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표를 그리는 사람들⑪ 박우상 작곡가 “앨범 신스틸러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선율 하나로 누군가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것, 또 그것을 해내는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 가슴 떨리는 일이다. 댄스, 록, 발라드, R&B, EDM, 힙합 등등 세상엔 정말 다양한 음악이 존재한다. 어떤 이는 발라드를 듣고 눈물을 흘리고, 어떤 이는 댄스를 들으며 흥을 돋우고, 어떤 이는 힙합은 자신의 이야기를 담기도 한다. 작곡가가 없었다면 즐기지 못할 일들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작곡가들의 세계는 어떨까. 음표를 그리며 감동을 전하는 작곡가들을 만난다. [편집자주]

박우상

마마무 ‘러브 래인(Love Lane)’, ‘걸크러쉬(Girl Crush)’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OST로 발표된 노래임에도 음원차트에서 사랑 받은 노래다. 여기에 마마무 정규 1집 수록곡 ‘우리끼리’, ‘금요일밤(Feat. 정기고)’를 더한다면? 바로 박우상 작곡가와 마마무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다. ‘금요일밤’의 경우, 마마무 정규 1집 타이틀곡과 선공개곡을 제외하고 가장 사랑 받은 숨은 곡. 박우상 작곡가는 마마무를 통해 차트 속 신스틸러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박우상 작곡가는 김도훈 작곡가가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RBW의 프로듀서 중 한 명이다. RBW는 아티스트 제작 및 음반제작의 노하우를 시스템화 시킨 이른바 ‘K-POP 아티스트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개발해 OEM 방식으로 아티스트를 제작하는 회사로 발전하고 있다. 마마무, 브로맨스 등 자사 아티스트뿐만 아니라 국내외 타사 아티스트도 제작하면서 프로듀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 속에서 박우상 작곡가는 자신만의 색깔을 완성시키면서 함께 성장 중이다.

10. 먼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작곡가의 길을 걸으셨나요?
박우상 : 20대 초반부터 작곡을 시작했는데 그때는 메이저 음반에는 활동을 못하다가 2012년 큐브엔터테인먼트와 인연을 맺고 본격적으로 하게 됐어요. 원래는 가수지망생이었어요. 제 앨범을 만들려고 시작했다가 작곡이 오히려 더 재미있다고 느꼈죠.

10. 어떤 점에서 더 재미를 느꼈나요?
박우상 : 원래 제가 남 앞에 나서는 걸 좋아했어요. 가수 준비를 실패하면서 나서는 게 그렇더라고요. (웃음) 대리만족하면서 다른 사람을 빛나게 해주는 것이 좋아요.

10. 가수를 꿈꿨을 때부터 직접 싱어송라이터를 꿈꾼 건가요?
박우상 : 고등학교 때쯤부터 노래를 하고 다니고 가요제에 다녔어요. 그때 만해도 작곡은 전혀 몰랐는데 준비하는 동안 작곡가 형과 같이 살면서 피아노 코드를 같이 배우면서 작곡을 시작했어요.

10. 작곡가에 소질이 있다고 느끼기 시작했군요.
박우상 : 어렸을 때는 많이 느꼈는데 금방 후회하고 반성했어요. 하하.

10. 가수들과 작업을 하다보면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싶은 마음도 있을 텐데요.
박우상 : 그런 생각을 계속 해요. 꿈을 갖고 싶어요. (웃음) 가이드도 거의 다 하고, 코러스도 거의 다하고 있어요.

10. 마마무 정규 1집에서도 작곡가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나요?
박우상 : ‘우리끼리’에서 남자코러스가 저예요. 누구 목소리냐고 묻는 반응이 많더라고요. (웃음) 마마무 앨범에 은근히 많이 있어요. 예전 드라마 ‘연애 말고 결혼’ OST ‘러브 래인(LOVE LANE)’에서 처음에 중얼거리는 것도 저고요. 주변 사람들이 자꾸 욕심 부린다고 놀리기도 해요.

