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윤을 둘러싸고 있는 편견들 (인터뷰)

[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이상윤01

편견,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 이상윤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지난 달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두번째 스무살’의 차현석(이상윤)처럼 까칠하고, 도도할 거란 편견이었다. 단 10분 만에 편견은 오해였다는 걸 깨달았다. 직접 얼굴을 맞댄 이상윤에게서 까칠함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친근하고 서글서글한 젊은 ‘삼촌’. 딱 그 느낌이었다.

편견은 왜 생겼을까. 이상윤의 배경엔 서울대학교 물리학과라는 학력이 있었고, 데뷔 이후 변호사, 검사, 교수 등의 다수의 엘리트 역할만을 맡아왔다. 이상윤을 엘리트라고 기억하는 건 무리도 아니었다. 완벽한 엘리트 이미지는 이상윤을 까칠하고 냉정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배우를 역할의 모습으로 기억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작은 오해. 이상윤에 대한 작은 오해는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나며 단단해져버렸다.

“이제는 소탈한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이제껏 다가가기 힘든 이미지였던 이상윤은 이제 자신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만화책을 좋아하는 평범한 남자. 이상윤은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며 대중에게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Q. ‘두번째 스무살’ 이후로 이상윤에게 빠져버린 여성 시청자들이 더 늘었다. 원래도 여성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연기자였지만. 반응이 느껴졌나?
이상윤 : 반응을 알고 있다. 사실 내가 잘한 것 보다는 지우 선배의 영향이 크다. 일단 최지우 선배님한테 감사하지. 아마 시청자들은 노라(최지우)에게 감정 이입해서 따라갔을 거다. 노라를 도와주는 내가 멋있게 보이는 게 당연했을 거고.

Q. ‘두번째 스무살’을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이상윤 : 안할 이유가 없었다. 소현경 작가님이었으니까. 작가님 글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지. 작가님의 글, 케이블채널 tvN 황금시간대. 나로선 고민할 게 전혀 없었다. 김형식 감독님도 전작 SBS ‘엔젤아이즈’의 박신우 감독님과 친해서 연출 스타일을 잘 알고 있었다. 감독님과는 첫 작업이었는데도 불구하고 호흡이 정말 좋았다.

Q. 극 중 20년간 노라에 대한 사랑을 유지했다. 꽤나 현실성이 없는 얘기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가능한 일인가?
이상윤 : 가능하지. 현석 같은 경우 20년 동안 그 사람을 쭉 봐오면서 사랑한 게 아니라 중간에 텀이 있었다. 노라가 사라지고 사랑에 대한 결과를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정지된 상태였지. 결국 20년이 흘러 노라와 다시 시작하는 상황이 된 거다. 노라와 현석, 두 사람을 보면 고등학생들 같다. 투닥거리는 게. 시간이 흘러도 마음은 그대로인 거다. 없었던 시간이었으니까. 그런 점에 있어서 누군가를 20년 사랑한다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특히 노라같은 사람이라면. 유일하게 나를 인정해준 인생의 소중한 사람인 노라 말이다.

Q. 최지우와는 MBC ‘에어시티’ 이후 8년 만이었다. 기분이 참 남달랐을 것 같다.
이상윤 : 다시 만나게 돼서 정말 영광이었다. ‘에어시티’ 땐 너무 신인이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다. 세월이 흘러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함께 연기하게 돼서 기뻤다. ‘에어시티’ 당시 나를 기억하시더라. 굉장히 감사했지. 최지우 선배 모습은 그때나 지금이나 그대로시다. 그때도 나는 까마득한 후배였고, 지금도 선배에게 한참 부족한 후배다.

