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셋 노래셋] 장범준 vs 장범준 vs 장범준

[텐아시아=김하진, 박수정, 이은호 기자]

수많은 음악 속에도 각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그 곡이 있다. 텐아시아 여기자 세 명이 각각 고른 저마다의 노래 속 사심은 무엇일까. 최근 발표된 앨범 중에서 취향을 저격한 숨은 명곡을 찾아내 전한다. (정렬은 트랙순)

장범준

# 김하진의 노래 하나, ‘그녀가 웃었죠’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 나온다면, 흑백이지 않을까. 지난날을 추억하게 하는 익숙한 선율, 조금은 단조로운 멜로디에 기름기라고 하나 없는 담백한 장범준의 목소리가 더해지니, 중독성 있는 곡이 탄생했다. 조심스럽게, ‘아가씨가 날 보고 웃었다’는 송창식의 ‘담배가게 아가씨’의 2016년 버전으로 해석해본다.

[여자둘의 감상평]
박수정 : 장범준의 꾸미지 않는 화법이 더 큰 설렘을 안긴다.
이은호 : 장범준의 노래는 투박해서 더 낭만적이다.

# 박수정의 노래 둘, ‘홍대와 건대 사이’

제목을 보는 순간, ‘여수밤바다’와 ‘꽃송이가’ 속 단대 호수, ‘서울사람들’이 떠올랐다. 일상적이면서 상징적인 장소를 사용해 공감대를 높이는 장범준의 매력이 고스란히 녹아든 곡이라 생각했다. 사운드도 유쾌함이 가득하다. 불금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주제곡이 탄생된 듯 보인다. 그런데, 이 노래는 장범준의 자작곡이 아니다. 박경구가 작사, 작곡하고 황인헌, 이규형이 편곡했다. 매 앨범 자신의 자작곡으로 모든 곡을 채웠던 장범준 앨범 속 유일한 다른 작곡가의 곡. 그럼에도 장범준 색채가 물씬 풍기는 것은, 장범준이 자작곡이란 틀 안에 갇히지 않는 뮤지션이라는 걸 보여준다.

[여자둘의 감상평]
김하진 : 묵직하지만, 발랄한. 이번엔 단대 호수가 아니네.
이은호 : ‘썸’에 지친 마음, 막무가내 고백으로 힐링하세요.

# 이은호의 노래 셋, ‘담배’

장범준이 ‘청춘’의 아이콘으로 소구될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그가 가진 ‘오래된’ 느낌, 옛날 사람 같은 느낌이 아닐까 생각한다. ‘담배’ 역시 오래된 청춘의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곡이다. 우선 7~80년대 그룹사운드를 오마주한 듯한 구조가 그러하다. 펑키한 기타 리프를 바탕으로 베이스가 빚어내는 그루브가 매력적이다. 장범준의 목소리는 ‘복고’에 방점을 찍는 동시에 ‘장범준’이라는 정체성을 확실히 보여준다. 가사를 짧은 구절로 끊는다거나 “빰바밤빰빰”으로 후렴구를 대체한 것도 센스 있는 선택으로 보인다. 다만 곡 초반의 집중력이 끝까지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여자둘의 감상평]
김하진 : 2016년을 1986년으로 만들어버리는 장범준의 힘.
박수정 : 이것도 송창식 ‘담배가게 아가씨’의 2016년판 장범준식 해석.

김하진 기자 hahahajin@, 박수정 기자 soverus@,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음반 커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