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돌아와요 아저씨’, 당신은 누군가 필요하고 그래서 내가 왔다

돌아와요 아저씨 3회

SBS ‘돌아와요 아저씨’ 3회 2016년 3월 2일 오후 10시

다섯줄요약
천상계 컴퓨터 시스템의 오류로 김영수(김인권)가 차회장(안석환)의 아들 이해준(정지훈) 닮은꼴로 환생했다. 천상 메신저 마야(라미란)는 이 오류를 수습하고자 진짜 해준을 무인도에 가둬버리고, 영수는 두 달짜리 백화점 점장 해준이 된다. 영수의 저승동창생 한기탁(김수로)은 한홍란(오연서)의 몸으로 자신의 레스토랑을 빼앗고 송이연(이하늬)에게 덫을 놓은 배후세력을 캐기 시작한다.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홍란과 해준은 묘한 끌림에 불꽃같은 키스를 하고선 서로의 존재를 알아본다. 두 달짜리 해준은 차재국(최원영)과 이복형제로 조우하고, 홍란은 이연과 조작된 스캔들의 주인공 모델의 전화번호를 알아낸다.

리뷰
“당신(이연)은 누군가가 필요하고, 그래서 내(기탁)가 왔다” 홍란으로 환생한 기탁이 사랑하는 이연에게 말했다. 이 대사 한마디에 두 주인공 기탁, 영수가 천국행 기차를 마다하고 다시 환생한 목적·이유가 분명히 드러났다. 기탁은 사랑하는 이연을 구해주기 위해, 영수는 가족들을 지켜주기 위해.

이제 환생한 영수·기탁의 제2인생살이가 본격화됐다. 비록 천계 시각으로 이틀, 현세 시각으로 60여일 후 다시 천국행 기차를 타야하는 두 달짜리 인생이지만, 영수는 초콜릿 복근 매력남으로, 기탁은 절세미녀로 거듭났으니 이 정도면 다시 현세로 환생할 만하다. 여기에 천계에도 컴퓨터 오류가 있다는 게 신기하지만, 여하튼 시스템 오류로 영수는 일개미 을에서 울트라 슈퍼 갑, 재벌가 아들로 환골탈태했으니 정말 죽었다 해도 여한이 없어 보인다.

그렇지만 초절정 미녀·미남이라도 과거 삶에 여한 없이, 미련 없이 살기란 불가능한 일. 영수는 비리를 저지른 자살자로, 기탁은 이연의 조폭 애인이자 배신자로 자신들이 죽은 의미가 왜곡되어 알려져 있으니 이 세상에 대한 미련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수는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옛 집을 찾아와 자신을 위해 차린 잿밥을 묵묵히 삼킨다. 영수가 자신의 영정 사진을 보며 오열하는 대목에선 다시는 이 화목한 가정으로 돌아올 수 없는 슬픔이 짙게 깔렸다. 죽음이란 이승의 끝이란 허망함이 시청자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홍길동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듯 환생한 영수(해준)가 가족들 앞에서 본인을 영수라 말하지 못하고 울기만 할 때, 가족들은 나름대로 영수를 잊고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터득하는 중이다. 어린 한나(이레)는 아빠가 자살하지 않았음을 증명해 슬픔에서 벗어나고자 하고, 다혜(이민정)는 영수의 짐을 버리는 행위로 남편을 잊고자 한다. (슬픔을 견뎌내야 하는 건 결국 살아남은 자들의 몫이라는 말,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영수(해준)의 오열 장면도, 가족들 각각 슬픔을 이기는 내용이 삶과 죽음의 짙은 페이소스를 느끼게 해주었지만 무엇보다 이번 회 백미는 영수·기탁 아재 커플이 저승동창생인 서로를 알아본 장면이었다. 우연히 술자리에서 만난 영수(해준)와 기탁(홍란)이 묘하게 서로에게 끌린 것, 그로 인해 홍란·해준 선남선녀 커플의 로맨틱한 키스와 영수·기탁 브로맨스 커플의 치명적인 키스를 동시에 접하는 신개념(?) 키스신이 탄생했다.

영수와 기탁, 서로가 환생한 정체를 안 뒤 공조할 힘을 얻었다. 만년과장 영수는 슈퍼 점장 으로 돌아와 자신을 괴롭혔던 상사에게 시원한 한방을 날렸다. 기탁은 이연의 스캔들을 조작한 모델의 휴대폰 번호를 극적으로 알아냈다. 죽어서도 현세에서 필요해 돌아온 두 주인공들이 제 역할을 찾았다. 이제부터가 진짜 드라마의 시작이다. 을이 갑이 되는 통쾌한 역전극으로 그들이 왜 꼭 돌아와야 했는지, 왜 필요한지 구슬 서 말의 이야기보따리를 꿰어낼 차례이다.

수다 포인트
– 눈 깜짝할 새 날아, 아니 취해버린 카메오 이문식
– 10m 미남 정지훈, 클로즈업할 때마다 못생김주의보
– 이민정의 친엄마가 전원주였다니… 이거야말로 역대급 반전
– 김수로·김인권 아재들의 브로맨스가 기습 키스로까지.. 으악!

이윤미 객원기자
사진. SBS ‘돌아와요 아저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