Q. 호흡은 어땠나?
이상윤 : 아무래도 처음엔 선배보다 연기 경력이 한참 모자라다보니 부담감이 좀 있었다. 선배님께 잘 맞추고 싶은. 해보니 부담감은 금세 사라지더라. 최지우 선배는 함께했던 배우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었다. 선배가 먼저 인물에 완전히 몰입하니까 나 역시 반응이 나왔다. 마치 ‘핑퐁’처럼 주도권을 주고받았다. 너무 재밌어서 애드리브가 절로 나올 지경이었지. 확실히 최지우 선배는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가 있다. 그게 노라라는 인물에서 잘 표현됐다. 힘든 상황을 이겨내려는 게 연기에서 느껴지더라. 그게 참 좋았다. 계속된 시련으로 축축 처질 수 있는데 끝까지 노라는 힘을 내려고 애썼다. 때로는 안타깝기도 했지만, 대부분 재밌게 잘 표현됐다.

Q. 주로 연상녀들과 케미가 화제가 됐다. ‘내 딸 서영이’ 이보영도 그렇고, ‘두번째 스무살’ 최지우도 그렇고.
이상윤 : 나와의 케미도 있었지만, 그 분들의 캐릭터로 인해 드라마의 전체 색깔이 정해진 것도 있다. 이보영 선배와 최지우 선배는 당시 서영이와 노라라는 인물에 배우의 색깔을 완전히 입혔다. 거기에 난 따라간 것뿐이다. 잘 따라갔지. (웃음)

이상윤04

Q. 극중 연극 연출 감독이라는 직업을 연기했다. 연기자로서 연기하기 쉬운 분야였을 것 같은데.
이상윤 : 관객으로서 공연을 본 적은 있지만 직접 참여한 적은 전혀 없었다. 연기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이 배웠지. 감독님들 성격이 천차만별이잖아. 여러 감독님들의 모습을 참고했다. 또, 처음에 권해효 선배님이 등장하신다. 잠깐이었지만 내게 많은 조언을 해주셨다. 연극 연출이나 현장의 분위기나, 내가 몰랐던 연극 분야들. 내가 만약 잘못 해석하고 있으면 그때 그때 바로 잡아주시기도 했다. 선배님이 큰 도움이 됐다.

Q. 소현경 작가의 이상윤에 대한 애정이 드라마에서 드러나더라. 본인도 느꼈나? (웃음)
이상윤 : 매번 좋은 인물로 만들어주신다. 왜 잘 써주시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웃음) 늘 감사할 뿐이다. ‘두번째 스무살’ 차현석은 자칫하면 불륜 캐릭터였다. 노라에겐 이미 남편이 있으니까. 남자로서 노라를 좋아하는 감정이 너무 드러나면 안됐다. 작가님도 처음에 조심하라고 당부하셨다. 둘이 잘 어울리는 걸 떠나 아닌 건 아닌 거니까. 처음엔 이성이 아닌 감정으로 노라를 잘 챙겨주는 모습을 써주신 것 같다. 노라 남편의 불륜을 내가 먼저 알게 됐고, 시한부라는 걸 알게 되면서 저절로 친구로서 도와줄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진 거다. 이 ‘한끝차이’로 차현석은 불륜남이 아닌 로망이 된 거지.

Q. ‘한끝차이’를 표현하기 위해 연기자로서 고민이 많았겠다.
이상윤 : 그치. 그럼에도 두 사람은 멜로를 보여줘야 하잖아. 진짜 친구처럼 너무 쿨해서도 안 되고. 그 섬세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한 순간의 포인트를 찾았던 것 같다.

Q. 앞서 말했듯이 불륜으로 그려질 수 있었던 내용이었다. 실제 이상윤이라면 차현석의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 것 같나?
이상윤 : 굉장히 충격적이겠지? (웃음) 20년 전 떠났던 첫 사랑의 남편이 바람피는 장면을 목격한 거니까. 실제 상황이라면 더 충격을 받을 수도 있겠다. 20년 동안 교류가 없던 사람이잖아. 옛날에 좋아했긴 해도. 그럼 고민 없이 어느 정도 선에선 도와줄 수 있겠지. 허나 그동안 계속 친했던 친구라면 굉장히 고민이 될 거 같다. 친구의 앞날을 위해 사실을 고하고 이별을 권할 것이냐, 친구가 먼저 알 때까지 지켜봐야할 것이냐 같은. 만약 서로가 이미 마음이 없다면 진지하게 이별을 권할 수도. 아, 그럼 너무 이혼을 추천해주는 셈이 되는 건가. 모르겠다, 엄청 어렵다. 하하. 상황에 처해봐야 알겠지?

