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셋 노래셋] 엔플라잉 vs 윤종신 vs 신승훈

[텐아시아=김하진, 박수정, 이은호 기자]

수많은 음악 속에도 각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그 곡이 있다. 텐아시아 여기자 세 명이 각각 고른 저마다의 노래 속 사심은 무엇일까. 최근 발표된 앨범 중에서 취향을 저격한 숨은 명곡을 찾아내 전한다. (정렬은 발매일순)

여자셋 노래셋

# 박수정의 노래 하나, 엔플라잉 ‘론리(Lonely)’

도입부 피아노 반주와 이윽고 들리는 한숨 그리고 서정적이면서 힘 있게 펼치는 랩이 묘한 케미스트리를 자아낸다. 메인보컬이자 래퍼 승협의 전반적인 리드 속에 기타리스트 차훈과 베이시스트 광진의 목소리가 조미료처럼 적절히 첨가돼 매력을 더했다. 힙합과 밴드의 만남이란 색다른 콘셉트를 표방한 엔플라잉은 데뷔곡 ‘기가 막혀’와 180도 다른 ‘론리’를 통해 자신만의 울타리 속에서 다양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밴드라는 걸 드러냈다. 다만, 힙합과의 만남이라는 콘셉트적 정체성 외에 확실한 밴드의 색을 보여줄 수 있는 강한 한 방이 아직 부족하다. 비주얼과 실력 모두 성장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아이돌’ 밴드임은 확실하다.

[여자 둘의 한줄평]
김하진 : 힘 있는 래핑으로 시작하지만, 이내 곱고 여린 음색의 보컬이 등장하면서 한 곡이지만 다양한 매력을 담아냈다.
이은호 : 엔플라잉의 영역 확장, 유의미한 시도가 되길.

# 이은호의 노래 둘, 윤종신 ‘고백’

고 신해철은 무척이나 치밀하고도 치열한 뮤지션이었다. 정석원의 편곡은 그런 신해철의 모습과 닮아 있다. 웅장하게 울려대는 드럼, 비장하게 흐르는 오케스트라, 날카로운 일렉트로닉 소스들과 그 아래에서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아노까지. 이 넓고 거대한 편곡은 흡사 신해철이 어떤 인물인가를 그려내는 듯 하다. 윤종신의 목소리를 들으면서도 이따금씩 신해철의 잔상이 느껴지는 건 아마도 그 때문일 테다. 세 뮤지션의 우정과 자존심이 이 한 곡에 모두 담겼다.

[여자 둘의 한줄평]
김하진 : 첫소절을 시작하는 윤종신의 묵직함에 모든 걸 맡기게 된다.
박수정 : 가슴먹먹함을 표현할 방도가 없다.

# 김하진의 노래 셋, 신승훈의 ‘우쥬 메리 미(Would You Marry Me)’

프러포즈를 할 때 쓰기 위해서 만들었다는 이 노래는, 그래서인지 더욱 신승훈의 음색의 매력이 도드라진다. 신승훈이 말하는 발라드의 4단계로 표현하자면, ‘애잔’이 아닐까. 특히 듣는 순간 마음에 콕 박힌 가사는 ‘그대의 걸음을 맞춰 함께 걸으면 나쁜 날씨란 없죠’이다. ‘어디’ 보다 ‘누구와’의 중요성을 새삼 깨달은 요즈음, 크게 와 닿는 말. 훗날, 신승훈이 자신의 결혼식에서 직접 이 노래를 부르는 부푼 상상을 해본다.

[여자 둘의 한줄평]
박수정 : ‘우쥬메리미’ 신승훈님, 오빠라고 불러도 될까요? 두근두근.
이은호 : 평화로움에서는 연륜이 느껴지고 목소리에서는 회춘이 느껴진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 박수정 기자 soverus@, 이은호 기자 wild37@
편집. 김민영 kimino@
사진. FNC 엔터테인먼트, 미스틱89, 도로시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