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LINE] 마동석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마동석: 마블리, 마요미(마동석+귀요미), 미키성식, 아트박스 사장, 배달통 아저씨라 불리는 사나이

텐라인 마동석

Don Lee: 마동석 영어 이름. 마동석은 1989년, 열아홉 살 때 가족을 따라 이민을 갔다. 그가 살았던 몬태나 주는 황무지 같은 시골. 트럭 운전, 막노동, 접시닦이, 바텐더, 버스보이, 요리보조, 나이트클럽 기도 등 갖가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강인한 생활력을 길러 나갔다. 거기엔 피라미드 영업도 있었다. 훗날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데, 그때의 폭 넓은 인생 경험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

마크 콜먼: UFC 초대 헤비급 챔피언. 마동석이 트레이닝한 선수. 이민 갈 당시 마동석의 몸무게는 60kg. 동양인은 작고 약하다고 무시하는 게 싫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승부욕이 강했다. 120킬로까지 몸을 불렸다. 그러면서 마동석은 자연스럽게 보디빌더가 됐고, 이종격투기 트레이너가 됐다. 내친 김에 콜럼버스 주립대학교 체육학과에 진학, 본격적인 운동의 길을 걸었다. 마크 콜먼과는 같은 동네 주민이었다. 콜먼의 웨이트를 도와주다가 나중엔 그의 개인 트레이너로까지 일했다. 케빈 랜들맨도 마동석의 손을 거친 선수. 먹고 살만해 졌을 무렵, 가슴속에 품어뒀던 꿈이 떠올랐다. 배우가 되고 싶었다.

민준기 감독: 마동석의 영화 데뷔작 ‘천군’의 감독. 미국으로 가기 전, 그는 음악 밴드에서 드럼을 치고 교회에서 연극을 접하며 무대에 대한 열정을 품었었다. 트레이너로 승승장구 했지만 어린 시절 품은 영화배우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2000년에 영화과를 나온 동생 집이 있는 LA로 자리를 옮겨 오디션도 보고 영화 관계자들도 만났다. 러브 콜은 한국에서 왔다. 당시 찍어둔 그의 영상을 눈여겨 본 민준기 감독이 ‘천군’의 북한군 병사 캐릭터 황상욱으로 마동석을 떠올린 것. 민준기 감독의 부름을 받은 마동석은 미국에서 쌓은 모든 것들을 내려놓고 혈혈단신 고국 땅으로 돌아왔다. 그때가 2002년. 하지만 쉽지 않았다. ‘천군’ 촬영을 두 달 앞두고 영화가 2년이나 늦춰졌다. 기다리는 동안 작은 영화 두 편을 찍었다.

공유: 마동석과 ‘부산행’을 찍은 배우. 절친한 사이. ‘천군’ 촬영이 밀리면서 먹고 살 길이 막막해졌다. 마침 유명 이종격투기 선수 개인 트레이너였던 그의 이력이 소문이 났다. 배우들 몸 만들어주는 트레이너 일이 알음알음 들어왔다. 공유를 비롯, 정우성 조인성 황정민 김수로 김선아 박중훈 신현준 백지영 윤은혜 옥주현 등 수많은 배우들의 헬스 트레이너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현재는 작품에 집중하기 위해 트레이너 일을 접은 상태.

유철용 감독: 마동석을 대중에게 알린 드라마 ‘히트’ 연출자. 김정태가 부른 술자리에 나간 마동석은 그 곳에서 유철용 감독님을 만났다. 언제고 한 번 함께 작품을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졌다. 시간이 꽤 흐른 어느 날, 유철용 감독으로부터 연락이 진짜 왔다. 유철용 감독이 마동석에게 건넨 인물은 특수수사본부 히트팀의 남성식 형사. 우람한 외모와 걸맞지 않는 딱 달라붙는 귀여운 미키마우스 티셔츠를 입고 등장해 ‘미키성식’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만수: 마동석이 영화 ‘퍼펙트게임’에서 연기한 캐릭터. ‘퍼펙트게임’은 1980년대 우리나라 야구의 양대 거목은 최동원(조승우)과 선동열(양동근)의 대결을 다룬 영화. 주인공은 분명 최동원과 선동렬이었지만, 영화가 개봉한 후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퍼펙트게임’의 진짜 주인공은 박만수였다고. 조폭-형사를 주로 연기한 마동석에게 박만수는 좋은 반전의 기회였다. 박만수는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지만 한 번도 실전에 나가 본 적 없는 만년 2군 포수. 아빠로서도 남편으로서도 제 역할을 못하고 구박받던 박만수가 날린 짜릿한 홈런은 영화에 잔잔한 감동을 안겼다. 다부진 근육에 숨겨 놓은 마동석의 또 다른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워쇼스키 남매: ‘매트릭스’로 유명한 미국드라마 ‘센스8’의 감독. 뭐든 결험해 두면 언제고 써 먹을 일이 있는 법이다. ‘센스8’의 프로듀서가 마동석이 오래 전 미국 에이전시에 보내려고 만들었던 편집영상을 보고 출연 제의를 해왔다. 과거 클럽 가드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센스8’에선 선(배두나)의 입장을 저지하는 가드로 출연했다. 마동석은 요즘도 가끔씩 미국에서 오디션 제안을 받는다.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해보고 싶은 바람도 숨기지 않는다.

아트박스 사장: ‘베테랑’에서 연기한 카메오 캐릭터. 이런 걸 두고 ‘신의 한 수’라 하는 거다. 극 후반 불쑥 나타난 마동석이 “나 요 앞 아트박스 사장인데”라고 하자 객석에서 박장대소가 터졌다. 덩치에 안 맞는 아기자기한 팬시숍 사장이라는 갭이 마동석을 보다 유머러스하고 친근하게 느끼게 했다. 본래 ‘베테랑’에서 마동석이 맡기로 한 역은 형사. 하지만 먼저 하고 있는 작품과 촬영이 겹치면서 아쉽게 형사 역을 고사하게 됐다. 하지만 류승완 감독과 ‘부당거래’ 등에서 인연이 있었던 마동석은 카메오 출연을 감행했고, 결국 강력한 한 신을 ‘베테랑’에 선사했다. ‘미키성식’에 이은 ‘아트박스 사장’의 습격. 터프한 이미지를 배반하는 마동석의 행보는 그에게 ‘마블리’라는 별명을 안겨줬다.

Team GORILLA: 마동석이 두 명의 작가와 함께 만든 그룹. 마동석은 몇 년 전부터 ‘Team GORILLA’라는 그룹을 만들어 영화 기획을 하고 있다. 감독이나 제작자들에게 자신이 기획한 아이템을 보여주면서 솔깃하게 만드는 데에 더 보람을 느낀다는 마동석은 기획자라는 또 하나의 밑그림을 그려나가고 있다. 소속사인 데이드림엔터테인먼트 내 제작파트에서 만든 영화 ‘함정’의 경우 그가 기획단계에서부터 참여한 작품. ‘배우 마동석’이 아닌, ‘기획자 마동석’을 만날 일이 점점 많아질 예정이다.

Who is Next 마동석 영화 ‘함정’과 같은 시기 개봉한, 영화 ‘사도’에 출연한 배우 문근영

정시우 기자 siwoorain@
편집. 한혜리 기자 hye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