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스페셜> ⑫│서신애 “천재소녀라는 기대와 부담, 나와 비슷하다”

KBS ‘소년, 소녀를 만나다’는 지완의 목소리로 시작해서 지완의 목소리로 끝난다. 너무 일찍 철이 들어버린 냉소적인 천재소녀 지완은 철없는 어른아이 현추와 함께 당당하게 극을 지탱하는 중심축이다. 그러나 지완을 연기하는 배우가 서신애라면 이 찬사는 오히려 결례가 될지도 모른다. MBC , KBS (이하 )에 이어 생애 첫 단막극을 필모그래피에 추가한 이 성실한 데뷔 7년 차 여배우는 아역이라는 수식어로 정의 내리기엔 너무도 방대한 연기폭을 자랑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에는 어쩔 줄 몰라 하다가도, 배역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면 눈을 반짝이며 나름의 해석을 차분하게 들려주는 그는 “지완이는 나와 닮은 부분이 있다”고 말한다. 지난 28일 수원 KBS 드라마제작센터에서 만난 서신애에게 극중 인물 지완, 그리고 그녀 자신의 삶에 관해 물었다.

무슨 인연인지 를 함께 한 윤희석, 김정란과 또 만났다. 두 번째로 호흡을 맞춰보니 어떤가.
서신애: 같이 작품을 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가족끼리 또 다시 모이는 거 아닌가 싶어서. (웃음) 이번 작품에 노민이라는 남자 아이 배역이 있다. 에서 충이로 나왔던 친구(우민규)도 그 역할로 오디션을 봤다고 하더라. 만약 그 친구도 함께 했으면 신문에 나지 않았을까? (웃음) 내가 김정난 ‘엄마’를 너무 좋아한다. 연기도 잘 하시고 좋은 분이라 언젠가 또 다른 작품에서 함께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같이 하게 되어 나로서는 영광이다.

“신애, 초옥, 지완 중 지완이 나와 가장 많이 닮았다”
KBS <드라마 스페셜> ⑫│서신애 “천재소녀라는 기대와 부담, 나와 비슷하다”
단막극은 이번 작품이 처음인데, 다른 작품들과 다른 점이 있나.
서신애: 일단 이번 작품이 감독님에겐 입봉작이기 때문에 감독님도 좀 더 섬세하게 촬영하시는 부분이 있다. 또 단막극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 그대로 딱 한 편이지 않나. 어떻게 보면 서로 더 많이 친해질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는데, 같이 있는 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마음처럼 친해지지 못 하는 거 같아 안타깝다.

올해 맡은 배역들이 다 개성이 강한 역이다. 특히 지완은 괴테와 마키아벨리를 인용하고 어려운 물리공식을 푸는 ‘천재소녀’고. 표현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
서신애: 나이는 초등학교 5학년인 아이가 고등학교 1학년, 그것도 과학고등학교에 다니는 거로 나오니까, 수학이나 과학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는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각종 용어나 공식 같은 걸 외워야 하는 게 많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 “내 역할이다” 라는 생각이 들던가.
서신애: 작품 들어가기 전에 감독님과 캐릭터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생각해 봤는데, 지완이란 캐릭터와 내가 좀 맞는 거 같더라.

구체적으로 어떤 면에서 본인과 닮았나.
서신애: 내가 말하긴 좀 창피하다. (쑥스러운 웃음) 감독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 내가 연기를 잘 하니까 시청자들은 내가 이런 연기도, 저런 연기도 다 잘 해낼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지 않나. 그런 기대를 받는다는 게 배우로서는 좋은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힘들고 버거운 일이기도 하니까. 지완이라는 아이도 공부를 잘 하기를 바라는 주위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이 되어 스트레스를 받는 인물이다. 그런 점이 좀 비슷하다.

올해 연기한 의 신애와 의 초옥, 이번 작품의 지완 중에서 스스로를 가장 닮은 캐릭터는 누굴까.
서신애: 아무래도 지완이 나와 가장 많이 닮은 것 같다. 의 신애는 많이 당하는 캐릭터지 않나. 시골에서만 살다가 서울로 온 아이여서, 서울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겪는 해프닝도 많았고. 그런 점은 나와는 다른 부분이었다. 그리고 의 초옥은 다소 악질인 캐릭터였지 않나. 악역을 처음 해보는 거라 좀 어설픈 부분도 있었을 거다.

“2년째 비스트를 향한 마음이 변치 않았다”
KBS <드라마 스페셜> ⑫│서신애 “천재소녀라는 기대와 부담, 나와 비슷하다” 배우가 아닌 평범한 열세 살 소녀로서의 서신애의 일상은 어떨지 궁금하다.
서신애: 아무래도 일을 하지 않을 때는 학생이니까, 촬영을 하면서 학교 공부를 많이 빠지게 되는데 일이 없을 때는 공부에 집중하려고 한다. 그래야 할 거 같고. 뭐, 그런 거다. 친구들이랑 뛰어 놀 때도 있지만. (웃음)

그렇다면 그 나이 또래 친구들처럼 아이돌 가수도 좋아할텐데 가장 좋아하는 아이돌이 있다면.
서신애: 나는 2년째 아직도 변치 않는 마음이 (건너편에서 누군가 “비스트?”라고 선수를 치자) 맞습니다. (웃음)

그러고 보니 MBC 추석 특집 에서도 유일하게 두 명의 집사를 거느렸다. 윤두준과 마르코.
서신애: (웃음) 깜짝 놀랐다! 원래는 한 명 밖에 고를 수 없다고 했는데. 하하.

최근 한 토크쇼에서는 이기광에서 윤두준으로 취향이 옮겨 갔다고 말했는데.
서신애: (완강하게) 아니다. 그건 그냥 장난삼아 말한 거다. 기광 오빠도 좋아하고, 두준 오빠도 좋아한다. 다만 두준 오빠를 조금 더 좋아할 뿐이다. (웃음)

극의 말미에 지완은 내레이션을 통해 불가능한 목표에 계속 얽매이는 게 아니라, 자기만족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지금의 신애 양은 그 결말에 동의하나.
서신애: (고민하다가) 동의한다. 지완처럼 계속 공부에만 너무 시달리는 것이 행복은 아닌 거 같다. 각자 자신에게 맞는 적성을 찾는 게, 그리고 친구들과 함께 노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웃음)

글. 이승한 fourteen@
사진. 이진혁 eleven@
편집. 장경진 three@