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 공연으로 만났다 (part.1 밴드)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경희궁 뒤편 길고 조용한 골목 안쪽에는 복합문화공간 에무가 위치해 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이뤄지는 이곳에, 홍대를 주름잡는 인디 뮤지션들이 모였다. 그리고 벌어진 한바탕 파티. 아티스트와 팬의 경계가 허물어졌고, 음악과 맥주가 넘실댔다. 흡사 비밀스러운 록 페스티벌의 프라이빗 손님이 된 듯한 기분이었다.

지난 5일과 6일,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에서는 최규성 평론가의 ‘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 발간을 기념하는 공연이 열렸다. 첫 날 공연에는 황보령의 스맥소프트(SmackSoft)를 비롯해 아시안체어샷, 코어매거진, 로큰롤라디오, 폰부스가 무대에 올라 록의 진수를 보여줬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황보령, 폰부스, 로큰롤라디오, 코어매거진, 아시안체어샷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황보령, 폰부스, 로큰롤라디오, 코어매거진, 아시안체어샷

황보령=스맥소프트(SmackSoft)
가장 먼저 무대에 오른 팀은 황보령이 이끄는 스맥소프트. 이들은 ‘기브 미 유어 소울, 아임 기빙 유 마인드(Give me your soul, I`m giving you mind)’로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이 곡은 오는 10월에 발매 예정인 새 앨범의 수록곡. 아직 세상에 나오지 않은, 귀하디귀한 신곡이다. 이어진 무대 역시 미발표된 곡들의 연속이었다. 현장 관객들은 그야말로 계를 탄 셈. 스맥소프트의 음악은 파편처럼 날아와 꽂히기도 하고, 날 것의 생명력을 뿜어내기도 하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아시안체어샷
‘사찰 메탈’의 개척자 아시안체어샷의 무대가 시작되자, 수줍음을 타던 관객들도 서서히 무대 앞으로 모여들었다. 아시안체어샷은 한마디 인사말도 없이, 오로지 음악으로만 현장을 압도했다. 기타리스트 손희남은 무심한 듯 시크한 표정으로 개인기 연주를 선보였고 보컬 황영원도 긴 머리를 휘날리며 객석 가까이 다가갔다. 등산복 차림의 아저씨부터 원피스를 곱게 입은 아가씨까지, 관객들 모두 너나없이 몸을 흔들었다.

코어매거진
앞서 아시안체어샷이 한국적인 록으로 좌중을 휘어잡았다면, 코어매거진은 신스팝이 가미된 ‘리그레트(Regret)’로 세련됨을 뽐냈다. 댄서블한 비트는 흥겨움을 더했고, ‘돈 스탑 무빙(Don`t stop movein`)’의 떼창은 공연의 열기를 최고조로 끌어 올렸다. 관객들은 연신 “뷰티풀 뷰티풀”을 외치며 뛰어올랐고, 흥분을 주체하지 못한 팬들은 비명에 가까운 환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로큰롤라디오
로큰롤라디오는 ‘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의 구매 욕구를 가장 크게 자극한 팀이었다. 멤버들의 모든 ‘흑역사’가 책에 담겨 있다는 것. 무덤덤한 말투로 과거 고백을 끝낸 보컬 김내현은 특유의 무게감 있는 보컬로 노래를 이어갔다. 여기에 멤버들의 신나는 화음이 더해져 로큰롤라디오만의 개성이 완성됐다. 시종 회심의 개그를 날리던 김내현은, 노래를 부를 때 만큼은 더 없이 진지한 모습으로 자신 만의 블루스를 이어갔다.

폰부스
폰부스는 이름처럼 ‘소통 갑(甲)’이었다. (폰부스라는 밴드 명은 팬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지은 이름이다.) 무대가 시작되기 전부터 객석에서는 “섹시하다!”는 외침이 터져 나왔고, 보컬 레이져도 스스럼없이 팬들에게 말을 건넸다. 폰부스는 “얼마 전 러시아 V-ROX에 다녀왔다. 그런데 공연 당시 두 곡이 잘렸다. 오늘 그 한을 풀겠다”며 출연 팀 중 가장 긴 무대를 선사했다. 모두가 땀에 흠뻑 젖은 채 공연이 끝나고, 팬들은 아쉬움이 남는 듯 연신 앙코르를 연호하며 마지막 발목을 붙잡았다.

출연 뮤지션들의 자세한 이야기는 ‘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을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오는 25일까지 사진전도 개최된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