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신재하, 눈빛이 좋다 (2)

신재하03

[텐아시아=윤준필 기자] KBS2 드라마 ‘너를 기억해’에선 아버지를 살인범으로 몰고 간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연쇄 살인범이었다. SBS ‘피노키오’에선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에 분노하는 고등학생이었다. 그리 많지 않은 분량 속에서도 그는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저 배우, 도대체 누굴까? 연기력 하나로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드러낸 신인, 신재하다.

드라마 안에서 한없이 차가운 눈빛을 쏘고, 깊은 분노를 쏟아내던 것과 달리 신재하는 풍부한 표정과 다정다감한 말투를 지닌 스물 셋 청년이었다. ‘여름을 싣다’는 ‘재하’라는 이름의 의미처럼 연기를 향한 열정이 여름날 태양만큼 뜨거운 배우이기도 했다.

7년 전, 신재하는 외고 진학을 꿈꾸던 중학생이었다. 하지만 아버지가 보여줬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는 그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이끌었다. 연기에 대한 호기심이 그의 마음에 내려앉았다. 그는 “뮤지컬을 보면서 ‘저 배우들처럼 살면 재밌겠다’는 꿈을 꿨지만 뜬구름 잡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고1까지 공부를 계속했다”고 했다. 하지만 그날 그 뮤지컬 배우들의 모습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결국 그는 예술고등학교로 편입을 결심했다.

뮤지컬에 마음을 빼앗긴 그는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뮤지컬을 배웠다. 하지만 그를 먼저 부른 곳은 무대가 아닌 스크린이었다. 우연히 찾아온 기회였다. 데뷔작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에서 동성애 연기를 선보였다. 감정 짙은 연기력을 요구하는 영화였다. 그는 “부족한 점이 너무 많았다”며 “지금 다시 찍는다면 그때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신재하02

지금은 영화, 드라마를 오가고 있지만 여전히 그는 무대를 꿈꾼다. “앞으로 어떤 영역에 도전하고 싶냐”는 질문에 그는 바로 “뮤지컬”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그는 “뮤지컬 배우로서 충분히 준비가 되었을 때 완벽한 모습으로 무대에 오르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웃을 때의 눈빛은 여느 20대 초반 청년과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연기에 대해 이야기할 때 신재하의 눈빛은 무서울 정도로 진지하게 변한다. 그는 개봉한 영화들의 시나리오를 구해 읽는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단련한다. ‘나라면 어떻게 연기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실제 영화를 보면서 다른 배우들이 어떻게 캐릭터를 분석하고 연기했는지를 관찰한다. 쉬는 시간도 허투루 보내려고 하지 않는 그는 욕심 많은 배우였다.

이 욕심 많은 배우는 언제 자신이 배우인 것을 느낄까. 그는 “촬영장에서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을 느낄 때가 있다”고 했다. “어떤 신을 끝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진심이 느껴졌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신재하는 촬영장에서 ‘눈이 좋다’는 칭찬을 자주 듣는다. 단순히 눈빛 연기가 좋아서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아닐 게다. 그의 눈빛은 자신이 배우라서 즐겁다고 속삭이는 듯하다.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