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김민규 (1)

[텐아시아=이정화 기자]

사진. 구혜정

My Name is 김민규.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이다. 가을 하늘 민(旻)에 별 규(奎)를 써서, 하늘에 홀로 떠 있는 별이란 뜻이다. 어떻게 보면 좋은 뜻인데, 어떻게 보면 혼자 떠 있는 거니 외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안 그래도 외동인데…!

닮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웃음) 이현우, 박보검, 지진희, 김우빈, 공유 선배님까지, 한 명에 치우치지 않고 다 들어보긴 했다. 감사하고 기분 좋은 얘기다. 근데 (앞머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앞머리를 내린 거랑 올린 거랑, 이미지가 달라 보이지 않나? 올리면 좀 나이가 들어 보이고 내리면 내 나이 스물둘로 보인다. (Q. 듣다 보니 목소리가 굉장히 낮다.) 다들 처음엔 이런 목소리일 거라고 생각을 못 하신다. 평소엔 (저음의) 이런 목소리였다가도 기분이 좋으면 하이 톤이 된다. “(스튜디오가 떠나갈 정도의 큰 목소리로) 야!” 이렇게. (웃음)

‘천호동 훈남’이라고 불린 건… 배우 준비를 하고 있던 스무 살 때 일이다.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기로 한 날, 여덟 명이 모여야 하는데 셋밖에 안 온 거다. 그래서 아직 안 온 친구들 보라고 “지금 천호동인데 세 명밖에 없으니 빨리 오라”는 얘기를 영상으로 찍어서 내 페이스북에 올렸다. 근데 그 동영상을 올리고 난 뒤부터 핸드폰이 막 울리더라.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셔서 ‘천호동 훈남’으로 불렸다. 그 당시에 길을 다니면 알아보시는 분들이 많아서 기분은 좋았지만, 얼른 작품을 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KBS2 드라마 ‘후아유’가 연기 데뷔작이다. 세강고 수영부의 일원이었다. 그때 수영부로 함께 출연한 (남)주혁이랑, (이)강민 형이랑, (유)세형 형이랑 다 친해져서 촬영 끝나고도 같이 자전거를 타러 다니거나 했다. 요새 주혁이랑 강민 형은 작품을 찍고 있어서 그거 끝나면 보자고 했다. 아, 세형이 형은 어제 만났다. ‘두근두근 가상연애’에 카메오로 출연해주기도 했고.

사진. 구혜정

웹 드라마 ‘두근두근 가상연애(이하 두근두근)’에서 1인칭 연기를 했다. 혼자서 하는 연기가 이렇게 어려운 줄 몰랐다. 이번 작품을 하며 앞으로 좀 더 연기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했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맞추며 연기하는 게 아니라, 카메라를 보며 해야 하니 진짜 힘들더라. 여자 대역 분의 손을 보고 난 다음에 그분의 눈이 아닌 바로 뒤에 있는 카메라 렌즈를 봐야 했는데 자꾸 여자 분을 쳐다보게 됐다. 게다가 카메라 렌즈가 유리라서 내가 반사되어 보이지 않나. 정말, 색다른 경험이었다.

‘두근두근’ 출연으로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보는지는, 잘 모르겠다. 집에만 있어서. (웃음) 집에서 고양이 ‘시안’이랑 같이 논다. ‘러시안 블루’에서 따온 이름인데, 정말 멋있지 않나? 세상에서 제일 예쁜 고양이다! 앉아 있을 땐 완전 사람처럼, 표지모델 같다. 엄청 예쁘다.

영화 ‘잡아야 산다’를 촬영하며 많이 배웠다. ‘후아유’를 끝내고 들어간 작품이다. 김승우 선배님과 김정태 선배님, 빅스 혁 등이 출연한다. 내가 맡은 건 태영이라는 고등학생. 과묵하고, 의견을 별로 내세우지 않고, 친구들이 하자는 대로 따라가는, 그런 캐릭터다. 과묵한 역할이어서 대사가 많진 않았는데, 마지막에 강한 하이라이트를 남기는 게 있었다. 이 아이가 왜 조용한지에 대한 얘기를 하는 부분이었는데 심의에 걸리는 문제가 생겨 못 찍게 됐다. 아쉽긴 했지만, 이번 영화를 한 것 자체가 좋았기에 괜찮았다. 촬영 마지막 날, “수고하셨습니다”라고 인사하는데 울컥하더라. 대전에서 몇 달 동안 숙박하며 가족처럼 지내서였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내 매력은 웃는 게 예쁘다는 거랑, 낯을 안 가린다는 거. 처음 만나도 친근하게 대해서 사람들이 “네 사람으로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말해주신다. 절대, 자랑은 아니다. 하하. 내가 사람을 워낙 좋아해서인지,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누군가를 싫어해 본 적도 없다. 다 부모님이 잘 키워주신 덕분인 거 같다. 그런데 낯을 안 가리는 것과는 별개로 예능에 나갔을 땐 긴장이 많이 되더라. KBS2 ‘우리동네 예체능’에 출연했었는데, 어우, 너무 떨려서 제대로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다 왔다. 수영만 열심히 했다. (웃음)

사진. 구혜정

욕심은 많은데 잘 표현하진 않는다. 친화력이 좋은 것과 좀 상반되는 성향일 수도 있는데 좋아하는 게 있어도 말을 잘 하진 않는다. 힘든 게 있어도 혼자 삭히곤 하고. 정말 친한 사람들에게는 편하게 말하긴 하지만, 그게 또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마음에 새기고 있는 말? 음, 내 인스타그램에도 적혀 있는 건데, ‘Let your desires be ruled by reason(욕망을 이성의 지배 하에 두어라)’. 이 말, 굉장히 좋아한다. 그리고 어느 날 친구가 던진 말이었는데, ‘He can do, she can do, why not me?(그도 하고 그녀도 하는데 왜 내가 못해?)’도.

정우성 선배님과 황정민 선배님을 좋아한다. 언젠가 한 번은 정우성 선배님을 만나 그 엄청난 오라(aura)에 깔려 보고 싶다. 하하. 너무 멋있으시다! 그리고 인생을 통틀어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가 영화 ‘남자가 사랑할 때’다. 황정민 선배님이 하셨던 역할 같이 진한 슬픔이 밴 멜로 연기를 해보고 싶다. 하고 싶은 역할이 최근에 하나 더 생겼는데, 영화 ‘베테랑’에서의 조태오(유아인) 같은 악역. 욕심이 조금 과했나? (웃음)

항상 웃으며 겸손했으면 좋겠다. 항상 웃고, 항상 겸손하게, 그렇게 열심히 해 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어느 정도의 위치에는 가 있지 않을까. 근데… 계속 웃으니 눈가에 주름이 생기더라! (웃음)

이정화 기자 lee@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