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name] 신재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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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y name is 신재하, 싣다 재(載), 여름 하(夏)를 쓴다. 본명이다.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주셨다. 많이들 본명이냐고 묻는다. 흔하지 않은 이름이라 그런 것 같다. 예명을 쓸 수도 있었지만 이름이 예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본명을 그대로 사용했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를 보고 연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중3 시절, 외고 입시 준비에 지친 나를 위해 아버지께서 뮤지컬을 보여주셨다. 그 때 본 뮤지컬이 ‘노트르담 드 파리’, 파리 오리지널 팀의 공연이었다. 그 날 이후 뮤지컬 배우를 막연하게 꿈꿨다. 뜬구름 잡는 것이라 생각하고 고1 때까지 계속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했다. 그런데 머릿속에서 ‘뮤지컬’이 떠나질 않았다. 결국 부모님께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씀드리고 한림예고에 편입했다.

뮤지컬 배우를 꿈꿨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에서도, 대학에서도 뮤지컬을 공부했다. 그러다 우연치 않게 다른 기회가 주어졌다. 소속사가 생겼고, 독립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로 데뷔했다. 데뷔작에서 동성애 연기를 했다. ‘이걸 어떻게 연기하지’보다 ‘어떻게 해야 관객들이 거부감을 느끼지 않을까’를 고민했다. 나중에 관객들이 어떤 평가를 내릴까 겁도 났다. 하지만 영화 촬영 자체는 굉장히 재미있었다. 가끔 데뷔작을 다시 보는데 부족한 점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 지금 다시 찍는다면 그때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KBS2 ‘너를 기억해’에서 억울하게 살인범으로 몰렸던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연쇄살인범 박대영 역을 맡았다. 역할을 이해하기 위해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많이 찾아보려고 노력했다. 영화나 드라마는 물론이고, 신문 속 사건사고, 다큐멘터리까지 찾아봤다. 역할 자체보다 그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의 관계를 많이 생각해봤다.

“눈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사연이 있어 보이는 눈이라고 하더라. 하하. SBS ‘피노키오’ 때 맡은 캐릭터가 워낙 임팩트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감독님들이 장점이 눈이라고 해주시니까 그런가보다 생각한다. 신인이어서 그럴까. 모니터 속 내 모습을 봐도, 뭘 잘했는지 모를 때가 많다. 아직은 단점만 보인다.

‘피노키오’는 시간이 흘러도 잊지 못할 작품이다. 드라마 촬영장도 처음이었고, 대선배들과 함께 촬영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울분을 토해내는 연기를 한 것도 처음이었다. 그래서 좀 힘들었다. 혼나기도 많이 혼났다. 나중에는 배우가 내 길이 맞는 건지 혼란스러웠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 위경련이 생길 정도였다.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린 기재명을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좋게 봐주신 분들도 많았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 ‘피노키오’를 통해 단단해졌다는 느낌이 든다. ‘피노키오’ 덕분에 지금 난 배우로서 숨 쉬고 있고, 내가 좋아하는 연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쉴 때는 시나리오를 읽는다. 개봉한 영화 시나리오를 구해서 특정 캐릭터 중심으로 읽는다. 최근에는 ‘차이나타운’을 봤다. 배우 박보검이 맡은 ‘석현’ 역을 중심으로 나라면 어떻게 연기할지 고민했다. 그런 다음에는 실제 영화를 보면서 박보검이 석현을 어떻게 분석하고 연기를 했는지를 확인했다. 정말 많은 공부가 된다.

유승호, 이현우, 박보검, 엑소의 디오(도경수)와 동갑이다. 내 또래의 배우들은 어떻게 연기를 하는지 많이 참고한다. 최근에는 ‘너를 기억해’의 디오 연기를 보면서 감정이 정말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 그의 연기를 보면서 표현력이 타고난 배우가 아닐까 놀랐던 적이 있었다.

