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정모 “음원이 400위면 힘들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M&D│정모 “음원이 400위면 힘들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슈퍼주니어의 김희철과 그룹 트랙스의 정모가 뭉쳐 만든 프로젝트 팀 M&D는 요즘 가요계의 틀 안에서 딱히 뭐라 정의하기 어렵다. 유닛이라고 하자니 소속된 그룹이 다르고, 멤버들의 인지도를 올리기 위한 프로젝트라고 하기엔 그들 스스로 방송 활동을 단 한 번만 하기로 마음 먹었다. 게다가 그들은 직접 팀의 기획안을 짜서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이하 SM)에 M&D의 활동을 허락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에서 제일 잘 나간다는 회사에 들어간지 10여 년째, 두 사람은 왜 “너무 욕심날까봐 방송안한다”는 팀을 결성했고, 어떻게 “음원 순위가 400위”라며 낄낄거리며 인터뷰를 할 수 있을까. 대형 기획사 소속임에도 ‘불구하고’라는 표현 보다는 대형 기획사이기 ‘때문에’ 더 마음대로 활동하는 것 같은 이 기이한 팀의 즐거운 대화를 들었다.

Mnet 가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라면서요?
희철: 공중파는 슈퍼주니어하고 트랙스만 할 생각이에요. 10년 지기 형, 동생으로 하고 싶은 음악 해보자고 시작한 건데 음원 순위 같은 거 보게 되면 음악방송도 해보고 싶어지거든요. 그러면 욕심이 너무 많아질 것 같아요.
정모: 친목 이상의 것을 바라지 말자라는 취지로 시작한 프로젝트니까요. 욕심이 생기면 처음 생각한 취지에서 멀어질 거 같아서 순수한 마음으로 하고 싶은 음악 다 보여주고 희철이 형이랑 웃고 떠들면서 할 수 있는 팀을 하고 싶어요. 공연은 8월 6일 하는 이승환 선배님 공연에서 딱 한 번만 더 할 생각이에요. 저희랑 친분이 있어서 조심스럽게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같이 해보자고 하셔서.

그때도 건반치고 기타치고 하는 건가요? (웃음)
정모: 아니요. 그땐 기타만. (웃음)
희철: 승환이 형이 “희철아, 노래 어떻게 할 거야?” 그래서 “저희 노래 하나밖에 없어요. 노래 하나 하려고요.” 그러니까 노래 하나만 하는 게스트가 어딨냐고. (웃음) 그래서 몇 곡 더 준비했어요. 그걸 끝으로 ‘뭘 봐’로는 활동 더 안 해요. (웃음)
정모: 모르죠. 음악방송에 하필 걸그룹이 갑자기 다 모이면. (웃음)
희철: 아, 그러면 나가야 돼.
정모: 노래를 1분 50초로 맞춰달라고 해도 나가고.
희철: 난 30초라도 나갈 거야.

방송 욕심이 없는 건 M&D의 특성 때문이겠죠? 희철 씨가 회사에 직접 기획안을 짜서 허락 받고 만든 팀이라던데.
희철: 처음에 정모한테 “우리 둘이 한 번 팀 해볼까?”이랬어요. 그래서 기획안 쓰고 사장님과 이수만 선생님에게 제출했어요.

회사는 왜 M&D 활동을 하라고 했을까요?
희철: 이렇게 금방 OK가 떨어질 줄은 몰랐죠. (웃음) 사실 저는 방송을 보면 회사에서 저걸 냅두나 할 정도로 회사에서도 다 좋아해주세요. 이수만 선생님도 “그래, 희철이가 한다고 하면 그냥 해” 이러니까 가끔은 회사에서 날 버렸나? 했어요. 그런데 이게 참, 저도 사람이라 회사가 미울 때도 있는데 이 일을 계기로 회사는 날 좋아하는구나 했어요. (웃음) 저희는 음원만 내기로 했는데 오히려 뮤직비디오도 해보자고 하고. M&D도 만들어준 팀이 아니라 우리가 만든 팀이 되고 싶었는데 그것도 OK. 하고 싶은 거 다 하라고 하고.
정모: 처음부터 끝까지 다 우리 손으로 했어요. 저는 중학교 때부터 밴드를 해서 SM에 소속된 록밴드 멤버라는 게 스트레스인 것도 있었어요. 그런데 M&D를 하면서 우리 회사에서도 이런 걸 할 수 있다는 자부심이 생겼죠.

