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헝거’, 고전적인 정치적 순교자의 모습을 본 것 같다” 호평

[텐아시아=정시우 기자]'헝거' 진중권
영화 ‘헝거’가 진중권 교수와 함께 하는 관객과의 대화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지난 13일 CGV압구정에서 진행된 진중권 교수와 함께한 시네마톡은 아일랜드 독립 투쟁의 역사에 대해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풍부한 해설로 관객의 집중도를 높였다.

이 날 진중권 교수는 “여러분이 태어나기 전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보비 샌즈의 단식 투쟁과 장례식이 보도되었던 것이 기억난다. 당시 북아일랜드의 상황은 굉장히 복잡했는데 남북 아일랜드의 통합을 주장하는 민족주의자들과 사회주의 이념에 충실한, ‘보비 샌즈’와 같은 공화주의자들이 뒤섞여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다. 특히 영화 속 주인공인 ‘보비 샌즈’는 수감 중 보궐선거에 당선되어 영국의회에 들어간 후 관심을 끌게 되었고 더불어 그의 단식 투쟁이 전세계적으로 보도되었다”며 실제 보비 샌즈에 대해 보고 들었던 경험을 풀어놓았다.

스티브 맥퀸 감독이 이야기 한 “인간의 몸은 정치적 투쟁의 장이다”라는 말에 대해 진중권 교수는 “고전적 의미에서의 신체에 의한 투쟁의 모습이다. 역사 속 많은 정치범들이 자신의 신체를 마지막 무기로 삼았다. ‘헝거’는 신체가 하나씩 하나씩 무너지는 과정을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라며 ‘헝거’가 담아낸 리얼한 육체의 모습들을 호평했다.

또 많은 이들이 명장면으로 손꼽는 롱테이크에 대해 보비 샌즈가 단식 투쟁을 결심하기 전 내면의 갈등을 보여주기 위한 장면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진중권 교수는 “‘헝거’는 한 인간의 정치적 신념과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까지 세우고자하는 대의를 그리고 있다. 고전적인 정치적 순교자의 모습을 본 것 같다”는 총평으로 시네마톡을 마무리했다.
김홍준 영화감독, 오동진 평론가

같은 날 제5회 마리끌레르영화제가 열린 CGV청담씨네시티에서는 ‘헝거’ 상영 후 충무로 뮤지컬영화제 예술감독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김홍준 영화감독, 오동진 평론가와 함께한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되었다. 김홍준 감독 역시 ‘헝거’가 담아낸 1981년 북아일랜드의 역사적 상황에 대한 해설로 토크를 시작했다.

오동진 평론가는 “사실 해외 토픽에서 보비 샌즈의 죽음을 다뤘던 기사가 기억이 난다. 아마 고등학교 시절이었을 텐데 당시에 굉장히 큰 이슈였었고 북아일랜드 문제를 세계적인 사건으로 만든 상징적인 일이었다.”고 실제 경험담을 언급했고, 이어 김홍준 감독은 “투쟁하는 본인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증언하고 알리고 기억할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 ‘헝거’가 담고 있는 또 하나의 의미라고 생각한다. 보비 샌즈는 자기들의 투쟁의 결과로 저 멀리 대한민국에서 한 고등학생이 기사를 접하고 관심을 보낸 것만으로 보람을 느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고 영화의 주인공인 보비 샌즈가 신념을 위해 행했던 투쟁의 또 다른 의미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홍준 감독은 또한 16분간 이어진 롱테이크 장면에 대해 “개인적으로 롱테이크는 감독으로서 일종의 승부수라고 생각한다. 관객들에게 일종의 심리적 선택을 요구하는 것 같다. 내러티브상으로 필요한 장면이지만 굳이 길게 보여주는 이유는 단순한 의미 그 이상의 것은 관객들에게 직접 능동적으로 찾으라는 신호와 같다. 이러한 부분에서 스티브 맥퀸의 미디어 아티스트로서의 면모가 드러난다”며 현대미술계 거장이기도 한 스티브 맥퀸 감독의 대담한 연출에 대해 호평하기도 했다.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한 남자의 투쟁을 생생하게 담아낸 ‘헝거’는 3월 17일 관객을 만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제공. 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