밝은 역할도 해보고 싶다. 드라마에서 계속 어두운 역할만 했다. 이제는 철없는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 가령, 철부지 막내아들 같은. 영화 ‘완득이’ 속 완득이 같은 캐릭터도 탐난다. 아니면 ‘별에서 온 그대’의 도민준이나 뱀파이어 캐릭터처럼 현실에서 만날 수 없기에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역할도 맡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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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더 정신없이 일하고 싶다. 데뷔 후 약 2년 동안 영화 ‘이것이 우리의 끝이다’, ‘거인’, 한국-베트남 합작 드라마 ‘오늘도 청춘’, 드라마 ‘피노키오’, ‘너를 기억해’, 웹드라마 ‘소녀연애사’를 찍었다. 누군가는 내게 쉬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는 것 같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더 쉴 틈 없이 달리고 싶다. 이제는 내가 오롯이 한 캐릭터를 맡아 작품이 끝날 때까지 책임져보고 싶다는 욕심도 생긴다.

연기를 하면서 가끔씩 설명할 수 없는 쾌감이 들 때가 있다. 어떤 신을 끝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재미있다. 그럴 때마다 ‘배우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

조바심내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신인들이나 배우 지망생들은 오랫동안 작품을 못하면 배우의 길을 가는 것이 옳은 건지 고민에 빠지는 것 같다. 나도 ‘거인’이 끝난 후 ‘오늘도 청춘’에 캐스팅되기까지 약 6개월 정도를 쉬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 6개월 동안 엄청 불안해하고 조바심을 많이 냈다. 주변 사람들이 다 느낄 정도였다. 그래서 요즘에는 조바심내지 않으려고 조심한다. 조바심을 내기 시작하면 사람이 계속 불안해지고, 그 불안함 때문에 집중력이 떨어지니까. 배우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놓치면서 빈틈이 생긴다. 조바심은 배우한테 좋을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다.

촬영장에서 ‘바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드라마에서 맡았던 캐릭터 때문에 어둡고 차분한 사람으로 오해를 많이 받는다. 실제 내 모습은 허당이다. 실제 성격을 살려서 약간 어설픈 매력을 가지고 있는 귀여운 캐릭터를 맡아 보고 싶다. 시청자들에게 내가 꽤 인간적인 매력이 있는 배우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뮤지컬 무대에 오를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도전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대는 카메라 앞과 달라서 한 번 실수하면 끝이다. 긴장을 놓쳐선 안 된다. 게다가 뮤지컬 무대는 노래도 잘 불러야 한다. 나는 아직 연기나 노래, 모든 면에서 좀 더 배워야 한다. ‘드라마, 영화했었으니까 뮤지컬도 하는 것이겠지’란 말을 듣고 싶지 않다. 일단 연기 내공을 좀 더 쌓을 것이다. 나이를 먹으면서 좀 더 많은 경험도 하고, 충분한 준비가 됐다고 생각될 때, 그때 뮤지컬이란 장르에 도전할 것이다. 뮤지컬은 내가 처음 연기에 대한 꿈을 꾼 곳이기 때문이다.

롤모델은 조승우 선배님이다. ‘노트르담 드 파리’ 다음으로 봤던 뮤지컬이 조승우 선배님이 나온 ‘지킬 앤 하이드’였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잊히지 않는다. 조승우 선배님처럼 뮤지컬, 드라마, 영화에서 좋은 연기자가 되고 싶다. 조승우 선배님은 내가 꿈꾸고 있는 길을 나보다 먼저 가고 있는 분이다. 실제로 만나게 되면 여쭤보고 싶은 것이 많다.

매년마다 상반기와 하반기 목표를 세운다. 올해 상반기 목표는 가벼운 캐릭터를 연기해보는 것, 내가 안 해봤던 액션 연기, 사연이 있는 캐릭터에 도전하는 것이었다. 상반기 목표는 ‘너를 기억해’와 ‘소녀 연애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이룬 것 같다. 하반기의 목표는 올해가 가기 전에 길게 호흡을 할 수 있는 작품을 만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안녕하세요. 신재하입니다. 앞서 출연한 작품들로 저를 기억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항상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모습들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밝은 아이로 절 기억해주셨으면 좋겠고, 다음 작품이 늦어지더라도 잊지 말아주세요. (웃음)

윤준필 기자 yoon@
사진. 구혜정 기자 photon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