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이야기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가수 거미가 잊지 못할 추억을 관객들과 나누었다.

거미는 1일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에 위치한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2015 거미 소극장 콘서트-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개최했다. 이날 거미는 자신의 히트곡은 물론, 최근 발매된 리메이크 앨범의 수록곡과 경연 프로그램에서 선보였던 노래들로 무대를 채웠다. 그는 700여 석의 공연장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약 180분간 잊지 못할 시간을 선물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았다.

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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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돌아보는 시간

거미는 이날 공연에서 자신의 수많은 히트곡을 부르며 데뷔 후 12년간의 추억을 되짚었다. 그는 ‘미안해요’ ‘남자라서’를 어쿠스틱 버전으로 편곡해 부르며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는 한편 ‘친구라도 될 걸 그랬어’ ‘기억상실’ ‘어른 아이’ 등 불후의 명곡들을 열창하며 알앤비 여왕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거미는 녹슬지 않는 가창력을 자랑함과 동시에 의자, 스탠딩 마이크 등을 이용한 안무를 선보이며 새로운 매력을 뽐내기도 했다.

거미는 브릿지 영상을 통해 각 노래에 얽힌 추억담을 전하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이어갔다. 데뷔 초 거미의 풋풋한 모습이나 음악방송에서 첫 1위를 차지하던 모습은 그의 오랜 팬들에게 남다른 감회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영상에는 과거 김흥국이 라디오 진행 도중 “친구가 부릅니다, 거미라도 될 걸 그랬어”라고 말실수를 했던 음성이 담겨 객석에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또한 거미는 자신의 리메이크 앨범에 수록된 90년대 발라드 곡들을 부르며 2~30대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전했다. 그는 “당시의 노래들을 들으면, 그 때 내가 가졌던 감정이 가슴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것 같다”면서 “그게 음악의 힘이지 않을까”고 전했다. 이어 거미는 “오늘 부를 노래는 여러분 대부분이 다 아는 노래일 것”이라며 박효신의 ‘해줄 수 없는 일’,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 등을 부르며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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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선사하는 시간

거미는 이날 다양한 이벤트를 마련하며 관객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그는 게스트 영지와 함께 관객들의 질문에 답을 하며 입담을 뽐냈다. 앞서 배우 조정석과의 열애를 인정한 바 있는 거미는 “누가 먼저 대쉬했냐”는 질문에 “누가 먼저랄 것도 없었다. 서로 대쉬를 할 겨를도 없었는데 어느새 가까워져 있더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에 영지는 “추파는 내가 던졌는데”라고 아쉬움을 드러내 모두를 폭소케 했다.

팬들의 신청곡을 불러주는 이벤트도 준비됐다. 한 여성 관객은 “6년 전 가슴 아픈 이별을 한 뒤, 매일 이 노래를 들으며 울었다”면서 ‘손 틈새로’를 신청했고 거미는 “더 슬프게 불러야 겠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완벽한 라이브를 선보이며 위로를 전했다. 뿐만 아니라 거미는 자신의 오랜 팬에게 “네가 준 편지 읽었다. 퍼즐로 된 편지라 맞추기가 힘들더라”고 말을 건네는 등 팬들을 살뜰히 챙겼다.

거미의 파격적인 변신도 관객들에게는 색다른 추억 선물이 되었다. 거미는 박진영의 ‘날 떠나지마’, 클론의 ‘쿵따리 샤바라’ 등을 선보이며 폭발적인 고음은 물론, 숨겨둔 댄스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내가 춤을 잘 추지는 못하지만 여러분을 신나게 만들 수는 있다”면서 분위기를 달구었다. 이에 관객들은 기립과 환호로 호응하며 아이돌 공연장을 방불케 하는 열기를 고조시켰다.

게스트로 참여한 김준수와 영지

게스트로 등장한 김준수와 영지

#추억을 나누는 시간

이날 공연에는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거미와 추억을 나누었다. 먼저 거미의 10년 지기 친구인 영지는 화려한 언변을 뽐내며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거미에게 “지루하다. 재미없다”고 연신 타박하면서도 이어 환상적인 듀엣 무대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귀호강’에 일조했다. 같은 소속사의 김준수 역시 이날 공연장을 깜짝 방문해 많은 여성 팬들의 환호를 샀다. 그는 “게스트로 서는 것이 거의 10년 만”이라며 거미와의 우정을 과시했고 이어 ‘사랑은 눈꽃처럼’과 뮤지컬 드라큘라의 넘버 ‘러빙 유 킵스 미 얼라이브(Loving you keeps me alive)’를 열창했다.

거미는 자신의 데뷔곡 ‘그대 돌아오면’을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선곡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노래를 부르기 전 거미는 “데뷔 후 정신적으로 힘든 때가 있었다. 작년에는 ‘내가 잘 가고 있는 것인가, 잘할 수 있는 다른 일이 있다면 그걸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그는 “정말 잘못된 생각이었다”면서 “이렇게 자리를 꽉 채워주셔서 감사하다. 더 좋은 노래로 보답하겠다”고 마음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거미는 과감히 무대 아래로 내려가 팬들과 더 가까운 곳에서 호흡했다. 그는 관객들에게 마이크를 넘겨주며 함께 ‘그대 돌아오면’을 완성해 보다 의미 있는 무대를 꾸몄다.

거미는 이어 2일에도 콘서트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거미는 다채로운 무대와 진솔한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과 교감을 이어가며 모두에게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는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씨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