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580>, 대체 무엇을 고발했나

MBC 일 밤 11시
드디어 공중파 방송에서도 ‘희망버스’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것일까. 지난 주말, 한진중공업의 대량 정리해고 사태에 항의하며 50m 높이의 85호 크레인에서 6개월 넘게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지부 지도위원을 만나기 위해 약 만 명의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탔다. 하지만 그 사실을 상세히 다루는 매체가 극소수였던 상황에서, 의 한진중공업 해고사태를 보도 소식은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한진중공업이 “높은 가격경쟁력”을 이유로 필리핀 수비크조선소를 세운 후 부산 영도조선소의 수주량이 급감했다는 사실, “일자리를 만들어 준 한진중공업이 고맙다”는 필리핀마저도 “정당한 방법으로 사람을 고용해야 한다”며 시위를 벌인 모습을 담아낸 은 수비크조선소에서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찾겠다는 목적에 충실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취재를 위해 기꺼이 필리핀까지 건너간 제작진이 우리나라 부산에서 벌어지고 있는 희망버스 현장보도에 할애한 시간은 겨우 1분 남짓이었다.

절대적인 방송분량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진짜 문제는 수비크조선소 노동자들이 배를 만드는, 이번 사태의 본질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분이 더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더구나 전체 방송분량이 13분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면,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더욱 철저히 했어야 했다. 그러나 탐사보도 프로그램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은 짧은 방송시간 내에 수비크조선소와 영도조선소의 수주량을 비교한 통계자료, 한진중공업 간부와 해고노동자의 목소리를 단순히 나열했을 뿐,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아갈 수 없다는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는 날카로움이 없었다. 이번 사태를 속 시원하게 보도하지 않은 방송이 과연 “(한진중공업 해고사태의) 해법에 대해 속 시원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이 있을까.

글. 이가온 thir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