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이학주 (1)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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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name is 이학주. 본명이다. 오얏 리(李), 배울 학(學), 두루 주(周)다. 부모님께서 두루두루 많은 걸 배웠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어주셨다. 만물박사로 자라나라고. 하하. 옛날엔 학주라는 이름이 옛날 사람 이름 같아서 촌스럽더라. 그래서 초등학교 때 개명을 하려고 했다. 이강토로. 만화 ‘미스터 큐’에 나오는 이름이었는데 아버지가 좋아하셨다.(웃음) 개명하냐마냐 했었는데, 새 이름이 어색해서 미치겠더라. 그래서 개명을 포기하고 학주로 살기 결심했다. 하하.

조금 낯을 가리는 성격이다. 연기를 하다보니까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더라. 현장에는 사람도 많고. 그러다보니 조금씩 고쳐가고 있는 것 같다.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땐 까불기도 많이 까분다. 하하. 이런 스타일 있잖아. 낯가리다가 까부는 스타일. 친구들이랑 진지한 얘기를 안 한다. 장난도 많이 치고.

군대에서 연기자의 꿈을 꿨다. 스물두 살에 군대에 갔다. 사실 그 전까지는 연기에 대한 꿈이 없었다. 대학을 연극영화과로 들어가긴 했었는데 연출 전공이었다. 그땐 막연하게 피디나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었다. 연출을 하려면 작품 한 번 정도는 서 봐야 한다고 해서 연기를 배웠다. 배우다보니 재밌더라. 하하. 그래서 학교 워크샵 같은 데에서 연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군대를 갔는데 군대 안에서 자꾸 연기가 하고 싶더라. “아, 그 땐 왜 이렇게 못했지?”, “그땐 그렇게 했어야 하는데”,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라고 계속 생각이 났다. 그래서 “다시 해보자”라는 마음으로 제대 후에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밥덩이’라는 독립영화를 통해 본격적인 연기 생활을 시작했다. 감독이 대학 동기 형이었다. 제대를 하고 평소처럼 안부 전화통화를 하다가 “하겠냐”고 물어서 별 생각 없이 “알겠다”하고 출연하게 됐다. 하하. 당시에 초등학생이었던 어린 친구랑 연기를 했었다. 신기주라는 친구인데, 아역배우로 내공을 쌓은 프로였다. 난 신인이었고. 역시 잘하더라.(웃음) 후에는 감독 형이 사비를 들여서 ‘밥덩이’를 들고 ‘칸 국제 영화제’를 가더라. ‘칸’에서 단편영화 비경쟁부문으로 상영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나도 그때 따라갈 걸 싶더라. ‘칸’을 언제 또 가보겠어. 하하.

영화 ‘검은 사제들’의 원작 단편영화 ‘12번째 보조사제’에 출연했다. 오디션 공고가 떴었는데 그때는 몰랐다. 아는 형이 장재현 감독님께 나를 추천해 주셨더라. 그래서 뒤늦게 오디션을 보게 됐다. 다행히 감독님이 마음에 들어 하셔서 영화에 함께 하게 됐지. 촬영 3일 전인가, 뒤늦게 투입됐었다. 사실 당시에 아르바이트를 하나 하고 있었거든. 그 사이 감독님이 준비를 많이 해주셨다. 어려운 라틴어 대사들도 녹음해서 주시고 조바심 갖지 말고 촬영하라고 북돋아 주셨지. 당시 배우들과 스태프들, 모두의 스케줄을 맞추는 게 참 어려웠었는데 감독님이 조율을 잘 해주셔서 잘 마친 것 같다. 어쩌면 ‘12번째 보조사제’ 덕분에 지금의 기획사도 만나게 된 건지도 모르겠다. 당시에 지금 본부장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미팅을 가지게 됐는데, 심사숙고의 시간도 없이 함께 하자고 말씀해주셔서 지금의 인연을 맺게 됐다. 본부장님께서 ‘12번째 보조사제’ 작품을 인상 깊게 봤다고 하셨거든. ‘12번째 보조사제’은 여러모로 고마운 작품으로 남았다.

