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성득 안무가가 말하는 방탄소년단 그리고 ‘런’ (인터뷰)

[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손성득 안무가(가운데)와 방탄소년단

손성득 안무가(가운데)와 방탄소년단

그룹 방탄소년단이 확실한 대세가 됐다. 지난 11월 30일 공개된 미니앨범 ‘화양연화 pt.2’ 타이틀곡 ‘런(Run)’이 각종 음원차트 1위를 차지했다. 지난 2013년 데뷔해 꾸준히 글로벌 팬덤을 쌓았던 방탄소년단은 이제 팬덤을 넘어 음원차트 정상까지 이룩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곡 ‘노 모어 드림’부터 강렬한 퍼포먼스와 칼군무로 매력을 알렸던 그룹. 이번 타이틀곡 ‘런’ 퍼포먼스 또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번 컴백을 앞두고 지난 27~29일 열린 단독콘서트에서 ‘런’ 무대를 팬들에게 먼저 공개했다. 또, 2일 열리는 ‘2015 MAMA’에서 ‘런’ 무대를 방송 최초 공개하면서 역대급 컴백 스케일을 자랑한다. 퍼포먼스 최초 공개에 대한 큰 의미를 담은 것. 그만큼 ‘런’ 무대에 쏠리는 기대가 크다.

‘런’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는 단순히 퍼포먼스를 잘했던 그룹이라 거는 기대가 아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4월 ‘화양연화 pt.1’ 활동 이후 월드투어를 성공적으로 끝마치며 또 한 뼘의 성장을 이뤘다. 데뷔 전부터 함께했던 손성득 안무가와의 팀워크도 더 끈끈해졌다. 더 많아진 무대 경험만큼,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 표현력도 더 성장했을 터. ‘런’ 퍼포먼스에 대한 기대는 방탄소년단의 성장에 대한 기대가 함께 녹아있다.

손성득 안무가 인터뷰를 하던 날, 방탄소년단의 ‘이틀 째 연습 중’인  ‘런’ 안무 연습 영상을 보게 됐다. ‘이틀째’라는 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완성된 모습이었다. 손성득 안무가도 “습득력이 빨라졌다”며 방탄소년단의 실력에 고개를 끄덕였다. 손성득 안무가는 ‘런’으로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그에게서 방탄소년단의 성장과 신곡 ‘런’에 대해 들었다.

Q. 방탄소년단을 데뷔부터 함께 했어요. 지금의 방탄소년단을 보면 감회가 남다를 것 같아요.
손성득 : 제일 큰 차이점은 빨리 외워요. 정말 지금은 나비가 됐어요. 예전엔 멤버들이 실제로도 못했고, 진이나 랩몬스터는 걷는 것도 어색한 애들이었는데 지금은 우리가 ‘이틀인데도 다 외웠네’라고 할 정도로 놀라요. 데뷔 때는 표정이나 제스처, 시선까지 잡아줬는데 지금은 수월해졌어요. 또 제가 쉴 때는 제이홉이 알아서 부족한 것을 시키면서 연습에 체계가 많이 잡혔어요.

Q. 예전 인터뷰에서 제이홉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한 적이 있어요. 안무 연습에 있어서 제이홉 역할이 큰가 봐요.
손성득 : 제이홉은 지금도 역시나 여전히 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제이홉이 춤을 잘 춰서 체력이 좋다고 하는데 생각보다 말라서 체력이 좋은 것도 아니예요. 하하. 그런데 연습에 대한 사명감이 있어요. 애들을 많이 이끌어가는 분위기에요.

Q. 이번 ‘런’은 콘서트로 먼저 공개가 되요. 평소 컴백을 준비할 때랑 다를 것 같아요.
손성득 : 팬들이 제일 먼저 보는 것이니까요. 따로 쇼케이스를 하는 것도 아니고, 계속 해외 콘서트를 하고 컴백 전 마지막으로 서울로 왔는데 그런 시점에서 팬들에게 제일 먼저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커요.

