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린의 돌고래 목청을 들을 수 있는 여섯 번의 순간

KBS <자유선언 토요일> ‘불후의 명곡2’(이하 ‘불후의 명곡2’)의 권재영 PD는 “이제 효린이가 무대에 서면 반응이 다르다”고 말했다. ‘불후의 명곡2’에서 심수봉의 ‘그때 그 사람’, 부활의 ‘희야’를 부르며 효린은 대중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효린이 처음 무대에 섰을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함성뿐만 아니라 대중의 기대치 또한 완전히 달라졌다. 허스키한 목소리, 춤을 추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음정, 그리고 무엇보다 파워풀한 고음. 이러한 키워드가 효린을 실력있는 가수로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그리고 2일, ‘불후의 명곡2’에서 민해경의 ‘미니스커트’로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무대 아래서는 10초 동안 쉴 새 없이 호탕하게 웃는 발랄한 소녀이지만, 무대에만 올라가면 목소리 하나로 좌중을 압도한다. 효린은 언제부터 이렇게 무대에 강했을까. 효린은 우리가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던 때에도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공연 등에서 꾸준하게 자신의 실력을 쌓아왔고, 선보였다. 효린의 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여섯 번의 순간을 선정했다.

효린이 처음으로 자신의 가능성을 내보인 순간이 궁금하다면.

처음 TV를 통해 효린의 실력이 인증되기 시작한 시점은 MBC <꽃다발>에 출연하면서부터였다. 효린은 비욘세의 ‘Single Ladies’를 선보이며 춤을 췄고, 안정적인 음정으로 라이브 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 장기를 보여줄 때는 보통 춤을 추는게 대부분이지만, 효린은 춤과 노래 모두를 선보였다. 처음이었음에도 자신 있게 춤과 노래를 선보이던 모습에서 그간 실력을 키우기 위해 흘렸을 땀과 눈물을 짐작하게 했다. 효린의 무대가 네티즌으로 인해 화제가 됐을 즈음, MBC <세바퀴>에 출연해 비욘세의 ‘Single Ladies’ 무대를 한번 더 보여줬다. <세바퀴>를 마치 비욘세가 출연한 <오프라 윈프리 쇼>처럼 탈바꿈시키는 효린의 공연은 역시 폭발적이었고, 패널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그리고 그 후, 효린을 제외하고 ‘Single Ladies’를 선보이는 아이돌은 볼 수 없었다. 이때부터 각종 커뮤니티를 통해 씨스타의 효린이란 이름이 언급됐다. 왜 이렇게 귀한 무대를 편집했는지 담당PD를 원망하던 그때, 효린의 ‘Single Ladies’의 연습 영상 풀버전이 인터넷에 돌았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마이크 없이 노래를 부르면서도 작은 연습실을 무대처럼 누비던 효린의 열정이 조금씩 빛이 나던 순간이었다.


효린이 가진 본연의 목소리가 궁금하다면.

지난해 12월 MBC <꽃다발> ‘뮤지컬 오디션 특집’은 효린이 가진 음악적 재능을 처음으로 평가받았던 자리이자 실력을 인정을 받기 시작한 때였다. 영화 <드림걸스>의 ‘Move’를 선보였고, 심사위원으로 출연했던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의 음악감독 장소영으로부터 “파워풀하고 열정이 느껴지면서도 또 이를 절제 할 줄 아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칭찬을 받았다. 그리고 이어지는 무대에서 실제 뮤지컬 오디션을 보듯 무반주로 노래를 불렀다. 효린은 비욘세의 ‘Listen’을 불렀고, 효린의 깊은 음색에만 모든 사람이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어진 평가에서 “고음처리, 표현력이 탁월해서 흠을 잡을 게 없다”는 평가를 들었고, 포미닛, 시크릿 등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을 차지했다. 효린이 아직 뮤지컬 무대에 서진 않았지만, 가수에서 뮤지컬 배우까지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보였던 순간이었다.


짙은 음색과 파워풀한 성량이 돋보이는 효린을 만나고 싶다면.