박우상

10. RBW와는 어떻게 인연이 됐나요?
박우상 : 처음 김도훈 대표님 만났을 때가 2012년 겨울에 포미닛 데모 작업을 할 때였어요. 그때 당시 서용배 작곡가와 함께 작업을 했어요. 그 곡을 데뷔 전 마마무 친구들이 가이드를 했어요. 그 곡이 발표되지 않고, 결국 마마무으 ‘갑과 을’이란 노래가 됐어요. 회사가 지금 여기로 이사 오면서 작업실 안에 들어오게 됐어요.

10. 유독 마마무와 작업한 곡이 많아요.
박우상 : 마마무를 처음 만났을 때는 제가 힘들 때였어요. 제 성향이랑 잘 맞는 팀을 만나서 반갑고, 제 음악을 좋게 받아들여주는 것 같아요. 저한테는 중요하고 고마운 팀이에요.

10. 마마무는 흥이 정말 많은 그룹이잖아요. 함께 작업하면서 흥이 감당 안 될 때는 없나요?
박우상 : 워낙 에너지가 넘치다 보니까 시끄러울 때도 있어요. 사실 흥이 안 나는 친구들 가지고 흥 내게 하는 게 더 힘들어요. 될 수 있으면 최대한 절제를 안 시키고 그 안에서 잘 놀게 하려고 해요. 사실 마마무가 TV에 나온 모습을 보면 아직도 신기해요.

10. 마마무가 1위 했을 때는 어땠나요?
박우상 : 감동받기도 했는데 진짜 멍했어요. 회식에 늦게 갔는데 화사를 보니까 눈물이 나더라고요. 정말 감동적이었어요.

10. 박우상 작곡가가 본 마마무의 매력은 뭔가요?
박우상 : 솔라는 굉장히 자기 관리를 잘해요. 약속도 잘 지키고, 가장 스스로 수정을 많이 요구해요. 성실해요. 문별이는 랩 만드는 센스도 좋고, 자기가 래퍼로서 발전하기 위해서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요. 지금도 작업을 같이 하는데 제가 봐도 음색도 좋고 더 열심히 연습하면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어요. 휘인이는 워낙 가지고 있는 재능이 좋아서 아웃풋이 좋아요. 춤이나 노래, 전반적으로 출중해요. 화사는 아티스트적인 면이 많고, 같이 작업을 하면 창작력도 좋고, 센스가 있어서 길게 봤을 때 훌륭한 뮤지션이 될 수 있어요.

10. 마마무의 정규 1집 수록곡도 인기를 끌고 있어요. 그중 박우상 작곡가의 ‘금요일밤’이 선공개곡을 제외하고 가장 좋은 순위를 기록했어요.
박우상 : ‘금요일밤’이 되게 오래된 노래예요. 녹음도 예전부터 해서 몇 번을 다시 했어요. 피처링 상대자가 적절하게 매칭이 안 돼 발매를 못하다가 수록곡으로 나오게 됐어요. 흥망에 대해서 미련을 버린 상태였어요. 다행히 차트에 있고, 사람들이 들어줘서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10. 마마무 정규 1집 중에서 좋아하는 곡이 있나요?
박우상 : 마마무 멤버들이 이거 관련 질문에 답할 때 은근 신경 쓰이더라고요. (웃음) 개인적으로 ‘우리끼리’라는 곡이 여러모로 멋있었던 것 같아요. 제가 처음으로 김도훈 작곡가와 작업한 곡인데 악기를 녹음하고 믹스하는 과정이 매순간 감동이었어요. 결국 마지막에 마스터링을 영국에서 했는데 정말 만족스런 사운드가 나왔어요.