SM같은 대형 기획사에서 수익 활동을 기대하지 않는 프로젝트를 결정한다는 게 쉽지 않았을 거 같은데요.
희철: 제가 기획안에 그랬어요. M&D는 UV를 롤모델로 제가 유세윤 형처럼 예능 쪽에서 활동하고, 정모가 뮤지 형처럼 음악을 만드는 형식이라고. 그리고 SM과 슈퍼주니어, 트랙스의 이미지에 절대 피해가 안 가는 선에서 하면서 엄청난 마진을 땡길 것으로 예상한다. (웃음) 그렇게 엄청 써서 색깔 칠해가면서 냈더니 기획안만 보고도 너무 좋아해주셨어요. 이런 애 없었다고. (웃음) 이수만 선생님이 그랬어요. “니가 뭘 하고 싶어하니까 너무 기분이 좋다. 하고 싶은 건 다 해라.”
정모: 저도 어떻게 회사에서 한 번에 OK 했을까 했어요. 그런데 생각해 보니까 희철이 형하고 저는 어릴 때부터 친구가 아니라 회사에서 만나서 의기투합한 사람들이잖아요. 그래서 귀엽게 봐준 거 같아요. 오너입장에서는 자식을 이만큼 키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까. (웃음)
희철: 아 무럭무럭 자라는구나. (웃음) 그래서 이수만 선생님이 ‘뭘 봐’의 가사를 직접 손봐주기도 하셨고.

어떤 부분이요?
희철: ‘뭘 봐’에서 ‘나를 찾는 여자는 많아, 너를 찾는 남자는 없어’ 이러다 ‘그래도 가?’ 이러잖아요. 원래 가사는 ‘알아들어’였어요. 이게 너와 나의 차이야, 알아 들어? 그런데 선생님이 “이건 너무 못된 짓이야!” (웃음) 하면서 “그래도 니가 여자도 사귀고 사람사는 얘기 하려면 좀 바꿔야 하지 않겠니?” 이러셨어요. 저는 고마운 게, 선생님이 그 가사를 다 보고 OK를 해주셨대요. 그러면서 “그래, 가사 너무 재밌고 너랑 정모랑 하는 것도 너무 재밌는데 그 부분 가사 하나만”이라고. (웃음)

그래도 아이돌이니까. (웃음)
희철: 정말 핑계긴 한데, 진짜 여자를 사귀어야겠어요. (웃음) ‘뭘 봐’는 정말 10분 만에 썼거든요. 완전 얄밉게 내가 헤어지자고 한 여자가 울고 있으면 “댄스를 춰줄까, 랩을 해줄까~ 야 꺼져!” 이런 식으로. 그런데 정모가 슬픈 발라드를 주고 메신저로 “형, 다 썼어요?” 이러는데 정말 떠오르지 않아요. 그래서 전에 헤어졌던 얘기를 썼는데, “형 뭔가가 조금 부족해요” 이래요. 사실 ‘뭘 봐’는 담고 싶은 얘기가 100가지 있으면 그 중 10가지만 담았어요. 반면에 정모가 준 발라드(이번 앨범에는 실리지 않았다)에 어울리게 제가 쓸 수 있는 사랑 얘기는 한 가진데 그걸 20개로 늘려서 쓰려니까 사람들이 이래서 사랑을 하는구나 싶었어요. 저 여자 엄청 만날 거예요. (웃음)
정모: 진짜 웃겼던 게, ‘뭘 봐’는 제가 곡 보내고 희철이 형이 진짜 10분 만에 가사 썼어요. 저는 여기 고치고 저기 고치고 다 고쳐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그냥 본 건데 ‘오 뭐야, 안 고쳐도 되잖아? (웃음) 그런데 발라드는 정말, 가사 보는 순간 이건 진짜 형이니까 다시 쓰라고 할 수도 없고… (웃음)

