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스테이션①] 시장 변한다, 전략 바꿔라

[텐아시아=이은호 기자]이수만

음반 강자 SM이 음원 차트도 장악할 수 있을까.

지난 1월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이수만 프로듀서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스테이션(Station) 프로젝트의 발족을 알렸다. 당시 그는 “정통적 음원 발매 형식에서 벗어나 디지털 싱글 형식 음원을 자유롭고 지속적으로 발표, 음반뿐만 아니라 음원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디지털 싱글 음반이 처음 발매된 것은 지난 2004년의 일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한 세븐의 ‘크레이지(Crazy)’였다. 그 후 12년이 지난 지금, 국내 음반의 절반 이상이 디지털 싱글 형태로 발매되고 있다. 오프라인 시장의 축소와 더불어 디지털 싱글의 강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SM은 오랜 시간 음반 시장에서 절대 강자의 자리를 차지해왔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SM에서 발매된 음반만 해도 무려 23장에 달하고(정규, 미니 합산) 앨범 판매 10위권 내에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무려 7팀이나 랭크됐다. 특히 엑소는 정규 1집과 2집 모두 판매량 100만 장 돌파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우며 더블 밀리언셀러에 등극하기도 했다.

그런 SM이 본격적으로 디지털 싱글 시장 점령에 나선다. 스테이션 프로젝트를 통해서다. 스테이션이란 매주 금요일, 새로운 디지털 음원을 선보이는 프로젝트로, SM은 외부 아티스트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음원을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 5일 태연의 ‘레인(Rain)’으로 화려한 신고식을 치른 이후, 디오X유영진의 ‘텔 미(Tell me : What is love)’, 윤미래의 ‘비코즈 오브 유(Becuase of you)’, 웬디X에릭남의 ‘봄인가봐’,  가장 최근 윤아의 첫 솔로곡 ‘덕수궁 돌담길의 봄’까지 총 5곡이 발매됐다.

2015 음악 산업 백서

디지털 싱글이 등장한지 무려 12년. 왜 SM은 이제야 디지털 시장에 발을 들였을까. 가장 큰 이유는 음악 소비 패턴의 변화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15 상반기 음악산업 이슈’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음악시장에서 사상 최초로 디지털 음원 매출이 오프라인 음반 판매 매출 규모를 넘어섰다. 특히 2014년 기준, 세계 최대 음악 시장인 미국의 경우 전체 매출 규모는 전년대비 0.5% 감소한 반면,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 비중 및 유료 다운로드 이용자 수는 크게 증가했다. 디지털 음악 시장의 성장세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빨라진 가요 시장 흐름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실시간 음원 차트의 순위 변동이 빨라지면서, 차트 1위를 차지하는 것보다는 차트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는 게 업계의 관점이다. 지난해 빅뱅의 ‘메이드(MADE)’ 시리즈의 성공 사례 역시 좋은 귀감이 됐을 테다.

만약 SM이 음반에 이어 음원 차트도 점령한다면, 음원 매출 상승은 물론 상징적인 의미도 갖는다. 이후 국내 가요 시장에서 SM의 영향력을 다시금 입증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길 것이다.

물론,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퀄리티 유지가 그것인데,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인 만큼 초반의 컨디션을 끝까지 끌고 가는 것이 중요하다. “SM 최대 장점이 퀄리티 있는 음반과 기획력이었는데, 매 주 싱글 음원을 발표하게 되면 화력이 분산되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우려가 터무니없게 들리지만은 않는다.

스테이션이 가동된지 어느덧 한 달 째. 지금까지는 순조로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음반 시장과 음원 시장, SM은 이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까.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SM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