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정태’, 당신의 홍대엔 낭만이 없다

‘홍대정태’, 당신의 홍대엔 낭만이 없다 ‘홍대정태’ 1회 tvN 일 밤 11시
“여러분, 홍대는 뭘까요? 홍대는 젊은이의 낭만이다, 요렇게 표현을 하고 싶습니다. Romance, 로맨스란 말이지요.” 영화 에서 김정태가 남긴 불후의 명대사를 살짝 비틀어 인용하자면, tvN ‘홍대정태’의 주제는 바로 이것이다. “쫄딱 망한” 가수 김정태가 아버지가 숨겨놓은 50억짜리 물건을 찾기 위해 철거 직전의 홍대 클럽을 살린다는 황당한 설정의 ‘홍대정태’는 그 과정을 통해 홍대 앞의 낭만을 보여주겠다는 시트콤이다. 그러나 제작진이 홍대의 낭만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는 의심스럽다. ‘홍대’ 혹은 ‘인디’를 대표할 수 있는 밴드 장기하와 얼굴들, 윤성호 감독의 를 인용해 ‘싸구려 커피라도 마시고 싶다’나 ‘두근두근 홍대’와 같은 에피소드 제목을 만들었지만, 그저 기표만을 빌렸을 뿐, 정작 가장 중요한 스토리는 홍대의 낭만을 대단히 오해하고 있다.

사채빚에 시달리는 김정태, 한 물 간 록 가수이자 클럽 주인 유현상, 해맑은 건지 모자란 건지 알 수 없는 직원 임정은을 비롯해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은 ‘돈 없는 찌질한 인생’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홍대 낭만의 상징이라고 볼 순 없다. 가난함에도 불구하고 찾는 것이 낭만이 될 순 있지만, 가난 자체가 낭만이 될 순 없다. 하지만 너무나도 쉽게 후자를 선택한 제작진은 결국 어디로 튈지 모르는 홍대를 재기발랄하게 갖고 놀지 못한 채 굉장히 진부한 시트콤을 만들어냈다. 애초 초대가수로 홍보됐던 싸이 대신 김정태가 공연하는 것을 보고 야유하는 관객에 대해 “낭만이 죽었네”라 단정짓고, ‘홍대 빤스녀’로 유명해진 임정은이 무대에 오르자 관객들이 다시 환호하는 모습을 보고 “낭만은 아직 죽지 않았네”라 안심하는 유현상의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도대체 어떤 ‘낭만’을 떠올려야 할까. 지금이라도 기본 바탕을 탄탄하게 다져놓고, 그 위에 홍대를 올리고 정태를 얹길 바란다.

글. 이가온 thirte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