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슈가맨’, 작은 공감을 우리 모두의 공감으로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슈가맨 1회

종합편성채널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 2015년 10월 20일 오후 10시 50분

다섯 줄 요약
파일럿으로 방송됐던 ‘슈가맨’이 정규 방송으로 돌아왔다. 유재석, 유희열, 김이나, 산다라박은 20대부터 50대까지 100명의 방청객들과 함께 가요계에 짧은 전성기를 남기고 사라진 ‘슈가맨’들을 찾았다. 유재석은 ‘하얀겨울’을 부른 미스터 투(Mr.2)를, 유희열은 ‘잊었니’를 부른 H(현승민)을 슈가맨으로 소환했다. ‘슈가맨’은 100인의 방청객들과 이날의 슈가맨인 미스터 투, H에 대한 추억을 나누면서 작은 공감을 형성했다. 그리고 이들의 노래 ‘하얀겨울’과 ‘잊었니’는 모든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2015년 역주행송으로 재탄생시켰다.

리뷰
지난 8월 방송된 ‘슈가맨’ 파일럿 방송에서는 1992년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던 노래 ‘질투’를 부른 가수 유승범이 슈가맨으로 등장해 모든 출연진을 흥분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젊은 시청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대체로 ‘내가 모르는 가수라 전혀 공감이 안 된다’고 말했다. 새롭게 돌아온 ‘슈가맨’은 이러한 지적을 세대별 100인의 방청객으로 정면 돌파했다. 슈가맨을 알면 아는 대로 모르면 모르는 대로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세대별 방청객들을 통해 각각의 슈가맨들이 어떤 세대의 추억에 자리하고 있는지를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세대 차이가 드러나는 자리였지만 동시에 좋은 노래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슈가맨의 원곡과 2015년의 감성으로 편곡된 역주행송을 들으면서 모든 세대들이 새로운 공감대를 만들 수 있었다. 세대별 방청객 제도를 새롭게 도입한 것은 엉성한 구석이 많았던 파일럿 예능 ‘슈가맨’을 중심이 잡힌 음악 버라이어티로 탈바꿈시키는 ‘신의 한 수’였다.

비교적 젊은 세대들에게도 익숙한 슈가맨을 소환한 것도 영리한 작전이었다. 미스터 투의 ‘하얀겨울’은 2년 전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94’에 삽입됐었으며, 김범수, 박정현 등이 리메이크해 젊은 세대들에게도 익숙한 노래였다. 또한, H의 ‘잊었니’ 역시 2003년 발표된 노래로 그 당시 학창시절을 보냈던 2~30대들의 기억에 남아있다. 슈가맨 선정에서부터 보다 많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한 흔적이 엿보였다.

그러나 오랜만에 TV에 출연한 슈가맨이 역주행송 프로듀서들의 입담대결보다 비중이 적었던 것은 아쉽다. 지난 파일럿 방송에서는 ‘자랑배틀’이란 코너를 통해 슈가맨들이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이야기했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미스터 투와 현승민의 전성기는 크게 언급되지 않았다. 슈가송을 부르며 이들을 소환했으니, 과거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나누며 반가움을 느끼는 시간도 필요했다. 프로그램명이 ‘슈가맨’인데 슈가맨이 후반부로 갈수록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은 앞으로 신경 써야 할 부분이다.

‘역주행송’의 퀄리티를 조금 더 높일 필요도 있어보인다. 원곡을 뛰어넘는 리메이크는 없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나는 가수다’, ‘불후의 명곡’, ‘슈퍼스타K’ 등을 통해 수준 높은 리메이크 무대들을 보며 눈높이가 많이 올라왔다. 시청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역주행송’은 의미가 없다. 역주행송이 ‘슈가맨’의 화룡점정을 찍는 자리라고 생각한다면 최소한 ‘2015 잊었니’와 같은 무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연 ‘슈가맨’이 앞으로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작은 공감을 보다 큰 공감으로 만들어 갈 수 있을까. 계속해서 우리에게 달콤한 노래들을 전해줄 수 있는 ‘슈가맨’이 되길 기대해본다.

수다포인트
– 50대 어머님들이 기억할 만한 슈가맨들은 누가 있을까요?
– 산다라박은 무슨 노래를 부른 다음에 사랑이 찾아온 거죠?
– 본인도 깜짝 놀랐던 바로의 거친 랩 가사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JTBC ‘슈가맨’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