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이, 브라보 청춘! (인터뷰)

[텐아시아=이은호 기자]이하이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있다. 아프지 않은 청춘이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때론 그 아픔이 성장의 실마리가 되기도 한다. 가수 이하이의 3년은 외로웠고, 고민스러웠으며, 그래서 아팠다. 하지만 외로움은 이하이를 더욱 강인하게 만들었고 고민은 그를 더욱 성숙하게 했고, 아픔은 그를 더욱 눈부시게 만들었다. 이하이의 청춘은 이제 만개하기 시작했다.

10. 지난 9일 새 음반 ‘서울라이트(SEOULITE)’를 발매했다. 무려 3년 만의 컴백인데, 어쩌다 공백이 길어졌나.
이하이 : 회사가 크다 보니 소속 가수들이 많고, 여러 팀들이 컴백을 준비하고 있던 상황이라 내 순서가 미뤄졌다. 그동안 고민이 많았는데, 다시 무대에서 노래할 수 있게 돼서 요즘은 무척 행복하다.

10. 공백기에는 뭘 하며 지냈나.
이하이 : 뭔가 대단한 일을 하지는 않았다. 쉬면서 노래 연습 하는 정도? 그러다보니 생각이 많아지더라. 외롭다는 생각도 들었고 빨리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힘들기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 마음들이 다 사라졌다.

10. 힘들 땐 어떻게 마음을 다 잡았나.
이하이 : 가족들이 항상 곁에 있었다. 특히 하루 일과가 끝나면 항상 어머니와 얘기를 많이 나누곤 했다. 보통 내 이야기를 들어주시는 편인데, 내가 컨디션이 안 좋은 날에는 ‘분명 너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거다’라고 응원을 많이 해주셨다. 그 덕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혼자였다면 외로웠을 것이다.

10. 다행히 음원 성적이 무척 좋았다. 음반 발매와 동시에 타이틀곡 ‘한숨’으로 8개 음원사이트 1위를 올킬했고, 수록곡 줄 세우기에도 성공했다.
이하이 :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오랜만에 나오는 거라, 사실 생각이 많았다. 사람들이 10대 때의 내 모습, SBS ‘K팝스타’ 때의 어린 소녀의 이미지만을 기억할 것 같았거든. 음반이 발매되는 날 에픽하이 오빠들과 함께 음원사이트를 모니터하고 있었는데, 높은 순위에 올라 무척 기뻤다.

10. 가장 크게 변한 것은 당신의 나이이다. 열여덟 소녀에서 스물한 살 여인이 됐는데, 혹시 성인이 된 것이 음악적인 변화를 초래하기도 했나.
이하이 : 조금 다른 것 같다. 예전에는 콘셉트나 색깔에 있어서 귀여운 면모를 많이 보여주려고 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조금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다. 그래서 음반 작업을 할 때에도 가사나 감정에 대해 타블로 오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하이

10. 타이틀곡 ‘한숨’의 경우 기존의 목소리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이하이 : 티저 영상이 공개됐을 때에는 ‘이하이 목소리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한숨’을 타이틀곡으로 골랐다. 딱히 창법을 다르게 했다기보다는, 접근을 달리 했다. 뭔가 위로가 될 수 있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다행히 많은 분들께서 그걸 어색하게 느낀다거나 ‘예전처럼 불렀으면 좋겠다’는 이야기 없이 노래를 즐겨주시더라. 그 또한 내게는 위로가 됐다.

10. 위로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한숨’ 가사가 어린 나이에 전달하기에 쉬운 메시지는 아니다. 혹시 바탕이 된 경험이 있었나.
이하이 : 공백기가 길어서 혼자 생각할 시간이 많았다. 물론 다른 분들보다 내가 더 힘들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그 시간동안 느낀 게 많았다. 그냥 이런 생각이 들었다. 멋진 노래를 하는 것도 좋지만,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고 치유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다는. ‘한숨’이란 노래를 들으면서 나도 많이 공감했고 위로도 많이 받았다. 내가 이 노래를 100%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어도 7~80%는 이해하고 불렀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뮤직비디오를 보면 나 외에도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을 수는 없어도, 많은 분들의 공감을 얻고 싶었다.

10. 종현과 이하이의 조합이라는 점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이하이 : 처음에는 이 노래가 종현 선배님의 노래인 줄 몰랐다. 타블로 오빠에게 ‘위로가 되는 노래를 하고 싶다’고 말했더니 내게 꼭 맞는 노래가 있다고 하면서 이 곡을 들려주시더라. 종현 선배님의 곡이라는 것은 녹음을 하면서 알았다. 가사나 멜로디 라인이 사람들의 마음을 많이 움직이더라. 다음에는 슬픈 노래 말고도 신나는 노래를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다.

