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스테이션③] 이수만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텐아시아=이은호 기자]이수만

“일주일에 한 곡 씩 신곡을 발표하겠다.” 이수만은 자신 있게 말했고 관계자들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하지만, 지금 이수만의 상상은 현실이 되고 있다.

SM은 스타 만들기에 능했다. SM기획 시절 현진영을 시작으로 H.O.T., S.E.S 등을 성공적으로 데뷔시키며, 아이돌 육성의 선봉에 섰다. 이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를 통해 아이돌 전성기의 포문을 열었고, ‘한류’ ‘K팝’ 등의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해외 시장을 개척했다.

그 바탕에는 체계적인 프로듀싱 시스템과 국제적인 수준의 콘텐츠가 있었다. 지난 1998년 S.E.S의 2집 앨범에 해외 작곡가(리스토 아시카니)의 곡을 수록한 것을 시작으로, SM은 다국적 작곡가들과 협업했다. 2000년대 중반부터는 곡을 수입해오는 수준을 벗어나 해외 작곡가들을 국내로 불러들이기 시작했다. 송캠프 시스템을 통해서다. 20여 년 전 국내 최초로 A&R(아티스트&레퍼토리, 음반기획) 시스템을 시도했던 SM은 이제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수준으로 시스템을 발전시켰다.

스테이션이 가능한 것도 그 덕분이다. 1년 동안 52개의 신곡을 제작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어마어마한 양이다. 그러나 SM은 500명가량의 작곡가 풀을 가지고 상시적으로 곡을 받는다. 만약 SM이 남는 곡으로 스테이션을 버티겠다는 얄팍한 계산을 하고 있다면, 1년을 지속할 수 없다. 결국 스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건 SM의 넓은 작곡가 풀 덕분이다.

윤미래

그리고 윤미래를 비롯한 외부 아티스트의 참여는 스테이션의 가능성을 더욱 명확하게 보여준다. 만약 스테이션의 목표가 ‘소속 아티스트 띄우기’에서 그쳤다면, SM이 가진 패는 많았다. 윤미래 대신 보아나 태연, 루나를 내세울 수 있었을 테고, 첸이나 백현을 웬디와 윤아의 듀엣 상대로 짝지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SM은 기꺼이 외부 인사를 영입했다. 스타 만들기나 해외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다만, 프로듀싱 시스템 자체가 하나의 산업이 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보여주고 있다. 과거에 인물을 중심으로 시스템이 돌아갔다면, 이제는 알아서 시스템이 움직이는 식이다.

SM의 포부는 사실 물리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프로젝트라는 게 중론이었고, 자칫 용두사미 격으로 끝날 수도 있다. 그러나 SM은 새로운 역사에 도전했다. 20년간 갈고 닦은 프로듀싱 시스템을 바탕으로 말이다. 이수만의 상상이 조금씩 실현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