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윤지원 (1)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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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윤지원. 본명이다. 알 지(知)의 근원 원(原)을 써서 ‘앎의 원천’이라는 뜻이다. 처음엔 지원이라는 이름이 흔해서 가명을 쓸까 생각했는데, 많은 만큼 좋은 이유가 있겠지? 하하.

1994년 10월 7일, 가을에 태어났다. 여름에 태어나면 추위에 강하고, 겨울에 태어나면 더위에 강하다는 속설이 있잖아. 난 그 중간인 가을에 태어나서 그런지 추위도 잘 타고, 더위도 잘 탄다. 하하. 핫한 스물 셋이다. 현재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휴학을 하도 많이 해서 아직 2학년이다.(웃음)

tvN ‘치즈인더트랩(이하 치인트)’ 손민수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오디션을 보고 합류를 했다. 감독님이 내가 민수를 아껴줄 수 있는 친구라고 판단하신 것 같았다. 당시 ‘치인트’ 대본으로 오디션을 봤는데, 내가 원작 웹툰 팬이라 만화에 나오는 대사를 잘 알고 있었거든. 그런 점에 있어서 조금이나마 이해도가 더 깊게 보이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느낀, 나만의 손민수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그렇게 드라마를 하게 됐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덕분에 요즘 한 두 분 정도 알아보시더라.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그런지 참 신기했다. 사실, 집 밖을 잘 나가진 않는 ‘집순이’라서 많이 느껴보진 못했다. 하하.

서러움에 울기도 했다. (손)민수라는 캐릭터가 (홍)설(김고은)이 입장에서 보면 이해 못할 행동들이 많았지만, 민수 입장에선 또 달랐다. 내가 민수한테 이입을 해서 그런가? 시청자들은 설의 시선으로 볼테니까. 설이의 사자 인형을 주울 때, 그때부터 민수의 감정이 물밀 듯이 몰려들어오더라. 그 전까지는 민수의 서러움을 머리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 ‘치인트’ 연기자들이 굉장히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게 연기를 하잖아. 실제로 배우들끼리는 정말 친한사이다. 그러다가 촬영이 시작되면 각자 역할에 빙의해서 나에게 등을 돌리고. 소외된 기분에 민수의 서러움이 느껴졌다. 두 번째 팀플이 끝나고 다영(김혜지) 언니, 영곤이(지윤호), 상철(문지윤) 선배. 모두가 나를 비난할 때 결국 촬영 끝나고 울었다. 하하.

누군가에게 나는 홍설일 수도, 손민수일수도 있다. 아니면 보라(박민지)나 다영일수도. 한 사람의 내면에는 많은 모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그렇기 때문에 민수의 행동도 어느 정도 이해를 할 수 있는 거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하니까 나부터 민수를 받아들이는 데 있어 어려운 게 없더라. 민수는 특히 열등감이 있고 자존감이 낮은 친구일 뿐이다. 사실 모든 사람들에게는 열등감이나 낮은 자존감이 존재하기 마련이잖아. 정도의 차이일 뿐이지.

