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스타 재이, 꽃신을 신다 (인터뷰)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피에스타 재이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루이비스홀에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피에스타 재이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루이비스홀에서 텐아시아와의 인터뷰를 갖기 전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2012년, 피에스타로 데뷔한 재이 앞에 ‘꽃길’은 없었다. 그간 피에스타는 멤버 교체를 경험했고, 생각보다 긴 공백기를 갖기도 했다.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럴 때마다 재이는 곁에 있는 피에스타 멤버들을 의지했고, 그들을 사랑해주는 팬들을 생각했다.

데뷔 5년, 피에스타는 점점 빛을 보고 있다. 재이가 OCN 드라마 ‘뱀파이어 탐정’을 통해 연기자로서 피에스타의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차오루와 예지가 각각 예능, 솔로로 활약하고 있다. 재이는 피에스타를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이 신기하고, 기분 좋으면서도, 결코 자만하지 않고, 더욱 열심히 일할 거라고 다짐한다.

재이가 꽃길을 걷고 있다고 아직 말하긴 이르다. 그러나 이것만은 확실하다. 재이는 꽃신을 신을 자격이 있으며, 열심히 무대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재이 앞에 아름다운 꽃길이 나타날 것이다.

10. OCN ‘뱀파이어 탐정’ 제작발표회에서 차오루가 본인한테 ‘연기 병아리’라고 말했다고 그랬었죠. 차오루가 ‘뱀파이어 탐정’ 방송 이후에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도 궁금하네요.
재이: 차오루 언니가 얼마 전 드라마 ‘마음의 소리’에 카메오로 출연했거든요. 저한테 ‘연기 병아리’라고 말하던 언니가 이번엔 연기 좀 가르쳐달라고 부탁하더라고요. 차오루 언니는 평소에도 같이 대본도 읽어주고, 같이 모니터도 해주고 어색하거나 실수한 것 있으면 다 꼬집어서 얘기해줘요. 서로 생각해주는 마음에 그러는 거니까 괜찮아요. 저도 ‘마음의 소리’가 방송되면 언니 부족한 부분들을 일일이 꼬집어서 혼내줄 거예요. (웃음)

10. ‘뱀파이어 탐정’에서 귀여움과 섹시함이 공존하는 세라라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어요.
재이: 제 평소 성격이 세라와 달라요. 세라는 밝고 에너지 넘치는 친구인데, 전 되게 차분한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귀여운 세라가 되려고 노력했어요. 차오루 언니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언니가 애교가 넘치거든요. 창의력도 좋아서, 이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 먼저 아이디어를 주고 그래요. 처음에는 그런 연기를 하는 게 너무 간지러웠는데 언제부터인가 제가 세라처럼 대본 읽고 있더라고요.

10. 극 중에서 세라를 보면 굉장히 특기가 많아요. 본인 특기는 뭔가요?
재이: 작가님과 처음 만났을 때 저한테 평소에 뭘 잘하냐고 물어보셨어요. 세라의 특기 절반은 제가 평소에도 하는 거예요. 나머지 절반은 평소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이고요. 꽃꽂이는 제가 작가님께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던 거였어요.

10. 세라가 좀 치명적인 매력이 있잖아요, 남자 마음을 흔드는 옷들도 많이 입고. (웃음)
재이: 세라가 옷 입는 스타일만 섹시한 거예요. 첫 촬영 때 의상을 현장에 가서 처음 봤어요. 한 번도 입어본 적 없는 스타일이라 ‘이걸 어떻게 입지?’하고 당황했던 것 있죠. 오정세, 이준 선배님들과 초면이었는데, 다들 제 의상을 보고 엄청 놀란 나머지 웃음이 터졌어요.

