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 한예리,”‘양순이’로 기분 좋아지셨으면”(인터뷰①)

[텐아시아=김수경 기자]
영화 ‘사냥’ 출연 배우 한예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 ‘사냥’ 출연 배우 한예리가 27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숨막히는 추격전을 통해 인간 내면의 탐욕을 쫓는 영화 ‘사냥’에서 때묻지 않은 순수함으로 빛나는 캐릭터가 있다. 바로 배우 한예리가 맡은 ‘양순’이다. 또래보다 지능은 낮지만 강단과 에너지를 가진 양순이를 연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한예리는 조금은 특별한 팔푼이, ‘양순’ 그 자체로 열연을 펼쳤다. 담담하면서도 조곤조곤한 말투로 사람들이 그런 양순을 통해 기분이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는 그를 지난 2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10. 영화를 선택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한예리: 가장 큰 이유는 안성기 선배였다. 또 시나리오를 보면서 함께 달리는 느낌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읽어나갔다.

10. 양순이가 ‘팔푼이’ 그 자체다. ‘팔푼이 캐릭터’의 매력은 뭘까.
한예리: ‘팔푼이’ 캐릭터는 나중에 더 해보고 싶은 캐릭터기도 하다. 양순이는 뭔가 좀 더 느리지 않냐. 발달이 더디다. 남들보다 느린 사람을 표현할 때, 관객들이 볼 때도 불편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또 남들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함과 에너지를 많이 갖고 있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10. 연기가 정말 섬세했다. 온전하게 상상력으로만 캐릭터를 구축한건가.
한예리: 영화 ‘웰컴 투 동막골’에서 강혜정 선배가 무리 안에서 너무 튀지 않게 연기하신 것이 좋았다. 나도 ‘사냥’에 나오는 다른 인물들 사이에서 튀거나 너무 불편해보이지 않도록 연기하도록 했다. 또 행동들은 감독님과의 충분한 상의를 거쳐서 연기했다.

10. 어른 여자보다 지능이 낮은 소녀를 연기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려웠을텐데.
한예리: 열 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나 제 조카 주변에 있는 조카 친구들을 유심히 봤었다.

10. 엎어치기가 인상적이었는데, 따로 배운건가.
한예리: 그렇다. 사실 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넘어지는 사람이 중요하다. 조진웅 선배가 액션 연기를 많이 해보셨던 터라 수월했다.

영화 ‘사냥’ 출연 배우 한예리가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배우 한예리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양순이’를 연기하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한예리: 양순이는 산에서 자란 아이고, 특별하게 자랐기 때문에 어떤 에너지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바로 그 에너지를 관객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한 점이었다. 또 욕망과 욕심으로 가득 차 뭔가를 향해 달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깨끗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10. 양순이 의상 곳곳에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한예리: 그런 소품 하나하나를 다 감독님과 상의를 했었다. 머리핀은 할머니가 시장에서 사오신 거고, 노란 고무줄은 늘 모아 놓았던 고무줄을 쓰는거고. 산에도 잘 다니니까 운동화도 남자애 운동화로 사준 거고. 항상 뭘 잊어버리니까 어렸을 때부터 손가방을 달아준 것 등등.

10. 양갈래 머리는 어땠나.
한예리: 감독님이 자꾸 예쁘다고 해주니까 나도 예쁘다고 생각했다. (웃음) ‘양순이’를 연기한다는 것 자체가 예쁨을 보여줘야 하는 역할이 아니라 그 자체로 예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특별하게 무엇인가를 보여주려고 했었던 것은 아니다. ‘양순이’로 인해 사람들이 기분 좋아졌으면 좋겠다.

10. 영화 속 아이템을 소장하는 게 버릇이라고 했는데, 이번에도 ‘양순이 아이템’을 가진 것이 있나.
한예리: 이번에는 뭘 안 갖고 왔다. (아쉬워하며) 그래도 가져올 수 있다면 도복끈을 가지고 오겠다. 그게 상징적인 의미니까.

10. 안성기와 다시 한번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은.
한예리: ‘필름시대사랑’에서는 거의 하루밖에 촬영을 안 해서 선배와 헤어지기 아쉽다고 생각했었는데 ‘사냥’에서 만난다고 생각했을 때 너무 좋았다. ‘사냥’의 인연으로 이어지려고 시작된 건가 싶기도 했었고. ‘사냥’에서는 수염을 밀고 오셨는데 좀 아쉽더라. 다시 커피 광고 찍으실 때로 돌아간 듯한 이미지랄까. (웃음) 다시 수염 기르시고 작품하시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10. ‘사냥’은 유독 연기파 배우들이 많은 현장이다.
한예리: 안성기 선배는 이미 답을 알고 계셨다. 하지만 스태프들이나 감독님이 답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더라. 그렇게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고 심지어 무의식적으로 내뱉어 버리기가 쉬운데, 답을 찾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도록 시간적인 여유를 주시는 것을 보고 감명깊었다. 매순간 인내하시는 것이 감명깊었다.

⇒ 인터뷰②에서 계속

김수경 기자 ksk@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