Q. ‘런’을 처음 딱 들었을 때 어땠나요?
손성득 : 처음엔 막막했어요. 안무를 짤 때 한 번 꽂히지 않으면 쥐어짜는 스타일이에요. ‘런’은 그나마 수월했던 것이 ‘아이 니드 유(I NEED U)’의 연장선이고, 우리가 계속 청춘을 이야기하고 있었잖아요. 아름다운데 슬프고, 불안하고. 제목도 ‘런’이고, 울면서 달리는 느낌적인 틀은 많이 나왔죠. 프롤로그나 뮤직비디오나 이전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났어요. ‘런’ 안무의 엔딩이 나비예요. 저번엔 꽃이면 이번엔 나비죠. 엔딩 때 나비로도 끝나고, 달리는 동작만 하면 너무 뻔하니 애들이 슬프고 파워풀한데 그 안에서 섹시한 느낌을 놓칠 수 없었어요.

Q. 그러고 보니 진 파트는 ‘아이 니드 유’랑 비슷한 느낌도 있어요.
손성득 : 구성 자체가 그렇긴 해요. 진이 부분에서 클로즈업을 했을 때 나비를 잡아서 보내는 액팅이 있어요. 이 부분을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해요.

Q. 또 카메라가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다면요.
손성득 : 나비가 제일 중요해요. 진 부분과 엔딩 부분. 사람들이 봤을 때 ‘뭐지?’ 라고 할 수도 있는데 그만큼 진이가 연기를 잘해야 해요. 또 멤버들이 춤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봐줬으면 좋겠어요. 항상 안무를 짤 때 가사에 맞춰서 안무를 표현하는 스타일인데 방탄소년단은 또 랩이 많이 들어가요. 그렇기 때문에 춤만 따로 추면 춤 따로, 노래 따로가 되버려요. 보면서 들으면서 똑같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방탄소년단이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이런 동작을 했는지 봐줬으면 좋겠어요.

Q. ‘런’에서 방탄소년단의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나요?
손성득 : 딱히 보여주겠다는 느낌보단 조금은 더 에너제틱한. ‘아이 니드 유’는 소프트하게 갔다면, 이번에는 조금은 더 에너제틱한 모습을 표현하고 싶어서 안무가 조금 더 들어갔다. 기존의 방탄소년단에 ‘아이 니드 유’를 섞은 느낌이에요.

손성득 안무가와 방탄소년단

손성득 안무가와 방탄소년단

Q. 안무나 콘셉트를 짜는 것에 있어서 멤버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나요?
손성득 : 멤버들도 가사를 쓰니까 이야기를 많이 해요. 제가 안무를 짤 때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으면 ‘이게 좋을 것 같다’식으로 의견을 표현하죠. 개인 파트 부분들도 액팅이나 자기들이 알아서 해요. 꼭 해야 하는 것들은 짚어주는데 다들 스스로 연구를 하고 와요. 1을 말하면 10을 해오죠. 솔직히 다른 가수들에 비해서 방탄소년단을 만난 게 운이 좋은 것이에요. 아무리 안무를 잘 만들어도 누가 하느냐가 중요한데 1짜리 안무 만들면 10으로 해주는 것 같아서 정말 좋아요.

Q. 지금까지 작업했던 것 중 가장 뿌듯한 방탄소년단 안무는 무엇인가요?
손성득 : ‘노 모어 드림(No more dream)’이랑’ 위아 불렛 프루프 파트 2(We Are Bulletproof Pt2, 이하 위불프2)’, ‘좋아요’까지가 좋아요. ‘좋아요’는 지금도 콘서트에서 들으면 짠해요. ‘노 모어 드림’, ‘위불프2’는 히스토리도 많고, 안무 수정도 진짜 많이 했어요. 애들도 이를 갈고 열심히 했어요. 개인적으로 제일 애착이 가고, 그것 때문에 방탄소년단이 초반에 퍼포먼스적으로 어필이 됐어요.

Q. 그렇다면 가장 아쉬운 안무는요?
손성득 : 아쉽다기 보다는 ‘엔오(N.O)’가 생각나네요. ‘엔오’의 노래와 안무를 정말 좋아하는데, 정말 너무 좋아하는데 그 앨범이 잘되진 않았어요. 빛을 많이 받지 않은 것 같아서 아쉬워요. ‘엔오’ 안무에 대해 많이 봐줬으면 좋겠어요. 해외 워크숍 같은 것을 나가면 항상 ‘엔오’를 보여줘요. 그 춤을 꼭 많이 보여주고 싶어요.

