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직후] ‘돼지 같은 여자’, 절제의 미가 아쉽다

[텐아시아=정시우 기자] DLHO4I8W

공개날짜: 8월 31일(월) 오후 2시
공개장소: 충무로 대한극장
감독: 장문일
제작: (주)아이필름코퍼레이션
배급: CGV 아트하우스
개봉: 9월 10일

줄거리: 고교동창 재화(황정음), 유자(최여진), 미자(박진주)는 어느덧 젊은이들이 다 떠나버린 어촌 마을을 꿋꿋이 지키고 있는 처녀들이다. 그녀들이 마을에 남은 이유는 단 하나, 마을의 유일한 총각 준섭(이종혁) 때문이다. 준섭의 마음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며 굳세게 살아가는 재화를 향하지만, 질투의 화신 유자와 마구 들이대는 민폐녀 미자의 도발이 만만치 않다.

첫느낌: ‘행복한 장의사’(1999) ‘바람 피기 좋은 날’(2007)을 연출했던 장문일 감독의 8년만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시골 풍경을 담아냈다는 점에서 ‘행복한 장의사’가, 바람 잘날 없는 여자들이 시종일관 발랄한 분위기를 내뿜는다는 점에서 ‘바람 피기 좋은 날’이 떠오른다. 하지만 영화는 ‘행복한 장의사’의 웃음기 머금은 휴머니티도 ‘바람 피기 좋은 날’의 에로틱한 코믹함도 꺼내 보여주지 못한다. 엉성하게 조합된 에피소드는 산만하고, 유머 타율은 현저히 낮고, 마음 둘 곳 없는 비호감 캐릭터들이 난무하는 가운데, 갑작스럽게 들어 선 호러가 뜬금없기까지 하다.

영화는 끝끝내 왜 제목이 ‘돼지 같은 여자’인가에 대해 설득해내지 못한다. 감독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 없는 ‘돼지’ 같은 주인공을 통해 굳센 여성 캐릭터를 보여 주겠다”고 했지만, 굳세기보다는 드센 여자들이 있을 뿐이다. 가부장제에 안착하려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영화는 모순을 드러내기도 한다. 무엇보다 여성을 대상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영화는 고약하다. 관객에 따라서는 불쾌하게 다가갈 지점이 있을 수 있겠다.

황정음, 최여진, 박진주 세 배우는 모든 걸 내 걸었다는 듯 정말 열심히 연기한다. 쉼 없는 욕설 대사는 물론, 슬랩스틱도 거리끼지 않는다. 아마도 이들은 이것이 ‘용감한 도전’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하지만 ‘절제의 미’ 없는 내지르기만 하는 연기는 능숙하지 못한 열정 같아서 왠지 안쓰러워 보인다. 여러모로 102분이 길게 느껴졌던 정체불명의 영화.

관람지수: 10점 만점에 4점

정시우 기자 siwoorain@
사진.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