10. 최근에 라디오에 출연해서 배우 오정세가 이상형이라고 고백했었죠?
재이: Mnet 드라마 ‘더 러버’에 출연하셨을 때부터 팬이었어요. 예지가 현실적이고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다고 추천해서 보기 시작했는데, 진짜 재미있는 거예요. 거기서 오정세 선배가 옆집 오빠처럼 나오거든요. 인간미 넘치는 매력이 있어요. 그런데 ‘뱀파이어 탐정’ 촬영장에서 만난 거죠. 진짜 신기했어요. 제가 선배한테 “정말 팬이고, 좋아했어요”라고 말하니까 되게 쑥스러워하셨어요. (웃음)

피에스타 재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피에스타 재이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0214@

10. ‘대세는 백합’이란 웹드라마에도 출연했었잖아요. 웹드라마는 TV 드라마와 또 다르죠?
재이: 호흡이 정말 짧아요. 대신 촬영 스케줄이 되게 빠듯해요. 잠깐 스케줄이 비어 있는 사이에 틈을 내서 ‘대세는 백합’을 합류했던 건데요, 새벽 늦게까지 촬영이 있었어요. 그때 처음으로 치파오도 입어봤어요. 스튜어디스 유니폼도 처음으로 입어봤고, 첫 키스신도 찍어봤고.

10. ‘대세는 백합’ 임오정 감독이 텐아시아와의 인터뷰에서 ‘재이는 배우로서 가능성이 있는 친구’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혹시 알고 있나요?
재이: 네, 읽어봤어요. (웃음) 팬들이 먼저 그 기사를 찾아보고 알려줬어요. 진짜 감사드리고 싶어요. 오히려 제가 더 많은 도움을 받았는걸요. 감독님께서 배우로서 가능성 있다고 믿어주셨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10. 연기자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요?
재이: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어느 한 장르에만 국한된 배우가 되기보다는 아만다 사이프리드처럼 출연하는 영화마다 색깔이 다른 배우가 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진짜 못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예지도 평소 저한테 “언니가 정말 못된 악역 하는 걸 보고 싶다”면서 “대리만족하고 싶다”고 그러더라고요.

10. 예지도 모니터를 많이 해주나 봐요.
재이: 예지랑 저랑 룸메이트거든요. 요즘에는 서로 스케줄이 바빠 얘기를 많이 못 하고 있지만, 평소에는 둘 다 엄청 수다가 많아서 밤새도록 얘기하고 그래요. 요즘 고민이나 일 얘기 등 서로 그냥 온갖 얘기는 다 하는 것 같아요. 예지는 막내인데 막내인 것 같지 않은 느낌이 있어요. 제가 언니인데도 기댈 수 있는 친구예요.

10. 특별히 좋아하는 장르가 있나요?
재이: 저 장르물 좋아해요! 귀신 나오는 공포물보단 살인 사건에 더 흥미를 느껴요. (웃음) 영화도 좋아하고, ‘걸 온 더 트레인’이나 ‘벌들의 죽음’ 같은 추리소설도 정말 좋아해요. 그런데 멤버들은 저랑 취향이 달라요. 예지한테 같이 보자고 그러면 싫다고 그러고, 차오루 언니는 절반은 눈 가리고 있어요. (웃음)

피에스타 재이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띄우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o214@

피에스타 재이가 카메라를 향해 미소를 띄우고 있다. / 사진=서예진 기자 yejino214@

10. 피에스타로 활동할 때는 다섯 명이 같이 다니는데 연기 활동을 하면 혼자 스케줄을 소화해야 하잖아요. 좀 외롭겠어요.
재이: 다섯 명이 같이 다니다가 드라마 촬영장에 가면 외로울 때가 있어요. 다시 피에스타 활동을 시작하면 시끌벅적해지고요. 가수 활동이랑 연기 활동 모두 비슷한 면이 있어요. 가수 활동은 앨범 콘셉트에 따라 어떤 모습을 표현할지 준비하고, 드라마도 내가 맡은 역할의 인생을 만들어가며 준비해야 하는 거잖아요. 대신 드라마는 무대보다 조금 더 섬세하게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 있죠. 아무래도 표정 하나 호흡하나에 감정이 전달되니까요. 무대는 3분이란 짧은 시간 안에 제 매력을 전달하면서 그 노래의 감성까지 전달해야 하고요.