효린은 팝댄스곡뿐만 아니라 특히 R&B 장르의 팝송에 강하다. 그간 효린이 보여줬던 개인 무대가 비욘세나 머라이어캐리 등 팝가수의 노래이고, 팝송임에도 발음이나 감정처리가 능숙하다보니 ‘효린이 혹시 혼혈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을 정도. SBS 라디오 <영스트리트>에 출연해 ‘I Still Believe’를 부른 영상을 보면 왜 그런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지 알게 된다. 허스키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듯 한 노래이지만, 동시에 폭발하듯 슬픈 감정을 터뜨려야 하는 ‘I Still Believe’는 효린과 잘 어울린다. 효린은 리듬을 밀고 당기며 강약을 조절하는데 능하고, 화려한 애드리브를 보여주면서도 음정이 떨어지지 않는다. 특히 노래 후반부에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고음부분을 듣는다면 ‘역시’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다.


5초 만에 당신을 소름 돋게 할 수 있는 효린을 체험하고 싶다면.

씨스타가 신인상을 받았던 2010년 골든디스크 시상식에서 선보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의 ‘Ain`t no other man’ 공연을 보자.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파워풀한 고음으로 모든 이목을 집중시킨다. 끊임없이 고음이 이어지는 ‘Ain`t no other man’무대에서 멤버들과 합을 맞춰 춤을 추고, 무대 위를 활보하면서도 음정하나 흔들리지 않고 노래하는 효린은 단연 돋보인다. 그러나 이런 무대를 만들기까지 엄청난 노력이 있었을 것. ‘불후의 명곡2’에 출연했던 부활의 서재혁은 “어린 나이에 얼마나 연습을 했을 지를 생각하니 대단하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해 KBS <가요대축제>에서 효린은 비욘세의 ‘Dejavu’와 ‘Crazy in love’를 라이브로 선보이며 비욘세-머라이어 캐리-크리스티나 아길레라 노래를 소화해 냈다. 시원한 목소리가 장점이지만, 성대에 무리가 가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것은 사실. 지난 설에 방송했던 KBS <아이돌 건강미녀 선발대회>의 성대 검진 결과에서 효린은 가장 안 좋은 성대로 꼽히기도 했다. 평소에 목을 많이 쓰는데다가 호탕하게 웃는 습관 때문에 성대결절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효린의 팬서비스는 다른 건 없다. 첫째도 목 건강이요, 둘째도 목 건강이다. 효린의 노래를 오랫동안 보고, 듣고 싶기 때문이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에 효린의 목소리와 단둘이 만나고 싶다면.

효린은 씨스타의 보라와 함께 MBC <황금어장>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크리셋 미셸의 ‘Love is you’를 불렀다. 효린의 고음이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그런 느낌을 살짝 덜어낸 ‘Love is you’가 제격이다. 효린은 달콤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쓸쓸한 분위기를 담았고, 후렴구에 반복되는 “Love is you” 부분에서 피아노 반주와 효린의 노래가 극적으로 만나며 부드러운 느낌을 전달한다. <영스트리트>에서 효린의 노래 실력을 그야말로 ‘체험’한 적 있는 김희철은 “노래를 정말 잘한다”며 윤종신, 김구라와 함께 입을 모아 칭찬했다. 방송용으로 짧게 편집된 노래가 아쉽다면 ‘Love is you’의 연습동영상도 있다.


신인 답지 않은 관록과 여유가 넘치는 효린을 만나고 싶다면.

씨스타는 공개방송에서 자멜리아의 ‘Superstar’를 불렀다. 여유 있게 팬들에게 손을 흔들며 노래하는 효린의 모습은 당시 데뷔 1년차 가수로 보기 어려울 정도로 여유 있는 모습. 효린은 팀 간의 조화를 만들기 위해 적절히 화음을 만들고, 분위기를 최고조로 살려야 할 부분에서 고음을 만들어 전체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줬다. 왜 이런 아이돌을 일찍이 만나보지 못했을까. 효린은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주최한 오디션에서 1등을 차지하며 연습생이 되었지만 데뷔하지 못하고, 현재 소속사인 스타쉽 엔터테인먼트에서 2010년 데뷔했다. 아마도 박진영은 효린을 놓친 것을 아이유 다음으로 후회하고 있지는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