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게임넷│켠 김에 중독까지

온게임넷의 간판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몇 년 전이었다면 고민할 것도 없이 스타리그 중계였겠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얼마 전 종영한 를 비롯해 , , 와 같이 제목부터 독특한 자체제작 프로그램이 온게임넷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로그램 콘셉트는 제각각이지만, 게임이라는 소재를 자유자재로 갖고 논다는 점만큼은 닮았다. 한 번 보면 황당하지만 두 번 보면 묘하게 중독되는 온게임넷 대표 게임예능 프로그램, 그 매력을 분석했다. 혹시라도 게임을 잘 모르거나 이들 프로그램을 낯설어하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지구대표게임’ 테트리스를 통한 시뮬레이션도 준비해봤다.

온게임넷│켠 김에 중독까지
가이드라인: 프로 게이머와 일반 유저 간의 스타크래프트 대결. 상큼한 신애양이 중계와 응원을 뙇!
캐릭터: 게임 요정 이신애, 원년멤버 김환중, 콩진호, 철구 외 다수
외쳐! GG: 게이머들의 입담, 그러나 어디서 웃어야 할지 감이 안 잡힐 때.
그래도 켠 김에: 방송이 끝나기 전까지 네이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1위를 기록하면 BJ 이예준과 동반댄스를 추겠다는 신애가 나오니까. 스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신애가 옆에 있는 게이머들한테 하나씩 배우는 모습이 귀여우니까
추천! 간식 아이템: 영양만점 불벅+참맛 후랑크
테트리스 시뮬레이션: 와, 이거 장난 아닌데요? 요즘 테트리스 유저 분들이 상당히 잘하시는 것 같아요. 에구 아니죠, 오른쪽 벽에는 일자 블록보다 ㅏ모양 블록을 넣는 게 더 유리해요. 잘하고 있습니다! 레프트, 레프트, 한 번 더! 그렇죠, 5탄 클리어! 아하하하. 하수에서 중수로 레벨업! 꺄악!! (신애 중계 ver.)

온게임넷│켠 김에 중독까지
가이드라인: 양뿔길드 소속 유상무-장동민-인트와 일반 유저들과의 스타크래프트 팀플
캐릭터: 툭하면 욱하는 유상무, 툭하면 욕하는 장동민, 나 홀로 고군분투 BJ 인트마스터
외쳐! GG: 과연 유상무와 장동민이 양민을 탈출할 수 있을까, 라는 패배의식에 휩싸일 때.
그래도 켠 김에: 게임 도중 “방송 시간상 연지 씨 밀어주세요”라는 옵저버의 말에 “칼국수 반죽이나 밀어”라고 받아치는 장동민의 미친 개그본능을 볼 수 있으니까. 온라인 게임은 못해도 오프라인 싸움은 맛깔나게 하는 유상무-장동민 콤비를 놓치고 싶지 않으니까.
추천! 간식 아이템: 컵라면(단, 키보드 라면국물 조심할 것)
테트리스 시뮬레이션: 거 참, 지금 계속 ㄹ자 블록만 내려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무식한 유상무, 그걸 모조리 오른쪽 벽에 쌓아요. 이제 자리가 없습니다!!! 제발, 일자 하나만! 일자!!! 일자!!!!! 이 자식아, 다음 차례에 난 어떡하라고 이 꼴을 해놨냐? 야, 블록이 내려오면 그 블록만 보라고, 지금 예쁘게 쌓는 게 중요한 게 아니잖아. 증말 답답허다, 답답해. (장동민 중계 ver.)

온게임넷│켠 김에 중독까지
가이드라인: 게임시작 버튼을 누른 이상 빠져나갈 구멍은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끝판왕을 만나 물리쳐야 한다. 단, 제작진과 코인 및 야식 협상 가능.
캐릭터: 초딩계의 끝판왕 허준, 근성남 강성민, 동모형(동네 모자란 형들), 김택용빠 박완규 외 다수
외쳐! GG: 강성민이 20시간 공들여 키운 가 공주는커녕 고작 왕궁 화가가 되고 나서 강성민 본인은 괜찮다는데 괜히 내가 화가 날 때. 허준이 언제쯤 끝판에 도달할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는데 “하다 보면 (끝판은) 깨지겠죠”라는 무책임한 말을 내뱉을 때.
그래도 켠 김에: 부활 보컬 정동화의 “이 짓을 계속 해야 되는 거예요?”라는 게임비하발언에 발끈하는 ‘겜덕’ 박완규를 볼 수 있으니까.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카락은 떡 지고 다크서클은 턱밑까지 내려온 허준을 보며 상대적 우월감을 느낄 수 있으니까.
추천! 간식 아이템: 박완규가 ‘택신’ 김택용에게 바친 보족(보쌈족발)세트
테트리스 시뮬레이션: 일곱 줄 연속으로 비우리스. 대단해리스. 하지만 ㄹ자 블록 폭탄이 내리스. 18시간째. 춤추는 러시아병정 꼴도 보기 싫으리스. 일자 블록이 내려올 때까지 밤샐리스.

온게임넷│켠 김에 중독까지
가이드라인: 달밤에 공포게임. 비명 한 번 지를 때마다 퇴근 시간 10분 연장. “이 방송을 인권윤리위원회에 제소해주세요”라는 오성균의 절규를 끝으로 잠정 휴방.
캐릭터: 겁이 많아 슬픈 남자 오성균
외쳐! GG: 남이 게임하는 걸 보며 스스로 불면증을 자초하고 수명을 단축하고 있을 때. 오성균이 외마디 비명과 함께 마우스를 놓치는 순간 내 손에서도 리모컨이 나가떨어질 때.
그래도 켠 김에: 조연출이 실수로 떨어뜨린 의자에 기겁한 오성균은 안중에도 없고 무덤덤하게 ‘고맙다 조연출’이라는 자막을 넣는 센스가 있으니까. 그렇게 사악한 제작진마저도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는 얘기를 들었으니까.
추천! 간식 아이템: 청심환 두 알과 따뜻한 물. 꼭꼭 씹어 먹어요.
테트리스 시뮬레이션: 왼쪽 벽 한 줄만 남겨놓고 나머지 면적을 모두 채운 상황, 이제 일자 블록만 나오면 1등 이니셜등록을 할 수 있다. 바로 그 순간,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세로형 ㄹ자 블록이 하늘 위에서 후두둑 떨어졌다. 그리고 갑자기, 정전!
심신나약 오성균을 위한 특별 경고메시지: 옥수역 접근금지

글. 이가온 thirteen@
편집. 장경진 th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