10. 재이를 비롯해 차오루, 예지 등 피에스타 멤버들이 각자 예능과 드라마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피에스타라는 그룹이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재이: 차오루 언니가 MBC ‘라디오스타’ 출연하기 전에 같이 방송을 준비했었어요. 진짜 열심히 준비했거든요. 언니랑 본방송을 같이 봤는데 웃기면서도 짠했어요. 차오루 언니가 어린 나이도 아닌데 피에스타 위해서 예능 나가서 열심히 하는 게, 고마우면서도 대신 고생 못해줘서 미안했거든요. 예지가 ‘언프리티 랩스타’ 할 때도 비슷했어요. 촬영 갔다 오면 힘들었던 걸 얘기해주고, 잠도 잘 못 자고, 방송 없는 날엔 랩 써서 외우고, 예민해지고. 이런 걸 다 알고 있으니까 마음이 아팠죠.

10. 그래도 많이들 알아봐 주시니까 기분 좋겠어요.
재이: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시점이라, 피에스타 다섯 명 모두 파이팅 넘쳐요. 우리끼리 진짜 열심히 소처럼 일하자고 말해요. (웃음)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동안 공백기가 좀 길었던 때도 있었거든요. 팬들이 저희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모습 보고 행복해 하셨으면 좋겠어요.

10. 혹시 처음 연예인이 되고 싶단 생각을 했던 때가 기억나나요?
재이: 고3 때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뮤지컬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뮤지컬 넘버들도 정말 좋고, 무대 위의 언니 오빠들이 예쁘고 멋있었어요. 그래서 그 뮤지컬을 열 번 정도 봤어요. 그때는 배우가 돼야지, 가수가 돼야지 이런 생각보단 나도 저런 것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먼저 했어요. 그런 막연한 생각에 진로를 바꾸고, 엄마한테 말씀드렸는데 걱정했던 거랑 달리 ‘그래, 해봐’라고 하시는 거예요. 아마 부모님은 제가 오래 못가서 관둘 거란 생각을 하셨나 봐요. 그렇게 시작했던 것이 얼떨결에 이 자리까지 왔네요.

10. 고3때 진로를 급하게 바뀐 건데, 부모님의 반대가 없었네요?
재이: 처음에는 별말씀 없으셨는데, 오히려 회사랑 계약하는 시점이 되니까 다시 신중하게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어요. 계약하게 되면 앞으로 먼 길을 가야하니까 머니까 다시 생각해보라고.

10. 지금은 부모님이 어떤 말들을 해주시나요?
재이: 숙소 생활을 하면서 처음으로 가족들과 떨어져 살게 됐어요. 자주 시간 나면 집에 가는데, 평소에 자주 못 보니까 제가 TV 나오는 거 다 챙겨보시고, 좋아해주세요.

재이 인터뷰4

10. 2014년에 피에스타가 텐아시아랑 인터뷰했을 때, ‘자신을 채찍질하는 한 마디’로 ‘조금 더 심장이 강해졌으면 좋겠다. 담대해졌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혹시 기억나나요? (웃음)
재이: 으악, 엄청 부끄러워요. (웃음) 제가 눈물이 좀 많아요. 팀장님한테 혼날 때마다 울고, 뭐만 하면 울고. 예지도 종종 언니 연습생 때 엄청 울었다고 말해요. 그렇게 매번 우는데, 팀장님이 “울수록 약해진다”고 말해주신 다음부턴 눈물이 줄었어요. 지금은 의지가 되는 멤버들이 있어서 좋아요. 같은 고민을 하고, 같이 살면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고, 같이 얘기를 하면 괜찮다고 위로해주니까 좋아요.

10. 지금 다시 본인을 더 강하게 하는 말 한마디 해볼까요?
재이: 외적인 것에 흔들릴 때도 있는데, 꿋꿋하게 내 주관을 세우고 내가 해야 할 일들을 해내고 싶어요.

10. 2년 뒤, 또 인터뷰하게 되면 이 말 꼭 전해줄게요. (웃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