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이시아 (1)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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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이시아. 본명은 이지아예요. 이시아는 회사에서 지어주신 이름이에요. 같은 이름의 워낙 유명하신 선배님이 계셔서 예명을 쓰기로 했어요. 본명과 비슷한 느낌이 나게 지었죠. 그런데 포털에 이시아를 검색하면 ‘이시아폴리스’(대구 동구에 위치한 복합신도시)에 항상 밀려요. (웃음)

오래전부터 연기가 하고 싶었어요. 대학도 연기 전공으로 들어갔어요. 개인 레슨도 받으면서 연기 공부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어쩌다가 가수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거예요. 본격적으로 연기를 하기 전에 이것저것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가수로 먼저 데뷔를 했어요. 일본에서 앨범을 두 장 내고 2013년까지 활동 했어요.

아이돌은 밝고 귀엽고, 항상 깜찍하게 보여야 되는 거더라고요. 배우는 자기 본 모습보다 대본에 그려진 인물을 연기로서 표현해야 하고요. 그래도 가수를 하면서 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도 하고 춤추다보니 무대 공포증이 사라졌어요. 제가 콘서트를 많이 했거든요. 덕분에 연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서도 크게 두렵지 않아요.

외국어를 좋아해요. 어렸을 때부터 영어랑 일본어를 공부했어요. 일본어는 제2외국어로 선택도 했었고, 일본에서 살았던 경험도 있어서 능숙하게 하는 편이에요. 영어는 독학으로 공부했어요. 주로 외화 대본들을 많이 봤어요. 현지 생활언어를 익힐 수도 있고, 정말 재미있어요.

연기자로 처음 드라마에 나왔던 건 MBC ‘구암 허준’이었어요. ‘구암 허준’에서는 아주 잠깐 나왔고,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 윤세나(크리스탈) 언니이자, 현욱(정지훈)의 첫사랑 윤소은 역으로 조금 더 오래 시청자들을 만났어요.

‘제 2의 한효주’라고 말씀을 해주실 때마다 감사하죠. 하지만 부담되는 별명이에요. 항상 모니터를 할 때마다 혹시 ‘발연기’를 하지는 않았을까 걱정하거든요. 화면 속에 절 보면서도 ‘이게 정말 나인가’ 싶을 때가 많아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JTBC ‘하녀들’이예요. 사극이어서 어려웠던 점도 많았는데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뿌듯했어요. 연기 때문에 욕먹지도 않았고, 시청률도 나쁘지 않았고요. (웃음)

‘하녀들’에서 맡았던 허윤옥은 악역이었어요. 되게 못된 역할이었는데 연기여도 미안한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모든 분들이 저보다 모두 선배였는데, 극중에서 주인아씨라고 사람들을 막 부려 먹어야 했거든요. 제가 선배들이라면 기분이 나쁠 것 같은 거예요. 저절로 평소에 선배들에게 잘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막내라고 연기에 대한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저한테 도움도 많이 됐던 시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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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에서 맡았던 역할은 연기하기 어려웠어요. 평소 겪지 못하는 경험이잖아요. 계속 나올 때마다 울고. (웃음) 대본을 읽었을 때는 내가 아직 표현하기 힘든 내용이 아닐까, 이걸 어떻게 연기하지 걱정이 가득이었는데 막상 촬영이 시작되니 생각보단 잘한 것 같아서 뿌듯해요. (웃음)

‘시그널’이 방송되고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 깜짝 놀랐어요. 세상에, 내가 실검에 뜨다니! 얼떨떨했어요. 사람들이 생각보다 ‘시그널’에 관심을 많이 가지셔서 놀랍기도 했고요. ‘하녀들’에서 악역을 연기할 때는 욕을 많이 먹었는데, ‘시그널’에선 아련한 이미지로 나와서 그런가. 잠깐 나오는 역할이었는데 이렇게 많이 좋아해주실 줄 생각을 못했어요. 조진웅 선배 연기에 묻어간 것 같고(웃음), 편집을 예쁘게 해주신 덕분이에요.

‘시그널’ 출연 이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정말 좋아요. 전에 길거리에 나가면 “윤옥이다”라고 알아보셨는데, 요즘에는 “이시아다”라고 불러주세요.

‘시그널’을 찍으면서 새로운 경험들을 많이 했어요. 영정사진을 찍는 것도 처음이었고, 그 사진이 진짜 장례식장에 놓이니까 기분이 더 이상하더라고요. 또, 범인한테 입막음 당하고 어두운 골목길로 끌려가는 신에서는 정말 괴한에게 끌려가는 것처럼 실제로도 너무 무서웠어요.

김원석 감독님께서 연기 지도를 해주셨어요. 감독님은 시청자들도 원경이의 마음처럼 설레야 한다고 하셨거든요. 1989년의 여자처럼 정말 조신하고 참한 느낌이 있어야 하고, 재한과 눈만 마주쳐도 부끄러워하고, 쑥스러워하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가르쳐주셨어요. 제가 차마 생각하지도 못했던 디테일한 손짓과 감정 같은 것들을 말씀하시더라고요. 정말 멋진 감독님이셨어요.

전도연 선배님이 롤모델이에요.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이랑 영화 ‘밀양’에서의 전도연 선배님이 정말 멋있었어요. ‘밀양’에서 선배님이 보여주셨던 감정 연기는 아직도 생각이 나요. 저도 나중에 전도연 선배처럼 정말 연기 잘하고, 바른 느낌을 주는 배우,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대본을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해요. 그런 다음 제가 맡은 캐릭터의 어린 시절부터 상상하죠. 마치 그 사람이 된 것처럼 어떤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직업을 가지고 있는지 하나하나 만들어 가요. 최대한 그 사람이 될 수 있게요. 그런 부분들이 아직 쉽지 않네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웃음) 강아지 두 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애들이 정말 귀여워요. 하루 종일 강아지들이랑 놀고, 밥 주고, 산책하다보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요. 집에서 드라마 ‘나인’도 다시 보고 있는 중이에요. (웃음)

캔디처럼 통통 튀는 밝은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그동안 많은 역할을 해본 건 아니지만, 나쁜 역할이나 심각한 역할만 했었거든요. (웃음)

3월에 제가 주인공을 맡은 ‘도플갱어’란 웹드라마가 공개돼요. 제가 맡은 역할은 톱모델 겸 배우에요. 극중 제 남자친구와 그의 도플갱어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을 담고 있어요. 참신한 소재라 재미있을 거고, 또 가볍게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래 기억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잠깐 반짝하고 사라지는 배우가 아닌 평생 연기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