Q. 다시 만난 첫 사랑이 시한부라면?
이상윤 : 하…(깊은 한숨에 일동 웃음) 도와 줄 사람이 없다면 도와줘야겠지. (웃음)

Q. 다시 사랑한다는 뜻인가?
이상윤 : 사랑이 아니다. 아니겠지. 의리라고 해야 하나? 정? 하물며 친한 친구라도 도와줄 텐데 한 때 사랑했던 사이를 못 도와주겠는가. 우선 그 사람의 처해진 상황이 중요하다. 남편이 있는 경우 도와주고 싶어도 실례가 될 수 있으니까. 오해가 생기지 않게 잘 도와줘야지. 그러는 게 맞지 않을까? 상대방이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만 수호천사 역할을 해줘야할 것 같다.

이상윤03

Q. 노라처럼 다시 학교로 돌아간다면 하고 싶은 일이 있나?
이상윤 : 좀 더 적극적으로 이것, 저것 해보고 싶다. 도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봤을 것 같다. 그동안 난 참 소극적이었다. 새로운 시도를 꺼렸던 것 같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 취미에 대한 도전을 하지 않았다. 관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늘 기존에 하던 것만 고수하는 성격이었다. 그래서 연기자를 해보겠다는 것도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놀라운 결심이었지. 동창회 때 친구들이 많이 놀라더라. (웃음) 걱정하는 친구들도 많았고. 만약 돌아간다면 내 성격과 정반대로 살아보고 싶다. 하하.

Q.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노라의 아들 김민수(김민재) 같다. 정석적인 모범생.
이상윤 : 맞다. 나도 보면서 참 닮았다고 생각했다. 다만 나는 워킹홀리데이를 못했을 뿐. 하하. 민수처럼 해외 워킹홀리데이를 하면서 여러 문화나 사람들을 보면서 얘기도 나누고 경험해보고 싶더라.

Q. 들어보면 굉장히 소극적인 성격이다. 이런 성격이라면 배우로 전향했을 때 힘들었을 것 같은데.
이상윤 : 힘들 때 많았지. 과감히 도전해야할 때도 스스로 부끄러워 말 못할 때가 많았다. 난 남들보다 천천히 해나갔던 것 같다. 하나씩 하나씩 산을 넘었지. 해봤더니 해볼 만하더라. 재밌었고. 기회가 왔을 때마다 더 재밌게 할 수 있는 법을 찾아내고, 좀 더 재밌게, 조금씩. 이런 식으로 나아갔다. 싫은 소리도 할 줄 몰랐다. 일을 하다 보니 ‘참기만 하면 되는 게 아니 구나’란 걸 느꼈다. 이제는 거절해야 할 때를 안다. 점점 나도 변하고 있더라.

Q. 이상윤 인생에 있어서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 작품은 무엇인가?
이상윤 : KBS2 ‘내 딸 서영이’? 모든 작품이 조금씩 변화를 시도했지만 ‘내 딸 서영이’ 때 크게 변화했었지. 그땐 주변의 시선이 컸다. ‘내 딸 서영이’의 강우재는 완전 ‘상남자’잖아. SBS ‘인생은 아름다워’ 이미지가 강했던지 많은 분들이 내가 ‘할 수 있을까?’ 하시더라. 나중에 생각해보면 내 안에서 그런 모습을 찾았어야 하는데, 나한테 없는 거라는 생각에 자꾸 만들려고 하다 보니 부담이 됐던 것 같다. 포기하고 싶을 마음이 들 정도로 많이 혼났다. 그때 갑자기 오기가 생기더라. 중간에 그만두면 결론을 얻지 못하니까 어떻게든 부딪쳐보려 했다. 그렇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끌고 나갔다. 결과적으로 감사하게도 좋게 봐주셨으니까. ‘내 딸 서영이’가 끝났을 땐 강우재로 기억해주시더라. 하하.

