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PEOPLE 2008│유재석에서 이효리까지

지난해 ‘Tell me’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 원더걸스는 인기를 얻는 대신 각종 루머와 가창력 논란에 시달려야 했다. 2008년 6월, 싱글 앨범 ‘So hot’이 발매되자 사람들은 복고적인 의상과 반복되는 후렴구의 레트로 콘셉트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엄마는 왜 날 이렇게 (예쁘게) 낳아놔서 내 삶을 피곤하게 하는지’에 대해 불평하는 경악할만한 가사에도 불구하고 ‘So hot’은 각종 차트를 정복하며 여지없이 성공했다. 그리고 2008년 9월, 미니 앨범 <The Wonder Years>가 발매되고 ‘Nobody’가 공개되자 논란은 스스로 잦아들었고, 원더걸스는 명실상부한 국민적인 아이돌로 존재를 각인시키게 되었다. 노골적으로 반복되는 멜로디와 치밀하게 구성된 안무는 더욱 극적으로 스타일링된 의상을 통해 그 완성도를 높였고, 이 모든 것이 구현되는 원더걸스의 무대에는 소녀그룹 답지 않은 스케일과 존재감이 있었다. 뿐만 아니라 이전의 아기자기함을 탈피해서 애절한 여인의 느낌이 묻어나는 가사는 하룻밤 사이에도 훌쩍 자라는 소녀들이 어느새 여인이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 역할을 했다. 변하고, 자라고, 성공하는 동안 원더걸스에게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었다. 그리고 성공의 수확을 풍성히 거둔 원더걸스의 2008년은 그야말로 Wonder Year이었음이 틀림없다.

2008 highlight
박진영이 화장실에 갇혀서 쩔쩔 매는 동안, 무대에서는 마법 같은 일이 벌어졌다. 똑같은 원피스를 입고 허리를 씰룩거리며 “Nobody but you”를 부르는 다섯 소녀의 모습은 만개하는 꽃봉오리처럼 아찔하고 황홀했다. 외국의 유명 사이트에 소개되고 “노가리 안주”로 패러디 되는 2008년 최고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던 그 순간, 원더걸스의 전성기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10 points
가사에 제목 등장 빈도 지수
전 국민 안무 습득 지수
무대의상 실생활 활용 가능지수
콘서트장 남초 현상 예상 지수

2009 preview
“일단 내년 초에는 콘서트가 계획되어 있다. 2월 중순쯤이 될 것 같다. 그 외에는 구체적인 계획이 나와 있는 것은 아닌데, 일단 내년 상반기에는 공백이 좀 있을 것 같다. 해외 진출은 꾸준히 준비 중이다. 어학 공부에 매진하는 정도.”

작년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1인자’와 ‘2인자’가 키워드였다. 하지만 올해에는 ‘1인자’라는 말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대신 유재석과 강호동, 그 나머지로 나눠질 뿐이다. 수많은 개성의 패널들이 뒤 섞이는 버라이어티 쇼의 세계에서 그들을 조화롭게 이끄는 그들의 역량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그러나 유재석은 올 해 MBC <놀러와>에서 많은 패널들을 자연스럽게 이끄는 진행자이면서, 동시에 ‘패밀리가 떴다’에서 빅뱅의 대성과 함께 ‘덤 앤 더머’의 캐릭터를 가지는 ‘2인자’의 모습을 함께 보여줬다. 그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패밀리가 떴다’의 MC이면서도 시트콤을 연상시키는 상황극 속에서 어수룩한 캐릭터가 되기도 했고, KBS <해피투게더>의 ‘웃지마 사우나’에서는 박명수와 짝을 이뤄 복고풍 코미디를 보여주기도 한다. 이처럼 프로그램의 성격과 게스트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유재석의 능력은 그가 과거보다도 더 업그레이드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MBC <무한도전>, <해피투게더>, ‘패밀리가 떴다’, <놀러와> 등은 모두 성공했다. 또한 에피소드마다 포맷이 바뀌는 <무한도전>, 젊은 스타들이 망가지기를 마다하지 않는 ‘패밀리가 떴다’, 중장년층 연예인을 재발견하는 <해피투게더>, 20-30대를 타겟으로 한 <놀러와> 등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모두 다양한 장르와 세대를 포섭했다. 그는 이제 ‘진행중독’의 인기 MC일뿐만 아니라, 쇼의 성격에 따라 자신의 모습을 능수능란하게 바꿀 수 있는 초강력 멀티플레이어다.