10. 그럼 전체 작업물 중에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이 있다면요.
박우상 : 비투비 ‘네가 니 남자였을 때’라는 곡이요. 제 첫 메이저 입봉작이에요. 그 곡을 만들 때가 가장 힘들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였어요. 이를 악물고 만들었던 곡이에요. 마마무 ‘걸크러쉬’라는 곡도 되게 잘 만들어지고 반응도 좋았어요. ‘연애 말고 결혼’ OST ‘러브 래인(Love lane)’ 같은 경우는 음원차트에서 가늘고 길게 간 노래에요. (웃음)

10. 경제적 압박도 있었을 거고,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을 텐데 극복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박우상 : 제가 결혼을 일찍 해서 아이도 있고 가족이 있어요. 가족이 저 때문에 힘들어서 책임감 느끼고 미안한 마음이 있었죠. 잠도 안자고 열심히 했어요. 갈림길이 몇 번 있었는데 아내가 많이 지지를 해줬어요.

10. 아내분께 메시지를 전한다면요?
박우상 : 내가 잘될 수 있는 건 다 당신 덕분이야.

10. 디스코그래피를 쭉 살펴보면, 소라라는 분과 작사 작업을 정말 많이 했더군요.
박우상 : 사실 소라는 제 아내예요. (웃음) 요즘 싸워서 잘 안 써요. (웃음)

10. 박우상 작곡가의 곡을 듣고 있으면 ‘간질거린다’라는 표현이 떠올라요. 다양한 내용의 곡이 많지만, 그 기저에는 설렘이 깔려있다고 할까요. 그래서 로맨티스트가 곡을 만드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실제는 어떤가요.
박우상 : 평소에 다정한 부분도 있고, 전반적으로 다정하게 행동하는 편이에요. 변태적이고 특이한 부분도 있는데 성격이 우유분단한 편도 있어서 그게 노래에 많이 반영되는 것 같아요.

박우상

10. 박우상 작곡가를 네이버 뮤직에 검색했는데, 지인인지는 모르겠으나 ‘진짜 디테일한 편곡의 대장인 듯하다’는 댓글이 있더라고요. 편곡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타입인가요.
박우상 : 디테일하게 하는 편인데, 너무 디테일에만 집중되다 보니까 큰 그림에서 약하지 않나 이야기를 듣기도 해요. (웃음)

10. 박우상 작곡가만의 함께 작업하고 싶은 드림 아티스트가 있나요?
박우상 : 요즘에는 레드벨벳 같은 팀과 작업하고 싶어요. 비주얼이 곡과 매칭되고, 특색 있는 느낌의 곡을 작업하고 싶어요. 완전 힙합 아티스트들과도 작업하고 싶어요. 지금도 트랙을 계속 보내고 있는데 힙합을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 중이에요. 여러 가지 장르를 다하고 싶습니다.

10. 음악을 처음 좋아했을 때, 어떤 장르를 가장 좋아했나요?
박우상 : 음악을 처음 좋아했을 때 힙합 알앤비로 시작했고, 노래도 알앤비를 불렀어요. 작곡가로 처음 시작할 때는 댄스가 트렌드라 어쩔 수 없이 일렉트로닉을 하게 됐는데 지금은 좋아요. 어렸을 때 부모님이 들려주셨던 올드팝이나 레트로한 음악, 빅밴드 음악을 담아서 할 수 있어서 아직까지는 즐겁게 하고 있어요.

10.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신경 쓰는 기준이 무엇인가요?
박우상 : 잘해 보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그래서 곡에 영혼을 덜 실어요. (하하) 노래 자체에 힘보다 지금까지는 과시적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지금은 조금 더 곡 자체에 에너지를 쏟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사실 음악을 제대로 배우지 않아 배운 사람처럼 보이게 하고픈 것이 있었어요. 표현할 때 최대한 어설프지 않고 싶다는 마음이요.

10. 그런 마음을 바꾼 계기는 무엇인가요?
박우상 : 제가 사실 디테일하고 잔잔하게 하다보니까 수록곡 위주로 작업을 했어요. 타이틀곡 작업을 했을 때 피드백이 좋지 않았고, 조언도 많이 들었어요. 새삼 제 곡을 들여다보니까 너무 욕심이 많고, 어려운 면도 있는 것 같았죠. 작곡가들 사이에서는 “이게 타이틀이다”라는 분위기가 있어요. 누가 설명해주지는 않아도 이해하기 쉽고, 한 번 들으면 꽂히는 그런 곡들이요.