Q. 그럼에도 학교를 포기하지 않고 졸업장을 따냈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가?
이상윤 : 졸업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졸업에 있어선 많은 분들이 조언해주셨다. 어떤 분은 ‘졸업’ 자체보다 하나의 일을 마무리한다는 의미에 중점을 두라고 얘기해주시기도 하셨고, 어떤 분은 연기 쪽으로 대학원을 진학해보라고도 하셨다. 다 맞는 얘기지. 여러 가지 이유로 대학 졸업까진 마쳤다.

Q. 배우로서 ‘서울대’의 덕을 보는 게 있나?
이상윤 : 의외로 서울대 출신 감독님들이 많다. 그 분들은 잘 아시는 것 같다. 서울대생의 한계와 장점을. 방송계 선배시기도 하니까. 서울대생은 뭐를 깨야하는지, 뭐가 필요한지 잘 아신다. 고충을 이해하시는 분들도 있고, 숨겨진 다른 면들을 활용하시는 분들도 있다. 난 재밌게도 서울대 출신 감독님들과 작업을 많이 했다. 이번에 김형식 감독님도 그렇고. 특히 김형식 감독님이 나와 스타일이 잘 맞았다. 오랫동안 고민하시고 촬영을 준비하신다. 그것 때문에 촬영이 길어지기도 했지만 나는 오히려 편했다. 나 스스로에게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는 거니까. 서울대 출신 방송인들이 모두 다 같을 순 없겠지만 어느 정도 이해하는 건 있다.

Q. 단점이 있다면?
이상윤 : 물리학을 전공하다보니 모든 현상을 이성적으로 접근하려고 하는 게 단점일 수 있겠지. 연기는 감성적으로 접근해야하니까. 특히 소현경 작가님 작품은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연기를 할 수 있는데, 그게 참 어려운 일이다. 처음엔 연기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했다. 최근에 우연히 예전 인터뷰 자료를 봤는데, 내가 물리적으로 대본을 이해한다고 말한 적이 있더라. 보고 웃었다. 선배들이 이 기사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싶었다. 하하.

이상윤02

Q. 엘리트 이미지로 주목 받았었다. 이번에도 엘리트 역할이었고. 자신의 이미지에 대해선 만족하는지. 변신하고 싶다면 어떤 변신을 시도하고 싶은가?
이상윤 : 사실 가방끈이 긴 역할들을 해 왔다. (웃음) 이제는 소탈한 모습도 보여 드리고 싶다. 친근한 모습 같은. 아니면 아예 악한 모습? 욕심나긴 한다. 배우라면 누구나 변신을 꿈꾼다. 다양한 역할과 상황에 대한 욕심이 있다. 나 역시도 변화의 기회를 갈망한다. 새로운 기회를 찾아오게끔 지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는 거지. 그렇게 또 다른 기회를 얻고. 반복하는 거다.

Q. ‘때’를 기다리는 것 같다.
이상윤 : 맞다. ‘때’를 기다리고 있다. 연기자로서 믿음을 주지 않으면 ‘때’라는 기회조차 오지 않는다. 어떤 연기자나 마찬가지로 ‘때’를 기다린다. 나를 보여줄 수 있는. 문제는 ‘때’를 일찍 만나냐, 못 만나냐 인데. 예를 들어 어떤 배우는 젊은 시절에 못 보여줬던 모습을 나이 들어 보여주기도 한다. 재조명을 받기도 하고. ‘때’가 뒤늦게 찾아온거다. 그렇다고 해서 그 배우가 젊은 시절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 시절은 분명 ‘때’를 맞이하기 위한 초석이었을 거다. 나 역시도 모든 순간이 ‘때’를 맞이하기 위한 초석인 셈이다.