‘검은 사제들’ 강동원 선배님 역할이 ‘12번째 보조사제’에서 내 역할이었다. 처음에 ‘12번째 보조사제’이 상업 영화로 재탄생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감독님이 진짜 멋있게 보이더라.(웃음) 또 내 역할인 보조사제를 강동원 선배님이 하신다는 말을 듣고 ‘우리 감독님 성공하시겠구나’ 싶더라. 하하하. 강동원 선배님이 연기하시는 보조사제는 어떨까 궁금했다. 물론 당연히 멋지시겠지만. 하하. 막상 ‘검은 사제들’을 직접 보니 완전 다른 영화 같더라. ‘12번째 보조사제’은 구마의식만 보여준 단편 영화였는데, ‘검은 사제들’은 구마(驅魔) 이전 과정을 다 그려넣은 영화다. 구마 촬영도 쉽지 않았을 거란 걸 잘 아는데, 스토리까지 완벽히 구성해내셨으니 대단하게 느껴졌다.

촬영하면서 무서웠던 적도 있었다. 구마의식 중에 피를 맞는 장면이 있었다. 그 신을 찍고 컷이 났는데도 내가 떨고 있더라. 실제로 겪어보지 못한 공포였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촬영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무서웠었다. 집에서 잘 때 방문을 닫고 음악을 들으니 기분이 진짜 이상하더라. 그때 한대수 선생님의 ‘지렁이’라는 노래를 듣고 있었거든. 기분이 묘하게 ‘쎄’ 했다. 아직도 그 느낌이 생생히 기억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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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드라마 데뷔작은 tvN ‘오 나의 귀신님’이다. 오디션을 볼 때 유제원 감독님이 어떤 배우를 좋아하냐고 물어보시더라. 그래서 한석규 선배님이라고 대답했더니 성대모사를 해보라고 하셨다. 감독님이 먼저 선(先) 성대모사를 하시더라. 이어서 나도 성대모사를 했다. 하하. 오디션부터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신인인 내가 봐도 대본이 재미있어서 리딩할 때 신이 나더라. 역시나 방송되고 나서 주변 사람들도 다들 재밌어 하셨다. 친구들은 “너 나왔다”하면서 동영상 찍어서 보내주고 놀렸지만.(웃음) 첫 드라마 데뷔였는데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고마운 분들도 많이 만났다. 신인으로선 굉장히 행운이었던 것 같다.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매 순간마다 떨린다. 친구들끼리만 작업하다가 매체로 나오니까 위축되는 면이 없지 않더라. TV나 영화에서 봤던 선배님들이랑 함께 연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아무래도 신인이니까 그런 점에서 긴장을 했던 것 같다. 곧 내가 출연한 영화 ‘날 보러 와요’가 개봉한다. 2015년에 영화 ‘무뢰한’에 단역으로 출연했던 적이 있다. 그러니 이번이 제대로 된 상업 영화 데뷔인 셈이다. 너무 떨린다. 하하.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다. ‘날 보러 와요’ 역시 촬영 현장의 분위기가 좋아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믿는다.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잘 모르겠다. 학교 수업을 통해 연기를 처음 접했는데, 누군가의 앞에서 독백을 하고 노래를 부르고 한다는 게 낯을 가리는 내 적성에 잘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교수님이 “그렇게 할 거면 하지마”라고 자극시켜주셨다. 그 이후로 조금씩 변하게 된 것 같다. 내 연기를 재밌어하시고 좋아해주는 분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연기가 재밌어지더라. 학교 다닐 땐 대사만 잘하면 되는 줄 알았다. 말하는 것도 되게 열심히 연습했는데, 실전은 또 아니더라. 하하. 아무리 준비를 해가도 현장에서 달라지는 것들이 생기더라. 순발력이 필요한 것 같다. 사실 아직도 잘 모르겠다. 연기는 배워도, 배워도 늘 새롭다.(웃음)

내 강점은 ‘평범함’이다. ‘평범’한 연기가 좋다. 그래야 친근하게 느껴질 수 있고, 어떤 역을 맡아도 잘 스며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 ‘평범함’이 연기적으로서 납득이 돼야 매력이 될 수 있으니까. 때로는 ‘평범함’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지만. 내 ‘평범’한 매력으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싶다. 내 연기생활의 8할이 운이다. 그만큼 운이 좋았다. 우여곡절도 없었고. 앞으로 갈 길이 멀었으니 많은 일이 생길거라 생각한다. 파도에 휩쓸리지 않게 열심히 준비해야한다고 느낀다. 사실 워낙 주위에 좋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나만 잘하면 될 것 같다. 오랫동안 연기를 하고 싶다.

앞으로 달려갈 나에게 전하는 응원? 학주야, 건강만이 살길이다. 하하. 건강하자는 게 내 모토다. 다치고 아프면 내 손해잖아. 건강해야 열심히 일할 수 있으니까. 하하.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