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놀러와>, 양희은 여왕님이 납셨다

다섯 줄 요약
양희은의 음악은 사람이었다. 엄마 같은 첫째 언니 양희은은 음악 인생 40년을 맞아 동생 양희경과 이성미, 박미선, 송은이 등 지인들을 에 초대했다. 양희은이 지어준 밥을 먹으며 정이든 이들은 냉철하게 직언을 해도 정이 느껴지는 양희은과 엄마처럼 챙겨주는 양희은의 이야기를 전했고 양희은은 ‘세노야’, ‘상록수’ 등 30곡이 넘는 금지곡과 라디오로 집중하느라 다하지 못한 음악으로 답했다.

오늘의 대사: “언니는 숲이에요” – 양희경
가수 인생 40년을 맞이한 양희은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대략 이렇다. 때로는 양이 줄어들지 않는 밥을 해주는 ‘엄마’이면서 애정을 듬뿍 담아 욕해주는 ‘할머니’이고, 때로는 콧소리 가득담긴 애교 많은 ‘부인’이면서 동시에 밟을수록 기운이 솟아나는 ‘잡초’고 잠은 잘 자는데 음식만은 가려먹는 ‘예민한’ 여자다. 이런 양희은을 모두 포함할 수 있는 단어는 동생 양희경이 말한 대로 ‘숲’이다. 양희은은 뮤지컬을 마친 후배에게 “야! 이렇게 할거면 하지 마라”고 직언하고 캐나다 간다는 동생을 위해 이별 파티를 열어주고 타국에 있는 동생이 발이 시렵다 말하면 각종 덧버선을 보내준다. 이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으며 눈물을 흘리는 동생에게 “전화 내용은 아무도 모르는데 너 혼자 울고 있냐”며 “청승이 뚝뚝 떨어져”라고 무뚝뚝하게 말하는 양희은. 는 지인들이 들려준, 한결같이 같은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을 품에 안아 온 양희은의 이야기 자체가 그의 음악 인생임을 보여줬다.

Best & Worst
Best: 어려워 보이지만 개그맨들이 한 번씩은 꼭 따라하는 성대모사의 대상이 양희은이다. 이 날 방송에서 양희은의 온갖 에피소드를 성대모사에 곁들여 들려준 개그맨은 송은이였다. 박미선이 양희은과 이성미가 첫째, 둘째라고 말하자 자신은 셋째 같다고 서열을 정리한 송은이는 “동생들에게 먹을 걸 주느라 못 먹었다”는 언니에게 조심스럽게 “못 먹었다면서 몸은 왜 그러세요”라며 농담하며 조금씩 입을 풀었다. 그 후 송은이는 뮤지컬을 마친 자신에게 “니가 왜 이걸 하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할거면 하지마!”라는 양희은의 독설을 따라하고 “이 약과가 보통 약과가 아니야”라며 민감한 양희은의 취향을 야무지게 전했다. 남편에게는 힘들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안뇨옹~” 이라며 코가 빠지게 애교 부리는 양희은을 따라한 게 화룡점정이었다. 데뷔 18년 차 개그맨이지만 언니 양희은에게 재롱잔치 펼쳐준 송은이가 오늘의 Best.
Worst: 방송에서 양희은, 양희경 자매 옆에서 앙상한 모습으로 자체 ‘착시효과’를 보여준 이하늘은 양씨 자매에게 정말 기가 꺾인 모습이었다. 방송 내내 이야기를 듣고 고개를 끄덕인 이상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4일 방송이 MC 유재석과 김원희마저 멍하게 만든 기 센 게스트들의 토크로 채워졌지만 길 없는 이하늘은 왠지 모르게 안쓰러웠다. 그만큼 게스트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만의 분위기를 드러낸 것일지 모르지만 길 없이 조용하게 앉아있는 이하늘이 예전만큼 활기가 없는 것 같은 느낌인 건 사실이다. 언제 다시 골방 터줏대감 이하늘의 활기찬 모습을 다시 보게 될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양희은이 대검이라면 박미선은 칼의 모양을 하고 있지만 빵만 자를 수 있는 빵칼.
– 약과도 기가 죽는 양희은, 양희경 자매.
– 김민기와 송창식이 노래하고, 전유성이 판토마임 하는 그 다방은 어디인가.

글. 한여울 기자 six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