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아빠 딸>, 아쉬움을 남긴 아빠는 괴로워

<괜찮아 아빠 딸>, 아쉬움을 남긴 아빠는 괴로워 1회 SBS 월 밤 8시 50분
날라리 어학연수생 채령(문채원)은 방학을 맞아 돌아오자마자 아버지 기환(박인환)에게 새 가방과 휴대폰을 사 달라며 떼를 쓴다. 기환의 부인 숙희(김혜옥)는 내세울 것 없는 남편을 무시하며 맏딸 애령(이희진)을 부잣집에 시집보내려 애쓰고, 외아들 호령(강원)의 여자친구 부모는 기환으로부터 재정적 도움을 받으려 혈안이 되어 있다. 심지어 기환은 부하 직원의 동생이 벌인 디자인 유출 협박 사건마저 수습해 줘야 한다. 이렇듯 의 첫 회는 한없이 자상하고 헌신적인 ‘아빠’ 기환이 주변 인물들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버팀목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이는 기환이 어떤 사건을 계기로 가장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되었을 때 그들이 어떻게 변화하느냐를 보여주기 위한 밑밥이며 최루성 가족 드라마의 공식이기도 하다. 그러나 익숙한 이야기 구조가 언제나 공감과 이해를 부르는 것은 아니다. 채령은 문채원의 전작이기도 한 SBS 의 세상 물정 모르고 해맑은 고은성(한효주)과 오만한 부잣집 아들 선우환(이승기)의 캐릭터 및 상황을 반씩 섞은 것처럼 보였고, 기환의 짐을 한층 더 무겁게 만들기 위함인지 주변 인물 대부분은 과도하게 속물적이거나 뻔뻔하게 그려졌다. 채령에 대한 종석(전태수)의 기이한 집착, 종석의 사주를 받은 덕기(신민수)가 채령을 납치하다시피 하는 상황 역시 기환을 사건에 끌어들이기 위해 어색함을 무릅쓰고 전개됐다. 앞선 9시대 드라마 의 참신함이나 의 성실함에 비하면 아쉬운 시작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결정적 사건은 물론 ‘아빠 딸’ 채령과 함께 성장해 나갈 청춘군상 대부분이 등장하지 않은 1회였던 만큼 벌써 기대를 거두는 것은 조금 이를 수도 있겠다.

글. 최지은 f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