10. 자신만의 음악색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또는 어떤 색으로 만들어 갔으면 좋겠나요?
박우상 : 사람들이 들었을 때 제 곡은 정말 ‘멋지다’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어요. 개인적으로 김도훈 작곡가님, 심은지 작곡가님을 좋아하는데 포괄적이고 대중적인 느낌을 잘하고 싶기도 하고, 수록곡에서 빛나는 곡도 쓰고 싶어요. 김도훈 작곡가님을 보고 많이 배우고 있어요.

10. 김도훈 작곡가의 어떤 점을 많이 배우나요?
박우상 : 정말 여러 스타일을 잘하시고, 여러 가지 일을 맡아서 하고 있는데 세세한 하나하나를 꼼꼼하고 완벽하게 확인하고 판단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워요. 저는 서너 가지 일만 해도 힘든데 너무 압도적이에요. 일을 정말 잘해요.

10. 김도훈 작곡가의 경우, ‘히트 메이커’라든지 다양한 수식어가 있어요. 박우상 작곡가는 어떤 수식어를 갖춘 작곡가가 되고 싶나요?
박우상 : 제 카카오톡 닉네임이 ‘고퀄작곡가’예요. 그런 이야기를 종종 들어서 기분 좋게 듣고 있어요. 또, ‘신스틸러’ 같은 작곡가가 되고 싶어요. 어떤 앨범의 어떤 포지션에 있어도 눈길을 끄는 작곡가가 되고 싶고 싶어요.

김도훈 작곡가

RBW 대표 김도훈 작곡가

10. 음악을 만들 때, 이것만은 놓치지 말자는 것이 있다면요?
박우상 : 지난 번보다 더 좋은 곡을 만들자.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서 했던 것을 다시 활용하거나 이전 것에 못 미치는 것을 만드는 것을 최대한 조심히 하고 있어요. 저도 조금 덕후 기질이 있어서 댓글도 많이 보고, 유튜브나 여러 가지 매체들을 정말 많이 찾아보는 편이이에요.

10. 영감을 많이 얻는 소스가 있나요?
박우상 : 음원사이트에서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많이 들으면 다른 사람들의 위시(Wish)를 알 수 있어요. 몇 백곡이고 많이 들어요. 그 중에 좋은 노래가 있으면 그 노래의 유튜브나 공연 영상을 찾아봐요. 마치 실제 콘서트를 보는 것처럼 많이 느껴요. 음악을 만들 때 아니면 항상 듣고 있어요.

10. 작업하면서 가장 뿌듯할 때는 언제인가요?
박우상 : 꽉 막혔던 작업이 딱하고 뚫릴 때가 있어요. 그 곡이 픽스되는 순간도 좋고, 세션을 녹음할 때 곡이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낄수록 기분이 좋아요. 노래가 발표될 때보다 모양을 갖춰갈 때 모습을 느끼는 게 좋아요.

10.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박우상 : 사실 음반을 만들 때 작곡가 외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의 수고가 들어가요. 가수나 작곡가가 보통 스포트라이트를 봤는데 엔지니어 분들, 연주자 분들, 스태프들 노고가 많아요. 그들을 위한 더 좋은 여건이 되면 좋겠어요.

10. RBW는 프로듀서 라인업을 구축하고 새롭게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어요. RBW 프로듀서 일원으로서 어떤 회사가 됐으면 좋겠나요?
박우상 : 지금도 회사 분위기가 좋아요. 보통은 여러 프로듀서가 하나를 위해서만 달리는데 우리는 각자 자기 길을 활발하게 하면서 모일 때 모이는 방식이에요. 이런 부분이 계속 유지되면서 점점 더 커져나갔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 안에서 다른 작곡가들 못지않게 더 잘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요.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RB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