다.

‘홍대 코미디위크’를 무사히 마친 옹알스는 오는 8월 브라질 행을 앞두고 있다. 이들은 리우 올림픽 폐막식 기간 중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한국 문화를 알리는 무대에 올라갈 예정이다. 옹알스의 옹알이는 열정이 가득한 남미대륙도 웃길 수 있을까. 자타공인 한국의 코미디를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국가대표 개그맨’ 옹알스의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