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거’ 스티브 맥퀸 “역사책에 써있지 않은 것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텐아시아=정시우 기자]헝거

‘노예 12년’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거머쥔 스티브 맥퀸 감독의 데뷔작 ‘헝거’가 오는 3월 17일 개봉하는 가운데 그가 직접 밝힌 영화의 연출 의도가 공개돼 눈길을 끈다.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진 한 남자의 저항을 통해 자유가 목숨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영화 ‘헝거’는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맞섰던 아일랜드공화국군 IRA의 주요인물 ‘보비 샌즈’의 삶을 생생하게 담아낸 작품.

스티브 맥퀸 감독은 열 두 살이었던 1981년, 북아일랜드 메이즈 교도소에 수감되어 단식 투쟁을 감행, 전세계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며 매일 밤 텔레비전에 등장했던 보비 샌즈의 강렬했던 모습을 성인이 되고 난 후에도 잊을 수 없었고 자신의 데뷔작에 담아내고자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아이가 먹기를 거부하던 모습이 기억납니다. 아이의 어머니는 음식을 먹지 않으면 식탁에서 내려갈 수 없다고 말하지만, 아이에게는 먹지 않는 것만이 그 순간 부모님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인 것입니다.”라는 일화를 언급하기도 했다.

스티브 맥퀸 감독과 공동 각본가 엔다 월시는 당시 시대상에 대한 여러 서적을 읽은 후 실제 보비 샌즈가 수감되었던 메이즈 교도소를 방문했고 그 장소가 가진 역사성에 압도되었다. 두 사람은 당시에 복역했다가 석방된 전 수감자들과 교도소에서 사망했던 수감자들의 동료들, 그리고 그곳을 방문했던 신부님들을 만났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은, 실제 그 곳에서 있었던 일들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고 당시 메이즈 교도소의 수감자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관객들이 직접 보고 듣고 생생하게 느끼는 것에 주력하고자 했다.

또한 수감자들의 시각에서뿐 아니라 교도관들의 시각에서도 사건을 보여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단순한 ‘영웅’이나 ‘희생자’라는 개념 없이 객관적 입장에서 관객이 직접 생각하길 바랬다.

이러한 연출 의도가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보비 샌즈와 도미니크 신부가 펼치는 24분 간의 대담 장면으로, 스티브 맥퀸 감독은 ‘단식 투쟁은 자살인가 타살인가’, ‘자유는 목숨보다 중요한 가치인가’라는 질문들을 통해 보비 샌즈의 행동에 대해 관객 스스로가 생각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스티브 맥퀸의 이러한 연출은 직접 역사적 사건을 겪는 듯한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하며 최고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