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뭐 봤어?] ‘밤을 걷는 선비’, 끝내고 싶은 이 저주의 밤들

밤을_걷는_선비

MBC ‘밤을 걷는 선비’ 12회 2015년 8월 13일 목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성열(이준기)과 세손(심창민)은 오해를 풀고 의기투합한다. 최혜령(김소은)이 자신을 대신해 화살을 맞은 일을 계기로 세손은 국혼을 서두른다. 성열은 현조(이순재)를 알현하고 정현세자 비망록을 바치나, 그가 풀지 못한 ‘모계’의 비밀은 현조가 나중에 푼다. 귀(이수혁)는 인간의 복장을 하고 화양각을 찾는다. 현조와 백인호, 성열이 함께 도모한 ‘사냥의 날’은 세손의 국혼일 밤이다. 그리고 조양선(이유비)은 ‘모계’의 마지막 비책이었다.

리뷰

세손과 혜령의 국혼은 겉으로는 귀의 강요에 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 혜령은 면밀하게 이 일을 꾸며왔고 드디어 세손의 마음까지 얻어낼 묘책을 쓴다. 혜령은 그가 세손임을 알지만, 절에서 ‘보살님’을 통해 우연히 알게 된 선비로만 대한다. 세손과 한 자리에 있을 때 어디선가 화살이 날아왔고 혜령은 세손의 앞을 막아서며 대신 화살을 맞는다. 세손은 자신을 위해 몸을 던진 혜령을 새삼 다른 눈빛으로 보게 된다.

세손은 다친 그녀를 밤새 돌보고, 혜령은 자신에 대해 “출세에 눈이 먼 아비 덕에 팔려가는 여식. 특별할 것 없는 사연”이라고 한다. 이어 혜령은 눈앞의 사내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선비님 말씀대로 나라의 안위를 세우려면 나라님이 올바로 서야 한다. 그 분을 최대한 보필하고 싶다. 제가 모셔야 할 분은 이 나라의 세손 저하”라며 세손빈이 될 자신의 처지를 전한다. 세손은 정략결혼 상대로만 여겼던 혜령에 대해 마음을 연다. 세손은 혼인을 결심했고, 귀에게 자신의 뜻을 알린다. 국혼일이 잡힌다. 영특함을 넘어서는 혜령의 야망이 드디어 이루어지려는 것인가.

성열은 책을 읽는 자신을 몰래 보고 있던 양선에게 “나에게 궁금한 것이 있느냐”고 묻는다. 양선은 궁금한 것이 많다며 가족에 대해 묻고, 성열은 “정인도 있었다. 하지만 나의 잘못으로 세상을 떠났다. 오래 전 일”이라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성열은 회한 가득한 얼굴로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게 되더라”는 말을 남긴다. 사람의 마음과 흡혈귀의 몸을 지닌 채 ‘수호귀’로 120년을 떠돈 남자의 비감이 서려 있었다. 양선은 “제 마음은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천진난만하게 웃어 보인다. 어느 것 하나 장담할 수 없는 결전을 앞둔 성열이 양선에게 받는 위로였다.

귀도 양선을 찾느라 혈안이 되어 있고, 성열이 청나라를 오가는 거상이라는 가짜 신분을 내세워 양선을 빼돌린 사실에 발끈한다. 김성열에 대한 복수심은 커져가고, 성열이 기방 화양각에 드나든다는 사실을 알고 수향의 방을 찾는다. 귀가 인간의 복장을 하고 인간 세계의 장소를 찾은 모습은 생소하면서도 묘한 귀기를 풍겼다. 수향은 까무라치게 놀라고 귀는 뚫어질 듯 보며 “나를 아느냐”고 묻는다. 수향은 잡아떼지만 귀는 “조금 전 네 눈빛. 분명히 날 알고 있었다”며 수향을 쏘아본다. 수향은 성열과 잘 모르는 사이인 듯 둘러댔고, 귀는 수향의 술잔을 받는다. 수향의 과거나 사연이 귀와 어떻게 얽혀있을지도 궁금했다.

현조와 세손은 그간의 역량을 규합해, 세손의 국혼날을 ‘귀의 사냥일’로 정한다. 정현세자의 비망록을 들고 관복을 꺼내 입고 현조를 알현한 김성열. 그러나 현조는 세 가지 비책 부분을 뜯어 촛불에 태우고 만다. 놀란 성열 앞에서 현조는 말한다. “너는 영생하기에 비책의 수수께끼가 풀릴 때까지 기다릴 수 있겠으나, 인간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다. 나는 내 대에서 끝내고 싶다”며 거사에 동참할 것인지를 비장하게 묻는다. 성열은 세 번째 비책인 ‘모계’가 부재하기에 실패를 예감하면서도, 왕의 비장한 결심 앞에서 명을 받잡겠다는 충성을 맹세하게 된다.

세손과 혜령의 국혼은 성대하게 치러지고, 귀는 그날 밤 축하연 자리에 찾아온다. 현조는 준비한 ‘사냥’을 시작하나, 곧 귀의 반격 앞에 모든 장수들은 풀잎처럼 쓰러지고 백인호마저 힘을 못 쓰고 만다. 궁은 피바다로 변하고, 패색이 짙어지자 현조는 세손에게 “아무래도 너 혼자 두고 가야할 것 같다. 너는 꼭 살아라. 살아서 귀와 싸워라”면서 드디어 찾아낸 ‘모계’의 비책을 알려준다. 모계의 정체는 서진 곧 양선이었다. 아마도 ‘모계’ 핏줄 중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며, 귀가 양선을 흡혈하는 순간 바로 죽을 것이라는 게 현조의 추측이었다. 양선이 서진이며 곧 비책임이 밝혀지고 성열도 쓰러진 백인호에게 이 해답을 듣지만, 현조의 장수들은 모두 귀의 제물이 되어 쓰러진 뒤였다.

수다 포인트

-선비님과 세손 저하, 모두 양선을 아끼지만 둘 다 양선에 대해 ‘아비를 죽인 원수’라는 낙인을 안고 있군요. 낳아준 아비와 키워준 아비, 두 아버지를 죽게 한 두 남자가 결국은 양선의 진짜 혈통을 밝혀냈군요.
-귀가 인간의 복장을 하고 화양각의 수향을 찾아왔을 때, 귀기와 색기가 소름끼치게 하더군요.
-현조의 귀 사냥은 이대로 무모한 시도로 끝나는 건가요. 희생이 너무 크네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밤을 걷는 선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