2008 highlight
<무한도전>의 ‘매니저 특집’에서 정형돈과 ‘석뱅’을 결성, ‘거짓말’ 안무를 추는 모습은 코미디언으로서 유재석의 역량을 새삼 보여줬다. 하지만 유재석 개인에게 의미있던 방송은 ‘패밀리가 떴다’에 비가 출연한 날이었을 듯. 이 날 ‘패밀리가 떴다’는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패밀리가 떴다’의 성공으로 유재석은 ‘옛날 TV’, ‘기승사’의 실패를 딛고 SBS 예능 프로그램의 정상에 올랐다.

10 points
시청률 지수
이름만 뜨면 무엇이든 기사가 되는 언론의 관심 지수
빅뱅의 ‘거짓말’에 대한 애정지수
싱글 지수

2009 preview
올해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들을 이끌며 ‘1년 365일 방송 생각만 하는’ 인생을 살 것이다. 다만 변수는 언제나 ‘일을 크게 만드는’ 김태호 PD가 있는 <무한도전>. <무한도전>은 최근 예능 프로그램 최초로 영화화를 추진 중이다. 아직 구체적인 일정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만약 실제로 진행된다면 유재석이 한의원에서 침을 맞는 회수는 더 늘어날 듯.

‘나, 이효리다.’ SBS <일요일이 좋다> ‘패밀리가 떴다’에서 벌어진 박예진과의 잘난 척 대결에서 이효리가 던진 이 한 마디는 현재 연예계에서 그녀가 가진 무게감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녀는 이제 ‘패밀리가 떴다’에서 쌩얼에 몸빼 바지를 입고 남자 출연자들에게 나이 때문에 구박을 받는 전직 요정 ‘육오걸’과 MKMF에서 빅뱅과 함께 폭발적 무대를 만드는 최고의 퍼포머 모두를 아우르는, 대체 불가능한 브랜드가 되었다. 올해 초만 해도 그녀는 SBS <일요일이 좋다> ‘체인지’에서 시민에게 ‘이제는 나이가 많아 섹시한 건 별로다’는 말을 들었고, 자신의 일상을 담은 M.net <오프 더 레코드 효리>에서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했지만 ‘이효리 싸이월드 구경하는 기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녀는 이 상황을 정공법으로 돌파했다. 즉 이미지 변화를 꾀하는 대신 3집 타이틀곡 ‘유고걸’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섹시함을, ‘패밀리가 떴다’로 서른의 여가수만이 보여줄 수 있는 털털함을 보여준 것이다. 시속 150㎞ 직구가 통하지 않을 때 변화구 대신 시속 170㎞ 직구를 던지는 무모함, 혹은 자신감이야말로 그녀가 자신의 이름을 자랑 삼아 이야기 할 수 있는 근거일 것이다.

2008 highlight
11월 15일 MKMF에서 이효리와 빅뱅이 펼친 <Scandalous>는 아마 이효리에게뿐 아니라 역대 MKMF 무대에서도 손꼽힐 퍼포먼스로 기억될 것이다. 한 명 한 명 폭발적 에너지를 지닌 빅뱅 다섯 멤버에게 밀리지 않고 꽉 찬 무대를 연출한 건 물론이고, 마지막 곡 ‘10 Minutes’으로 2003년 솔로 데뷔부터 지금까지 슈퍼스타였던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했다.

10 points
아이돌 팬클럽 염장 지수
서른 살 희망의 증거 지수
라면 스프에 대한 애정 지수
스모키 메이크업의 효과 증명 지수

2009 preview
현재 최고 시청률의 예능 프로그램 ‘패밀리가 떴다’에서 보여주는 예능감과 8만여 장의 음반 판매량 및 음원 차트에서의 선전은 내년에도 공연과 예능 모두에서 이효리가 활약할 것을 예상하게 한다. 특히 12월 19일과 20일에 열리는 첫 단독 콘서트는 2008년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2009년에도 역시 ‘이효리’일 그녀의 건재함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동안 장미희를 표현하는 말은 두 가지였다. “아름다운 밤이에요!”와 “똑 사세요~”. 영화 <적도의 꽃>과 <사의 찬미> 등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여배우는 나이가 들어도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오히려 그 미모로 인해 현실이나 대중으로부터 멀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올해 김수현 작가의 KBS <엄마가 뿔났다>에서 평생 공주처럼 살아 온 부잣집 사모님 고은아 역을 맡으며 장미희만이 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었다. 세련된 화장과 빈틈없는 옷차림, 나잇살 따위는 조금도 붙어 있지 않은 늘씬한 몸매는 장미희가 사실은 평생 고은아처럼 살고 있었던 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할 정도로 캐릭터와 딱 떨어졌고, 철없고 이기적이지만 순수하고 귀여운 구석이 있는 이 ‘소녀 시어머니’는 어디서나 화제의 중심이 되었다. <엄마가 뿔났다>의 종영 후 장미희는 젊은 여성 연예인들의 주 무대였던 프로 야구 한국 시리즈 시구석에 올라 십대처럼 발랄한 모습으로 공을 던졌고 <보그>와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콘셉트의 화보를 찍었다. 오달수, 유해진, 이문식, 이민기 등 네 남자를 거느리고 출연한 휴대폰 광고 시리즈에서는 영어 회의를 제안해 놓고 자기 차례가 되자 “피니쉬-”라고 야무지게 잡아떼는 사랑스러운 부장님을 연기하기까지 했으니 앞으로도 장미희에게서 나올 수 있는 캐릭터는 무궁무진할 것 같다. 하지만 무엇을 하더라도 장미희에게 변하지 않을 한 가지가 있다면 그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사라지지 않을 여인의 향기다.