10. 종현과의 작업은 어떻게 진행됐나.
이하이 : 따로 만나서 작업을 한 것은 아니었고, 타블로 오빠를 통해 노래를 들려드리고 그에 대한 코멘트를 받았다. 만나보고 싶지 않았냐고? 물론 만나고 싶다. 고맙다는 인사도 직접 드리고 싶다. 그렇지 않아도 종현 선배님의 라디오에 출연할 계획이다.

10. 종현 외에도 여러 힙합 아티스트와 협업했다. 위너의 송민호를 비롯해 래퍼 인크레더블, 도끼가 피처링으로 참여했는데, 세 사람과의 작업은 어떻게 성사됐나.
이하이 : 송민호 오빠는 같은 회사 식구이기도 하고 실력이 출중하다는 걸 알고 있어서 편하게 작업할 수 있었다. 인크레더블은 Mnet ‘쇼미더머니’를 통해 한 번 뵌 적 있다. 개인적으로 그런 랩 스타일을 좋아한다. 여유가 있으시더라. 도끼 오빠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었다. 젊지만 패기 넘치고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가수를 찾던 중, 도끼 오빠가 적임이라고 생각해서 요청을 드렸다.

10. 하이수현 활동 중에는 아이콘의 바비와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쇼미더머니’ 우승자(바비, 시즌 3), 준우승자(송민호, 시즌 4) 모두와 작업한 셈인데, 두 사람이 어떻게 달랐나.
이하이 : 바비 오빠는 좀 더 역동적이고 자연스러운 리듬감이 있는 것 같다. 랩에 멜로디를 넣기도 하고, 코러스에 맞춰 노래 애드리브를 넣기도 하더라. 그런 자연스러운 무드가 좋았다. 민호 오빠는 랩을 정말 잘 한다. 가사에도 놀랐고 랩하는 모습에도 놀랐다. 완성형 같았다.

10. 프로듀싱에는 타블로가 도움을 줬다. 그는 어떤 프로듀서였나.
이하이 : 편하게 작업했다. ‘어떤 음악을 하고 싶니’, ‘어떤 가사를 넣으면 좋겠니’, ‘어떤 색의 음악을 만들고 싶니’ 등, 끊임없이 대화를 나눴다. 편했다. 많은 걸 지적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한 가지를 지적해주신다. 내가 헤매고 있다고 생각할 때 길을 잡아주시는 느낌이었다.

10. 그 한 가지 지적을 통해 성장한 부분이 있다면?
이하이 : 감정이 더욱 성숙해진 것 같다. 쉬면서 영화를 많이 봤는데, 특히 예전에 봤던 영화를 여러 번 다시 봤다. 예전에는 들지 않았던 생각이나 감정이 생기더라. 심지어 애니메이션을 봐도 뭔가 다르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새로운 감정도 나올 수 있었다.

이하이

10. 음반 타이틀이 ‘서울라이트’이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좀 더 설명해 달라.
이하이 : 그동안은 ‘이하이 = 팝송을 잘 부르는 여자 아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나는 경기도 부천에서 자란, 토종 한국인이다.(웃음) 서울의 멋짐을 표현하면 어떨까 생각해서 결정하게 됐다. 서울 어디를 가도 멋진 곳이 많은데 굳이 해외에 나가서 뭔가를 찍을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 무엇보다 내 곡에 팝적인 요소나 힙합적인 요소, 메트로 느낌도 많은데, 그 역시 한국적인 면을 표현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10. 방금 이야기한 팝, 힙합, 메트로는 모두 외국 음악에 뿌리를 둔 장르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떻게 한국적인 색채를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한국적인 음악이 당신의 목소리 안에서 어떻게 표현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달라.
이하이 : 최근 대중음악의 흐름을 보면, 하나의 장르로만 몰리는 게 아니라 비주류 장르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더라. 사람들이 원하는 모습만 보여줄 게 아니라 다양한 색깔을 보여줘도 다 수용해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팝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 안에 한국적인 색깔을 담아보면 좀 더 독창적인 음악이 나올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한국적인 색깔이란 건… 한(恨)의 정서가 포인트 같다. 곡의 장르나 색깔로 구분 짓는 게 아니라, 한이 담긴 노래가 진정한 한국의 소울이 아닐까? 나 역시 한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내 안에 한이 깃들어 있는 것 같다. 한국어로 노래할 때에도 내 목소리에 창(唱)의 요소가 있는 것 같다. 다만 그것을 너무 올드하지 않게 표현해내는 게 관건인데, 어떻게 들으셨을지 모르겠다.

10.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이하이 : 피비 알엔비(PB R&B). 개인적으로 제다이(JEDIII)라는 아티스트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그런 풍의 노래를 음반에 꼭 넣어보고 싶다. 대표님이 좋아하실지 잘 모르겠지만(웃음), 타이틀곡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런 노래를 해보고 싶다.

