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김민규, ‘두근두근’ 거릴 준비됐어 (2)

[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사진. 구혜정

생글생글 웃으며 이야기마다 다양한 제스처를 곁들인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스토리에 빠져들게 만드는 남자. 웹 드라마 ‘두근두근 가상연애(이하 두근두근)’에서 잘생긴 외모로 소녀들의 판타지를 200% 충족시킨 신예 김민규는 현실에선 친근하기 그지없는, 살가운 성격을 지닌 이였다. 올 초 KBS2 ‘후아유’로 연기 신고식을 치른 그는, 최근 김승우 김정태 주연의 영화 ‘잡아야 산다'(개봉 예정)에서 과묵한 고등학생 태영 역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한 발을 제대로 내디딜 수 있었다. 이어 촬영한 ‘두근두근’에선 남자주인공을 맡아 1인칭 연기로 독특한 연기 경험을 하기도 했다. 소녀들의 새로운 ‘남친짤’로 떠오른 계기가 된 동시에, 배우로서도 자신을 돌아보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두근두근’에서의 1인칭 연기가 너무 어려웠어요. SNS에도 소감을 쓰긴 했지만 저 자신을 많이 돌아보게 되더라고요. 여태까지는 실력에 비해 운이 좋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번엔 1인칭 연기를 하면서 제 실력이 운에 많이 못 미친다는 걸 알았어요. 그래서 앞으로 좀 더 열심히 해야 될 것 같아요. 신인일 때 이런 작품을 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정말 좋은 경험이었어요.”

비록, “어려웠”지만 그 자신을 성장시킨 ‘두근두근’은 SNS상에서 화제를 불러 모으며 소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을 끌어냈다. ‘김민규’란 이름이 등장한 게시물엔 언제나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려 그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그런데 김민규, 알고 보니 스무 살 시절, ‘천호동 훈남’으로 불리며 SNS를 뜨겁게 달군 이력이 있었다.

“‘천호동 훈남’이요? (웃음) 제가 배우를 준비하던 스무 살 때였을 거에요. 친구 여덟 명이 천호동에서 만나서 놀기로 한 날인데, 세 명밖에 안 온 거에요. 그래서 안 온 친구들에게 ‘우리 천호동인데 빨리 오라’는 식으로 영상을 찍어서 제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그게 화제가 됐어요. 처음에는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셔서 기분도 좋고 감사했는데, ‘아, 이렇게 알려지는 것 말고, 빨리 작품을 해야겠구나’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지금도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면 감사한데, 그런 반응에 영향을 많이 받던 편이어서 이젠 조금 신경을 쓰지 않으려고 해요. 성격도 좀 바뀌었고요. 절 좋아해 주시는 분들도 있을 테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으실 테니, 좋아하는 마음은 감사하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제 일만 열심히 해야죠.”

사진. 구혜정

마냥 밝아 보이기만 하던 그의 입에서 “과거엔 사람들의 반응에 신경을 많이 썼다”는 말이 나올 줄이야. “안 좋은 말을 들으면 하루 종일 생각이 났다”며 “이젠 좋은 말을 해주시면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그 외의 것은 신경 쓰지 않고 내 일만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한 말 역시, 의외였다. 그 자신은 “여태까진 운이 좋았다”고 했지만 그동안 배우가 되기 위해 많은 과정을 지나왔을 것이란 생각이 스쳤다. 그런 그가 마음속에 새기며 생활하고 있는 말이 있는지 궁금했다. 어쩔 땐 짧은 한 문장이, 한 구절이, 누군가의 삶을 지탱해주는 위력을 갖기도 하는 법이니.

”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보여주며) 여기에 적어두기도 했어요. ‘Let your desires be ruled by reason’ 욕망을 이성의 지배하에 두어라, 라는 뜻일 거예요. 친구가 어느 날 저한테 해준 말도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 이 얘기를 들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사실, 제가 제 욕심을 잘 표현하지는 않는 사람이라. (웃음)”

“정우성 선배님을 너무 좋아한다”며 “실제로 꼭 만나 뵈어서 그 오라(aura)에 깔려 보고 싶다”는 말을 해맑게 웃으며 하던 김민규는 자신에게 남기는 메시지로, “항상 웃음을 잃지 않고 겸손하게 해나가자”고 했다. 그리고는 하는 말, “근데 계속 웃다 보니 주름이 생기더라!” 아, 이물감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순도 백 프로의 남자라니.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