2008 highlight
<엄마가 뿔났다>에서 평생 고은아에게 꼼짝 못하고 살아 온 남편 김진규(김용건)은 마침내 “이혼해. 이 마귀할멈아!”라는 폭탄선언을 한다. 그리고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싶으면 무릎을 꿇고 사과하라는 김진규의 요구에 고민하던 고은아는 어쩔 수 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는…듯하더니 발딱 일어나며 “됐죠?”라고 우긴다. 이기적이지만 어린애 같아서 도저히 미워할 수 없는 고은아의 캐릭터는 바로 이 순간 완성되었다.

10 points
20대 여성도 울고 갈 애교 지수
사모님들이 따라하고 싶은 스타일 지수
관리의 중요성 가르침 지수
남들과 함께 늙어 가는 배려심 지수

2009 preview“드라마는 끝났지만 요즘은 해외를 오가며 화보 등을 촬영 중이라 여전히 바쁘다. 영화와 드라마, 차기작 제안은 많으나 심사숙고 중이다. (웃음)”

“깎아놓은 밤톨처럼 생겼다.” MBC 일일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서 이문식은 극 중 PD로 출연하는 전진의 얼굴을 이렇게 묘사한다. 그렇다. 그는 잘 생겼다. 춤도 잘 춘다. 심지어 아이돌 스타다. 그런데 이렇게 웃길 줄이야. MBC <무한도전>의 ‘돈가방을 갖고 튀어라’를 시작으로 펼쳐진 전진의 ‘예능 본능’은 불과 몇 달 만에 방송 3사로 퍼져나갔고, 그는 이제 오락 프로그램의 블루칩으로 자리잡았다. <무한도전>에서 다른 멤버들보다 우월한 외모를 가졌음에도 함께 망가질 수 있고, SBS <야심만만>에서는 어느새 ‘전프라 진프리’라는 별명과 함께 ‘영상편지’라는 자신만의 코너를 만들어내는 ‘예능감’을 가진 것이 그다. 또한 전진은 인터넷 UCC의 오프라인 침공과 가수들의 예능 프로그램 진출이라는 올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벌어진 중요한 이슈들의 아이콘적인 존재였다. 그는 가수가 예능 프로그램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보여준 모범 사례고, 인터넷에서 ‘전스틴’ 동영상으로 희화화된 뒤 <무한도전>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캐릭터로 안착한 그의 성공기는 인터넷과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결합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인터넷과 가수들이 오락 프로그램을 침공하기 시작했다. 그 앞에 선 것이 전진이다.

2008 highlight
‘전스틴’과 ‘빠삐놈 리믹스’는 전진을 디씨 인사이드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그가 ‘예능인’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무한도전>에서 그의 예능 감각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림픽 특집’에서 엉덩이로 젓가락을 부러뜨리는 것까지 열심히 했던 전진의 모습은 시청자들이 그를 ‘예능 늦둥이’로 인식하도록 만들었다.

10 points
‘빠삐놈’과의 궁합 지수
인터넷의 패러디에도 웃는 대인배 지수
카메라에 대한 욕심 지수
일부러 못해서 웃기려는 의지 지수

2009 preview
“내년에도 열심히 하겠다. (웃음) 정규 2집 앨범으로 가수 전진의 모습도 제대로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에도 도전하고 싶다.”

글. 강명석 (two@10asia.co.kr)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글. 위근우 (eight@10asia.co.kr)
글. 윤희성 (nin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편집. 이지혜 (seven@10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