10. 음반 작업에 참여한 코드쿤스트나 딘(Dean) 역시 피비 알엔비에서 굉장히 주목받는 아티스트들인데.
이하이 : 이번에는 그 분들이 하던 장르에 맞추기보다는 내 색깔을 많이 고려해서 작업을 진행했다.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피비알엔비를 구현하진 못했지만, 결과적으로 내 마음에 쏙 드는 곡이 탄생했다. 딘 오빠는 가수로서도 굉장히 좋아한 아티스트이다. 함께 작업하게 돼서 영광이었다. 코드쿤스트 역시 하이그라운드로 출퇴근하면서 많이 가까워졌는데, 언젠가는 함께 리얼 피비 알앤비를 해보고 싶다.

이하이

10. 20대가 됐다. 개인적으로 느껴지는 변화가 있나.
이하이 : 지금은 인터뷰 중이라 진지한 척 하는 것뿐인데(웃음), 실제로는 똑같다. 스스로가 아직도 10대인 것 같다. 그래서 오히려 걱정이다.

10. 그래도 음주가 가능해지지 않았나.(웃음)
이하이 : 아직 나를 10대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술을 권하시는 분들이 많지 않더라고. 그래서 내가 얘기를 꺼냈다. ‘저의 색다른 모습을 보시려면, 회식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활동이 끝나면 회식을 한 번 해보려고 한다. 내가 은근히 ‘집순이’라서 친구들도 나를 많이 안 부르더라. 내가 재미가 없어서 그런 건가? 하하.

10. 연애는 어떤가. 하이수현 활동 당시(2014년), 양현석 대표가 연애 금지령을 내렸다고 했는데.
이하이 : 그렇지 않아도 성인이 되면 연애 금지령이 풀릴 줄 알았다. 그런데 양현석 대표님이 얼마 전 ‘남자 만나면 알지?’라는 말씀을 하시더라. 부푼 마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뭔가 (연애를 하면) 가만있지 않을 것 같은 뉘앙스로 경고를 날리셔서 좀 더 생각을 해봐야겠다.

10. 양현석 대표의 말을 잘 듣나 보다.
이하이 : 너무 말을 잘 들어서 문제가 아닌가 싶다. 엄마도 걱정하실 정도다.(웃음) 색다른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는데, 아직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10. YG에서 몰래 연애를 하다가 걸리면 어떻게 되나.
이하이 : 나도 물어보고 싶다,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그런데 걸린 분들과 별로 친하지 않아서… (일동 폭소) 걸리면 어떻게 될까, 한 번 내가 겪어보면 어떨까 생각했다가 어제 대표님 얘기를 듣고 내가 잘못 생각했다는 걸 깨달았다. 하하.

10. 현재 ‘K팝스타’ 시즌 5가 방영중이다. YG에 오고 싶어 하는 참가자도 있을 텐데, 혹시 해주고 싶은 충고가 있나. 또, 당신이 느끼기에 YG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가.
이하이 : 양현석 대표는 새로운 모습, 당찬 태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을 모방해서 갖게 된 실력이 아니라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그에 맞는 태도를 갖추면 될 것이다. 우리 회사의 장점은 월드투어의 기회가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가진 독창적인 색깔을 대중성 있는 음악으로 버무려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단점이 있다면… 오랜 공백기?(웃음)

10. 하하. 공백기가 정말 힘들었던 모양이다. 쉬는 동안 회사가 원망스러웠던 적도 있었나.
이하이 : 그렇진 않다. 공백기가 1년 쯤 됐을 때에는, 난 아직도 어리고 패기와 열정이 넘치는데 그걸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속상하고 서운했다. 그런데 이젠 오히려 그게 내 장점이 된 것 같기도 하다. 덕분에 많은 분들이 내 음악을 기대해주시지 않았나. (회사에서) 아무 이유 없이 쉬게 한 것 같지는 않다.

10. 그러면 당신의 컴백이 늦어진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이하이 : 딱 하나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이유가 있었던 것 같다. 3년이란 시간이 있었기에 색다른 음악을 들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됐고, 10대 때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도 있었다. 그동안 많은 준비를 할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음악적인 내면도 자란 것 같다. (공백기가) 2년 정도였으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도 들지만(웃음), 내게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10. 대중이 왜 이하이의 음악을 좋아할까?
이하이 : 나도 아직 의문이다. 내가 처음 ‘K팝스타’에 나왔을 때 부른 노래가 ‘버스트 유어 윈도우(Bust your window)’였는데, 당시 한국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노래다. 내 색깔을 굉장히 독특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굉장히 좋아해주셨다. 감사하다. 자유분방한 모습도 많이 사랑해주신 것 같다. 그 역시 감사하다.

10. 마지막으로, 다음 음반에 대해 살짝 귀띔해 달라.
이하이 : 다음 하프 음반에서도 세 분의 피처링 가수들이 있다. 다른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많이 기대해 달라.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