민수는 내게 있어 보듬어주고 싶은 아이가 됐다. 참 여린 아이잖아. 그동안 나는 괴롭히는 캐릭터는 많이 해봤어도 서러운 캐릭터는 처음이었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역할을 할 땐 생각을 많이 안했다. 이번엔 반대로 서러움을 겪어보니까 알겠더라. 나한테 괴롭힘을 당했던 역할을 맡은 배우가 느끼는 감정이 이랬겠구나 싶더라. 그들의 서러움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치인트’를 통해 든든한 동료들을 얻었다. 실제로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도 계셨는데, 아무래도 역할이 대학 선후배라서 그런지 빨리 친해졌다. 지난주에도 만났다. 하하. 그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이번 작품을 통해 든든한 ‘내 사람’들을 얻은 기분이다. 신인이다 보니 동료들이나 선배들 조언에 도움을 많이 받는다. 특히 상철 선배 역인 문지윤 선배한테 조언을 많이 구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도 처음이라서 어떻게 말해야할까 걱정되기도 하더라. 그래서 조언을 구했더니 선배가 자기 경험담을 토대로 이러저러하게 자세히 말씀을 해주셨다. 처음 문지윤 선배는 내겐 너무 선배이시기에 다가가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실제로 얘기를 나눠보니 내성적이시고 말투도 조근조근하시더라. 지금은 오히려 상철 선배한테 내가 더 장난을 많이 친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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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경험을 하려고 노력한다. 뮤지컬, 영화, 드라마, 심지어 아르바이트까지. ‘빨래’라는 뮤지컬을 했었고, 영화 ‘아일랜드-시간을 훔치는 섬’에도 출연했었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해서 인지 연기에 대해 더 폭 넓게 배운 것 같다. 나중엔 연기를 받아들이는 데에도 차이가 있는 것 같더라. 연기 이외에는 커피숍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논현동에 있는 카페였는데 사람이 진짜 많이 오더라. 엉덩이 붙일 새도 없이 커피를 만들었다. 종종 스무디랑 헷갈리기도 했고. 하하. 모두 다른 느낌인데 과정들 자체가 재밌다. 뭔가를 배운다는 건 항상 재미있는 일인 것 같다. 경험은 내 인생의 든든한 자산이 됐다.

원래 음악을 전공했었다. 중학교 때 음악 제작 및 프로듀싱 쪽으로 공부했었다. 음악을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하기까지 여러 일이 많았다. 손을 다쳐서 악기도 한동안 다루지 못하게 됐다. 그러다 입시철이 맞물렸고. 부모님과 선생님의 권유로 일단 예술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다양한 도전을 해봐라’는 조언에 연기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적다. 부상도 그렇고 회사 문제도 있었고, 여러모로 힘든 시기가 있었다. 순간 ‘이게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공부를 하기로 결심하고 학교로 돌아가는 게 무서웠다. 난 한 거라곤 이것 밖에 없었으니까. 담임선생님이 일단 돌아오라고 하셨다. 선생님이 이끌어주셔서 새로운 꿈을 꾸게 된 것 같다. 그제야 할 만큼 했다고, 그만해도 되겠다 싶었다. 그만두고 나오니 후련하더라. 할 만큼 해봤으니까. 좋아하는 거랑 잘하는 거랑 다르다고 뼈저리게 느꼈다. 한 번 꿈을 떠나보낸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큰 욕심이 없다. 음악할 땐 조급한 마음에 욕심이 많았는데, 지금은 ‘빨리’ 큰 배역을 따내고 싶다는 욕심은 없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적어졌다. 모든 면에서 많이 성숙해지고 스스로에게 관대해진 것 같다.

요즘 영화 ‘화양연화’에 빠져있다. 고전영화를 많이 보고 있다. ‘8월의 크리스마스’부터 ‘대부’까지. 한 영화를 반복해서 보는 걸 좋아하는데, 요즘은 ‘화양연화’를 보고 있다. 지금까지 한 네 번은 본 것 같다. ‘화양연화’의 주제가가 나오면서 주인공이 도시락을 들고 등장하는 신을 매번 볼 때마다 가슴이 벅차더라. 처음엔 영화가 정말 어려웠다. 반복해서 보다보니 ‘이게 예술인가’ 싶더라.

평범한 청춘인 스물 셋이다. 내 스물 셋은 그냥 평범한 것 같다. 고뇌할 땐 고뇌하고, 그러다 재밌으면 웃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친구들이랑 별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치인트’ 속 학생 느낌이 더 잘 나지 않았나 싶다. 나는 주로 초등학교 때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는데, 만나면 일 얘기 이성 얘기 다 한다. 이렇게 친구랑 어울리기도 하고 혼자 있는 것도 즐기기도 한다. 별명이 홍길동이다. 혼자 강남 갔다, 홍대 갔다해서. 하하. 즐거울 땐 즐겁고, 우울할 땐 우울한 평범한 청춘을 보내고 있다.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 좀 더 너그러워지자. 스스로를 구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발전을 위해서면 어쩔 수 없겠지만, 모두가 스스로에게 차가운 경향이 있더라. 일기를 쓰면 “못했어, 잘못이야” 이런 말들만 쓰고 있더라. 내 자신에게 좀 더 너그러워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