Q. ‘쩔어’ 원테이크 퍼포먼스도 화제였어요. 랩몬스터의 시작도 인상깊었고요.
손성득 : ‘쩔어’ 자체 콘셉트에 맞춰 남준이가 되게 잘했다고 생각이 들어요. 원래 원테이크 기법은 정말 예전부터 하려고 했어요. 데뷔 전부터 생각했어요. 외국 안무가들 영상을 보면 원테이크 기법이 유행했는데 한국에서는 어떻게 보면 유행이 늦었죠. 신인이 원테이크를 하기엔 좀 이른 것 같아서 ‘쩔어’ 때 시도하게 됐어요.

Q. 방탄소년단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 건 언제였나요?
손성득 : 팬들이 방송국 앞에 많은 것을 보면서도 느끼지만, 처음에 일본에 갔을 때 클럽 같은 데서 공연을 했었거든요. 그때 사람이 진짜 없었어요. 작은 공연장에서 공연하는 모습을 내려다보는데 언젠가는 우리도 더 크겠지 생각했어요. 또 오사카에 있는 케이팝 굿즈샵을 들어갔는데 방탄소년단 사진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때는 방탄소년단 앨범이 아예 일본에서 나오기 전이었어요. 그 후에 일본 콘서트를 갔는데 미국도 그렇고, 그 팬덤을 보면서 많이 성장했고, 많이 왔다고 생각이 들었어요. 이후 ‘아이 니드 유’ 활동할 때 물이 올랐다는 것을 느꼈어요. 지민이나 정국이랑 센 것만 해서 내면적인 연기를 못할 줄 알았는데 성장했다는 것이 표현된 것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죠.

Q. 이 기회에 방탄소년단 개인별 매력에 대해서 말해주세요.
손성득 : 랩몬스터는 옷을 잘 입어요. 비주얼이 처음 봤을 때 말도 안됐는데 진짜 멋있어졌어요. 하하. 옷에 관심도 많고, 진짜 제일 멋있어졌어요. 리더로서의 아우라도 나오고, 카리스마도 있고. 슈가는 진짜 생각이 깊어요. 점잖아요. 애들 중에 제일 말이 잘 통해요. 이는 맏형이다 보니 능글맞아졌는데 말도 많이 섞어요. 제일 많이 혼나던 애인데 이제는 편하고 가까워졌어요. 노련해졌죠. 진짜 긍정적이에요. 정국이는 진짜 순수해요. 데뷔 때랑 지금이랑 변함없어요. 15세 때 처음 봤던 정국이 그대로에요. 몸은 남자가 됐어요. 제이홉은 진짜 고마워요. 진짜 힘들 법도 한데 듬직해요. 팀 자체는 랩몬스터가 리더지만, 댄스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큰 힘이 되는 친구에요. 알아서 다 정리해요. 지민이는 좋은 욕심이 진짜 많아요. 연습벌레에요. 지금도 노래 연습을 정말 많이 해요. 자신이 부족한 것에 대해서 채워 나가려고 연습해요. 남아서도 연습하죠. 도 멍한 매력이 있어요. 뷔 덕분에 많이 웃기도 해요. 안무를 배울 때 안무 외에도 자신의 파트에서 무엇을 더할지 생각해줘요. 끼가 장난 아니죠. 뷔가 기억력도 좋아요. 춤에 어느 정도 재능이 있어요.

Q. 지민, 정국, 제이홉이 댄스에 두각을 나타내는 멤버잖아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손성득 : 지민이랑 정국, 홉 매력이 달라요. 홉이는 힙합 느낌이 강하고, 스트릿 힙합을 했던 친구라 연습생 때 버릇을 고치려고 고생을 많이 했어요. 테크니컬적인 웨이브, 팝핀을 잘하죠. 정국이는 힘이 좋고, 선이 예쁘고, 자신이 뭐가 예쁜지 알아요. 정확한 동작에 맛을 가미할 줄 알죠. 정석은 정국이 잘하고, 테크닉은 홉이 잘하고. 지민은 무용했던 친구라 선이 예뻐요. 소프트한데 강한 매력이 있죠.

Q. 앞으로 방탄소년단은 또 어떻게 됐으면 좋겠나요?
손성득 : 개인적으로 대중성 있게 간 것이 잘 왔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는 음악이요. 무대 퍼포먼스보다는 어떤 음악을 하든 간에 하고 싶은 음악과 진정성 있는 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돌로서의 음악이 있지만, 아이돌로서 한계도 있는데 이 친구들이 진짜 하고 싶고, 하려고 하고, 멤버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삶의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진짜 음악 잘하는 애들이에요. 가사 같은 것, 노래 쓴 것 봐도 깜짝깜짝 놀라요.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빅히트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