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젠코 마티예비치, 모든 걸 잃고 나서야 비로소 (인터뷰)

[텐아시아=김하진 기자]

밀젠코 마티예비치

“‘쉬즈 곤(she’s gone )’은 아는데 스틸하트, 그리고 저의 얼굴은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록 밴드 스틸하트의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이하 밀젠코)가 한국과의 소통을 결심한 이유다. 그의 말처럼, 국내에서 ‘쉬즈 곤’의 인기는 뜨겁다. 노래 좀 한다는 남성이라면 노래방에서 한 번쯤은 불러봤을, 그게 ‘쉬즈 곤’이다. 밀젠코는 ‘쉬즈 곤’에 열광하는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MBC ‘일밤-복면가왕’에 출연하기 위해 4개월을 노력했고, 또 다른 목표를 갖고 한국에 꽤 오랫동안 체류 중이다.

최고의 위치와 밑바닥을 모두 경험한 밀젠코는 ‘노래할 수 있는 지금’이 그저 행복하다. 록 스타의 제2의 삶, 그 첫 번째 도전이 된 한국에서 보여줄 밀젠코의 활약이 기대된다.

10. ‘복면가왕’이 매우 화제가 됐다, 어땠나.
밀젠코 : 한국말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무대를 마치고 질문이 오가는 상황에서 ‘끄덕이라’는 지시를 받았다. 한국인인가, 아닌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상황을 보면서 ‘내가 좀 잘하고 있구나, 잘 속이고 있구나’하는 뿌듯함을 느꼈다. 매우 즐거웠다.

10. 한국에 있는 동안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면?
밀젠코 : 우선, 오는 5월에 계획 중인 공연이 있다. 그래서 당분간은 한국에 있을 것이다. 중간 중간 이태원, 홍대 등을 가서 팬들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소통하는 것이 매우 즐겁다.

10. 한국의 음주문화는 접했나.
밀젠코 : 초록색 악마(소주)를 맛봤다. 진정한 악마더라. 절대 술이 취하도록 마시지 않는다. 목소리와 건강 관리를 위해서다. 지금까지 유지할 수 있는 이유 역시 건강관리를 철저하게 한 덕분이다. 담배, 마약도 하지 않는다.  재능이 주어졌을 때, 관리를 하지 않고 감사히 여기지 않으면 뺏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철저하게 관리한다. 취하지 않는 선에서 가끔 즐긴다. 한국 음식은 다 좋아한다. 가장 신나는 건 100여가지의 작은 그릇에 음식이 나와 골라 먹을 수 있는 재미가 쏠쏠하다.

10. MBC 드라마 ‘화려한 유혹’의 OST를 불렀다.
밀젠코 : ‘마이 러브 이즈 곤(My Love is Gone)’이다. 현재는 영어로 된 버전을 작사했고, 녹음도 마쳤다.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다면, 한국어 버전도 낼 계획이다. 영어 버전과 음은 같지만, 다른 방식으로 부를 생각이다.

밀젠코 마티예비치

10. 한국 기획사인 배드보스컴퍼니와 계약했다. 한국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건가.
밀젠코 : 하늘이 맺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회사가 그동안의 약속을 잘 지켰고, 모든 일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서 기분 좋다. 형제같은 관계이다. 한국에 거점을 둔 이유는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쉬즈 곤’이 유명하고, 소통되는 부분이 강해서 특별히 좋아한다.

10. 구체적인 활동이 있다면?
밀젠코 : 확정된 계획은 이번 주말 직접 부른 OST ‘마이 러브 이즈 곤’의 뮤직비디오를 찍는다. 연인을 잃은 상실감을 표현하기 위해서 수염도 자르지 않고 있다. 연인 역할은 실제 여자친구가 하며, 촬영을 위해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이후에는 라이브 콘서트를 비롯해서 ‘복면가왕’과 비슷한 TV 프로그램 출연도 계획 중이다.

