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브리핑] <기적의 오디션>, 당신의 꿈을 캐스팅 하는 이유

다섯 줄 요약
이번에는 미국 LA와 서울 예선이다. LA 예선에는 이범수와 김정은, 미국 드라마 < Lost > 출연했던 대니얼 대 킴이 심사위원으로 등장해 총 6명의 합격자를 선발했고 서울 2차 예선에서는 93명의 도전자가 새벽까지 진행된 오디션에 참가했다. 연기를 위해 캐나다, 파라과이에서 LA까지 온 도전자, 과거의 실수를 벗고 새롭게 도전하는 사람, 오래 묵혀뒀던 연기의 한을 푸는 중년의 남성까지. 갖가지 열정만큼이나 오디션 무대가 뜨거웠던 방송이었다.

오늘의 대사: “앞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반응하고 시선을 고정하는 게 좋았어요” – 김정은
다듬어지지 않은 도전자들을 연속으로 보여줘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심사위원의 평이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다소 어색한 도전자들의 노래나 춤, 연기 중 어떤 점이 가능성이 있는 것인지 짚어주는 ‘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과 비교해 가장 큰 경쟁력을 갖춘 부분은 바로 심사위원들의 구체적인 평이다. LA 2차 예선에서 김정은은 한국어 연기는 다소 서툴었지만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부른 도전자에게 “노래할 때 가사는 이해 못했지만 사랑 노래라는 것은 알았다. 그건 감정이 통했다는 거다”라고 말하며 본인이 합격을 주는 이유를 설명한다. 도전자의 꿈을 캐스팅하지 않는 이유 또한 같은 방식으로 드러난다. 대니얼 대 킴은 영화 과 를 연기한 도전자에게 “당신이 보여준 독백연기는 상대방을 설득해야 하는 연기였다. 예를 들어 쌍커플, 입술 이라는 대사를 할 때 왜 이런 대사를 하는지를 설득할 수 있도록 기술적으로 습득해야 한다”고 불합격 이유를 말한다. 같은 도전자에게 김정은이 합격을 줘도 “앞에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반응하고 시선을 고정하는 게 좋았다”라는 평 때문에 결과가 납득되고 오디션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다. 심사는 시청자와 도전자 사이에서 중간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TV 브리핑] <기적의 오디션>, 당신의 꿈을 캐스팅 하는 이유
Best & Worst
Best: 도전자에게 심사위원들이 즉석에서 다른 연기를 요구하는 ‘마스터의 주문’은 도전자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줬다. 한 가지 모습만으로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울 때 심사위원들은 적극적으로 이 장치를 이용했다. 곽경택 감독은 연기 경력이 있는 도전자에게 현재 단점을 지속적으로 설명을 해주며 같은 대사로 다른 감정을 표현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 후 “준 감성이 우선이 아니라 자신이 외운 대사가 우선인 것을 봤다”며 불합격을 준다. 또한 구본근 PD는 한 도전자에게 일한 경험이 많은 술집 주인을 연기해보라고 주문하며 더 극적인 감정을 지속적으로 요구했고 “얼마나 표현할 수 있는가”를 봤다며 합격을 시킨다. 각각의 심사위원들이 도전자들을 제대로 보기 위해 끈질기게 요구하는 ‘마스터의 주문’은 시청자들에게도 도전자를 집중해서 보도록 이끌고 있다. 프로그램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와 장면이 오늘의 Best.
Worst: 대부분의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더 많은 사람들을 찾기 위해 해외 오디션을 진행한다. 하지만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하는 도전자들의 오디션을 볼 때 도전자의 가능성과 향후 활동 범위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순간의 어색함은 피할 수 없다. LA 2차 예선에서도 몇몇 도전자들은 한국어가 아직 서툰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LA 2차 예선에서 특정 참가자들은 “눈빛에서 진지한 연기를 볼 수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합격했지만 그들의 연기가 너무 짧게 편집돼 합격 이유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전반적으로 매끄럽게 흘러갔지만 해외 도전자들의 연기와 평을 더 섬세하게 살릴 수 있는 편집도 필요하다.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이범수의 “중요한 순간입니다”는 어디로 갔지?
– 심사평으로 느낄 수 있는 배우 심사위원들의 연기관.
– 녹화시간이 길어지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인상적인 도전자들. 이런 편집은 이제 빤히 보인다.

글. 한여울 기자 six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