Q. 드라마에 ‘버킷리스트’가 등장한다. 이상윤의 ‘버킷리스트’는 무엇인가?
이상윤 : 사실 아직 없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되게 고민을 많이 했다. 버킷리스트가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거잖아. 유언장이나 자서전 같이. 앞으로 숙제인 것 같다. 많이는 아니더라도 몇 가지 정도는 있어야 할 것 같다. 생각해보면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들이 많이 없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시간들에 대해 필요성을 느끼게 되더라.

Q. 평소에 목표한 바를 대부분 이루는 편인가?
이상윤 : 살면서 신기한 경험을 할 때가 있다. 예를 들어 어릴 적에 우연히 이사 오는 장면을 보면서 그 집 물건이 기억이 남을 때가 있었다. 후에 내가 그 집 아들이랑 친구가 돼 있더라. 또 돌아다니다가 생전 처음 간 동네가 참 인상에 깊게 남았던 적이 있었다. 후에 보면 내가 그 동네 살고 있더라. 그런 신기한 순간들이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들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의식 중에 갈망하던 게 의식으로 이어지는. 그렇게 해나가는 편인 것 같다.

Q. 지금 가장 하고 싶은 일이나, 지금이라도 해볼까 싶은 일이 있나?
이상윤 : 여행. 많이 다니고 싶어 한다. 마음에 비해선 다니지 못했지만. 남극을 가보고 싶다. 인도는 엄청 궁금하긴 한데, 조금 무섭고. (웃음)

Q. 남극도 무서운 곳이다. (웃음)
이상윤 : 남극은 준비만 잘 해서 가면 괜찮지 않을까? 하하. 히말라야 등반을 해보고 싶다.

Q. 도전정신이 투철한 거 같은데.
이상윤 : 신기하잖아. 그런 곳을 언제 가보겠어. 히말라야 산에 죽은 시체들이 그렇게 많다고 하더라. 시체들이 지표가 되고, 그 사람들의 이름을 딴 지점들이 있다고 하더라. 얼마 전에 어떤 글에서 봤다. 히말라야에서 그렇게 많이 죽은 지 몰랐다. 그만큼 위험한 곳이라는 뜻이겠지. 준비를 잘해야겠다. 안 죽으려면. 하하.

Q.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건가?
이상윤 : 두려움이 없다기 보다는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공에 대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 사교육 열풍 같은 경우도 내 자식이 최고가 됐으면하는 욕심에서 비롯된 거다. 한계는 분명 있는데 말이지. 한계와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알아야 더 큰 사람이 될 수 있다. 내가 다 가질 수 있다는 건 큰 착각인 것 같다. 나 역시도 실패에 대한 생각을 항상 한다. 특히 연기자들에겐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대중들이 지켜보는 사람이니까. 자신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내 자신을 대중처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Q. 궁극적으로 이상윤은 어떤 남자가 되고 싶은 건가?
이상윤 : 어른스럽고 멋있게 늙고 싶다. 30대가 되면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키워드가 ‘매력’이다. 작품 안에서도 인상적인 매력을 내뿜는 사람들이 있잖아. 예를 들면 천호진 선배님 같은. 선배님은 어떤 작품 안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이 있으시다. 묵직하면서도 강하고 깊이 있는. 내가 나이를 먹어가면서 저렇게 멋졌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Q. 멋진 남자가 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이상윤 : 철이 들려고 한다. 20대 때 했던 행동들로 30대가 결정되는 거고, 30대 때 했던 행동들로 40대가 결정되기 마련이니까. 책도 많이 읽어야 하는데, 만화책만 읽고 있으니. 하하.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