10. ‘쉬즈 곤’을 불러달라는 요청이 부담스럽지는 않나. 자신의 다른 곡을 추천한다면?
밀젠코 : 그 요청은 전혀 부담스럽지도, 지겹지도 않다. 오히려 영광이고, 행복하다. 5월에 신곡이 나올 예정인데,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지금까지 나온 곡들도 물론 들어봐주면 좋겠다. 좋아하는 곡이 많아서 모두 나열할 수는 없지만, 지금 가장 먼저 생각나는 건 ‘캔 스탑 러빙유(Can’t Stop Me Lovin You)’이다.

10. ‘쉬즈 곤’이 한국에서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밀젠코 : ‘쉬즈 곤’에서 나타나는 열정과 한국인의 열정이 통하는 것 같다.

10. 한국은 고음을 잘 지르면, 노래를 잘한다로 이어진다. 당신이 생각하는 고음은 무엇인가.
밀젠코 : 저음으로도 충분히 많은 걸 표현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고음도 하나의 표현 방법이다. 바닥부터 끄집어 내는 고음은 표현되어지는 힘이다.

10. 사고로 머리 부상을 입었다. 현재 상태는 어떤가.
밀젠코 : 지금 많이 나아져 건강한 상태지만, 당시에는 굉장히 힘들었다. 7개월 정도는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기억력도 상실했다.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못했지만, 현재는 좋다.

10. 부상으로 고음을 부를 때, 통증이 있다고 하던데.
밀젠코 : 부상 이후 같은 해에 어머니와 형제를 모두 잃었다. 최고의 록 스타였다가, 친구의 집에서 얹혀 사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아플 정도로 고통을 겪었다. 그 고통이 끝날 즈음에는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다. 모든 걸 잃었던 상태였지만, 바닥을 치고 0이 됐을 때 비로소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 썼던 곡이 ‘굿 투 비 얼라이브(Good To Be Alive)’이다. 살아 있어서 참 좋다. 축복받은 사람이구나를 느꼈다.

10. 스틸하트는 해체인 것인가.
밀젠코 : 해체 상태는 아니다. 지난해에도 공연을 했고, 앞으로도 할 것이다. 스틸하트 외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사랑하고 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노래부르는 걸 사랑하고 그로 인해 열정을 느낀다.

밀젠코 마티예비치

10. 한국에서의 음악 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밀젠코 : 한국의 밀젠코 아시아 밴드 결성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현재 한국 음악을 배우고 접하고 있다. 몇주 후 똑같은 질문을 받으면, 그때는 좀 더 이야기할 것이 많을 것 같다. 현재,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건 아니지만 락페스티벌도 불러만 주신다면 무대에 서고 싶다.

10. 어쩌면 제2의 인생이기도 하다.
밀젠코 : 설렌다. 사실 지난해까지는 힘들었다. 이제는 모든 짐을 벗은 것 같은 느낌이다. 올해부터는 세계로 뻗어나가고 싶다는 목표, 그중에서도 가장 열정을 느낀 한국에서 시작하고 싶다. 기대했던 것만큼 모든 것들이 아름답게 이뤄지고 있어서 행복하다.

10. 또 다른 삶을 한국에서 시작하게 됐다.
밀젠코 : 한국에서 활동하는 이유는 처음 왔을 때부터 뜨겁게 환영해주고, 음악적인 면에서 선택이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있는 그대로, 투명하게 수용해주시고 좋아해준다는 것이다. 감사하고, 영광이다. 그래서 찾게 된다. 다 내놓고 투명하게 보여주고 싶은데, 그걸 다 받아들여주는 것이 한국의 음악팬들이다.

10. 당신에게 음악은 무엇인가.
밀젠코 : 노래를 부르는 건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고, 영혼을 연결하는 좋은 방법이다. 내 안의 모든 것, 생각과 영혼 등을 밖으로 표출하는 게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많이 사랑한다.

10. 현재의 관심사는?
밀젠코 : 자유롭고 싶다. 미국 집도 곧 내놓을 계획이다. 여행을 다니고, 무게감으로 느껴질만한 모든 걸 버리고 싶다. 그 어떠한 부담을 느끼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이루고 싶은 일을 이루고 싶다.

10. 앞으로의 밀젠코,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밀젠코 : 세계로 뻗어나가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고 영혼에 닿을 수 있는, 감명을 줄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