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곡2’, 서바이벌보다 더 흥미로운 길

‘불후의 명곡2’, 서바이벌보다 더 흥미로운 길 ‘불후의 명곡2’ 토 KBS2 오후 5시 50분
라이벌끼리의 경쟁만큼 흥미로운 서바이벌의 소재도 드물다. 또래이며 같은 성별을 가진 가수들이 출연한 남자 보컬리스트 특집은 라이벌 구도를 전면으로 내세울 수 있는 기회였다. 하지만 이들이 만난 ‘불후의 명곡2’는 뽑기의 순서가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확실히 서바이벌의 긴장감이 덜 한 무대다. 그래서 아이돌들의 무대가 그랬던 것처럼 눈에 띄게 무대 간의 격차가 날 경우 심심한 결말을 향해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남자 보컬리스트 특집은 김태우의 말 그대로 “또래들끼리 하니까 더 재미있는” 무대가 될 수 있었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실력과 뚜렷한 색깔은 한 무대가 끝날 때마다 매번의 1대1 대결의 긴장감을 심어주었고,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출연자들은 적당히 견제하고 격려하며 서로 다르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진 공연을 완성시켰다.

이는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경쟁을 최우선 순위로 삼지 않는 ‘불후의 명곡2’의 방식으로 인한 것이었다. 더 올라가면 좋지만 떨어진대도 그걸로 된 특유의 분위기 속에서 가수들은 새로운 무대에 대한 적당한 부담만을 안고 노래한 뒤, 다시 관객이자 동료의 입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가수들이 서바이벌의 절박함이나 탈락에 대한 강박 없이 예능의 언어로 말하며 그 자리를 즐기는 순간, ‘불후의 명곡2’는 자연스럽게 ‘전설을 노래’하는 무대인 동시에 보는 이들이 ‘즐거운’ 예능이 되었다. 스스로를 정의 내리지도 않고 과한 의미부여도 없이 출발했던 ‘불후의 명곡2’는 그래서 오히려 편견 없이 더 많은 ‘노래하는 사람’을 끌어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런 결과는 실력과 예능감을 고루 갖춘 가수들이 경연과 토크에만 충실할 수 있었던 1회성 특집만의 특수한 상황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우연히 발견한 길에서 지도를 새로 그릴 수도 있는 법이다. 경쟁하되 경쟁하지 않으면서 더 많은 가수들의 다양한 무대를 만날 수 있는 길을 의외로 ‘불후의 명곡2’가 먼저 찾은 건지도 모르겠다.

글. 윤이나(TV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