“M&D 하면서 다시 음악에 욕심이 생겼어요”
M&D│정모 “음원이 400위면 힘들어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M&D가 아니었으면 희철 씨가 이런 가사를 쓸 기회가 없었겠어요.
희철: 슈퍼주니어 때도 가사를 썼는데, 이런 가사 쓰니까 당연히 다 안 되죠. (웃음) 그래도 신인이고 아이돌인데 너랑 헤어졌어, 딴 여자 만날 거야 이러니까. (웃음) 그래서 슈퍼주니어 하면서 음악에 대한 욕심은 점점 떨어졌죠. 그러다 M&D 하는데 선생님부터 너무 좋다, 너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 게 우린 너무 고맙다 이러시니까. 그래서 내년에도 하고 싶다고 하니까 정모랑 둘이 힘을 합치라고 하시고.

정모 씨도 트랙스에서 음악할 때와는 태도가 다를 거 같아요.
정모: 트랙스는 제가 생각을 많이 하고 곡을 만들어요. 계절이나 요즘 유행 같은 거. 그런데 M&D는 정말 마음대로 만들어요. 사실 트랙스 할 때는 음원차트 12, 13위 할 때도 불안했거든요. “왜 톱 텐으로 못가는 거지…” 그런데 M&D는 저희가 아침마다 문자 보내요. “형 우리 400위 ㅋㅋ” 이러면서.
희철: 저희가 마진이 없어요. 음원… 망했어. (웃음)

SM 안의 벤처나 인디밴드 같은 느낌이겠어요.
희철: 계속 할 거예요. 돼도 재밌고, 안 돼도 재밌고.
정모: 사실 가수가 음원을 냈는데 400위면 힘들고 그래야 되는데, 전혀 그런 게 없어요.
희철: 자기가 약점이 있으면 절대 약점이 있다고 얘기하지 않아요. 400위면 어때! 안 되면 다른 걸로 뜨자 이러고. (웃음) 바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지만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로운 편이에요. 전에 SM의 금기사항, 이런 게 화제가 되면서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나왔는데 그건 예능이니까 재밌으려고 금기사항이라고 한 거지 사실 각자에게 어울리는 게 뭔가에 대해 권유해보는 정도에요. 우리만 봐도 그렇고.

그래서 ‘뭘 봐’가 이런 형식인가요? 사운드는 메틀과 전자음이 섞여 있는데 멜로디는 굉장히 심플하게 가잖아요. 하고 싶은 음악과 대중성의 사이에서 감을 잡은 것 같기도 하고.
정모: 대중들이 가장 많이 듣는 건 멜로디고, 저도 멜로디를 중요시하니까요. 계산해서 멜로디를 쓰기보다 ‘뭘 봐’같은 곡이 제 성향인 거 같아요.
희철: 내가 부르기 편해야 돼. (웃음)

녹음할 때의 희철 씨는 어때요? 에서도 아이돌인 희철 씨가 오히려 흑이고, 로커인 정모 씨가 백이고.
희철: 제가 데뷔한 지 6년이 지났는데, 이제 결실을 맺어가는 거 같아요. 처음에 < X맨 > 같은 거 할 때는 진짜 욕 많이 먹었어요. 그런데 꾸준히 하다보니까 사람들이 받아들여준 거 같아요. 김희철은 저러는구나, 그래도 큰 실수를 저지르거나 하지는 않는구나.

논란은 있어도 욕을 먹을 일은 아닌 선을 유지하는 거 같아요.
희철: 네. 저는 사소한 거라도 법이나 기본적인 예의 같은 것은 누구보다 잘 지킨다고 생각해요.

글, 인터뷰. 강명석 기자 two@
인터뷰. 윤희성 nine@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이지혜 s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